나는 매일 밥을 먹습니다 - 강릉에서 제주까지 정성으로 차린 밥상 지식이 잘잘잘
허정윤 지음, 이승원 그림 / 한솔수북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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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제목이 '강릉에서 제주까지 정성으로 차린 밥상'이다. 한솔 수북의 '지식이 잘잘잘' 그림책 시리즈 중 한 권인데 얼마나 많은 손품, 발품이 들었는지 책을 다 읽고 나면 든든한 한 끼를 먹은 것처럼 마음이 든든하고 뜨듯해진다.

우리 땅에서 태어나고 자라서 살고 있음에도 우리 땅의 먹거리와 우리 땅에서 쓰이는 언어에 친숙해지기가 힘든 시대에 살고 있으니 나이와 무관하게 한국인이라면 누구든 이 얇지만 알찬 그림책을 알아주었으면 하고 바라게 된다. 특히 대한민국의 작은 시민들에게 더없이 필요한 책이다.

각 페이지마다 전국 곳곳에서 새벽부터 늦은 밤까지 먹거리를 성실하게 일구고 다듬는 손길들이 그림으로도 생생하게 펼쳐지고 각 지역의 언어로도 생생하게 들린다. 바닷가의 짠내, 땅에서 올라오는 매운 마늘냄새, 고소한 삶은 콩냄새, 막 지은 밥에서 올라오는 따끈한 향기도 그림에서 솔솔 올라오는 것만 같다. 가능하다면 QR코드 같은 것이 있어서 각 지방의 언어를 더 생생히 들을 수 있다면 말맛을 모르는 분들에게는 더욱 좋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책에 첨부된 남한과 북한의 지도는 스티커를 붙이고 떼기에 좋은 코팅지라서 배려가 돋보이고 남한 뿐 아니라 북한의 지명과 먹거리까지 어린 독자와 함께 찾아보고 스티커로 붙일 수 있게 해주어서 유익하다.

책 안에 가득한 온갖 먹거리들을 다듬고 요리하는 분의 손길도 얼마나 멋지던지. 반찬 투정이나 식사를 거부하는 어린 시민과 이 책을 함께 읽는다면 "나도 먹을래. 나도 이렇게 깨끗하게 다 먹을테야."라는 말이 절로 나오지 않을까?

깨끗하게 비워진 그릇과 접시들이 이 땅에서 수고하시는 모든 분들의 사랑과 정성에 답하는 가장 적당한 인사일 것이다. 이렇게 먹으며 자라난 사람은 한 끼가 얼마나 소중하고 멸치 한 마리도 얼마나 소중한지를 알기에 어느 하나 허투로 대하지 않을 것만 같다. 얇지만 알찬 책을 듣고 보고 맡을 수 있어서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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