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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구 아저씨
김은주 지음 / 팩토리나인 / 2022년 7월
평점 :
내면의 용기와 가슴 열정을 다시 불러일으키는 소설을 만나봤습니다.

한국소설, 김은주 장편소설 구구 아저씨 입니다.
세계 신기록을 눈앞에 두고 부상을 당한 열일곱 살 주다연. 부러진 발목은 곧 붙지만 마음에 남은 상처는 낫지 않고 계속 깊어져만 가는데요.
매일 새벽 한강공원에서 연습을 하다 만나게 된 구구아저씨. 구구아저씨의 정체는 바로 88서울 올림픽 성화대 비둘기 쇼를 위해 홍콩에서 건너온 비둘기의 후예로 한국어에 능통한 잠실 토박이 비둘기입니다. 이런 설정에서 저도 모르게 웃음이 나오더라고요.

그런 구구아저씨한테 자신도 모르게 부상, 부모님의 이혼, 적응하지 못한 학업 등의 이야기를 털어놓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다연은 가장 소중한 것이 담겨있는 휴대폰을 잃어버리게 됩니다. 구구아저씨 덕분에 휴대폰 행방을 알게 되었는데 그곳은 분실 휴대폰 성지인 홍콩의 한 부품공장을 향해 바다를 건너고 있는 중이었죠.
첩혈쌍웅에 출연한 출현한 조상님의 감동 스토리에 집착하던 구구는 쳡혈쌍웅이 3편이 제작된다는 기사를 접하고 홍콩에 가라는 계시라고 여기게 됩니다.
달리기는 멈춘 육상 소녀, 첩혈쌍웅 3편에 출연하고 싶은 비둘기, 과연 괜찮을까요?
핫바나 인절미 등의 간식을 요구하는 비둘기 구구는 키다리 아저씨나 모모 속 베포처럼 돈이 많거나 듬직한 존재는 아니지만 다연의 말을 잘 들어주는 존재입니다. 자신의 고민을 들어 줄 누군가 필요했던 다연이는 그렇게 구구 아저씨에게 마음에 위로를 얻게 됩니다.

구구아저씨가 다연이에게 해주는 말들은 정말 현실성 있는 조언들이라 웃음이 나더라고요.
인간들은 어떻게든 싫은 이유를 만들어내는 존속들, 특별한 삶을 사는 인간도 특별히 더 행복할 거라고 아무도 장담할 수 없어 그러니 네가 하고 싶은 걸 해, 천천히 생각한 다음 결정해도 돼, 어떤 문제는 일단 입 밖에 내고 나면 별게 아닌 법이거든
우리가 살아가면서 답답하고 힘든 일이 많아 우울감에 빠지게 되는데 구구아저씨의 말들은 정말 큰 응원의 메시지가 될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