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플을 생각한다
모리카와 아키라 지음, 김윤수 옮김 / 다산북스 / 201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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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인 메신저의 탄생과 단기간에 이룬 거대한 성장의 중심에는 前라인 주식회사 CEO인 모리카와 아키라가 있다. 니혼텔레비전, 소니, 한게임 주식회사 등을 거치면서 현재의 모리카와 아키라를 있게 해준 실패와 성공, 경영 이야기를 그의 저서 『심플을 생각한다』를 통해 들려준다. 부드러운 미소로 지켜보는 그의 사진이 담긴 띠지를 떼면 세상에서 가장 심플한 책을 만날 수 있다. 표지도 구성도 책의 제목에 맞게 심플하다. 마치 책의 내용도 심플할 것 같다고 생각하면 그건 거대한 오산이다. '심플'을 무기로 한 경영방식과 제품이라면 스티브 잡스와 애플이 먼저 떠오르기에 모리카와 아리카가 들려주는 이야기가 어느 정도 짐작이 갈 것 같지만 그의 온화한 미소와 다르게 이전에 본 적 없는 그만의 독특한 경영무기가 펼쳐지며 독자를 사로잡는다. 

 

비즈니스는 '싸움'이 아니다.

'돈'과 '명예'를 추구하지 않는다.

'전문가'가 되지 않는다.

'성공'은 버린다.

'동기부여'를 향상시키지 않는다.

'비전'은 필요없다.

'계획'은 필요없다.

'규칙'은 필요없다.

'차별화'는 노리지 않는다.

'혁신'은 지향하지 않는다.

 

그가 들려주는 40가지 경영 무기를 살펴보면 이 책은 차라리 자유로운 영혼을 가지고 자신만의 예술을 펼쳐가는 예술가가 들려주는 성공의 비법서에 더 어울리는 것 같기도 하다. 거대한 대기업에서 수많은 부서와 직원을 거느리는 사람이 이런 말을 하니 새롭긴 하지만 미안하게도 어쩌면 이것도 지금까지 경영서, 자기개발서에서 수없이 봐왔던 희망고문이나 사탕발림이 아닐까 하는 의심이 들기도 한다. 하지만 단기간에 전 세계를 무대로 주목받은 라인의 성공에 숨은 경영철학에 대한 궁금증이 더 크기도 했고 사탕발림도 마냥 반갑게 느껴질 정도로 현재의 나는 열정에 관해서 당이 심각하게 부족하기도 했다.

 

다소 엉뚱해 보이기까지 하는 그의 40가지 경영 무기 속엔 그의 신조이자 이 책의 제목이기도 한 "심플하게 생각하라" 정신이 고스란히 녹아있다. 하고 싶은 일을 하기 위해 누구나 알아주고 부러워하는 대기업도 박차고 나와 연봉도 반감되고 다시 처음부터 시작해야 하는 상황에 놓여 있지만 모리카와 아리카는 자신을 내몰아 능력을 발휘하고 그것을 뛰어넘으며 성장했다. 그렇게 자신의 가치를 높일 수 있었던 그의 경영 무기는 바로 "'돈'과 '명예'를 추구하지 않는다"이다. 

심플하지만 그 속엔 프로페셔널하기 위해서, 행복을 위해서 뼈를 깎는 노력이 있고 자신의 동료인 이른바 '굉장한 사람들'에 대한 애정과 존경이 담겨 있고 변화의 시대에서 살아남는 '경영 철칙'이 있고 라인 주식회사 특유의 기업문화가 녹아있다. 하고 싶은 일을 하기 위해서, 고객만을 생각해서 그가 제시하고 변화시키는 일들은 모두 심플하다. 

 

면접 자리에서 '회사 방침'을 자못 '자신의 꿈'인양 말하는 젊은이들을 보며 안타까워하는 모습을 보면서 일본의 상황이 우리의 상황과 다르지 않아 더 집중하며 책을 읽게 된다. 모리카와 아키라는 리더십에 대해 말하면서 팀을 움직이는 원동력은 '높은 사람'의 지시에 따르는 것이 아니라 멤버들이 자발적으로 '꿈'에 공감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엉뚱하고 독특해 보였던 그의 경영 무기들을 차근차근 읽다 보면 고개를 끄덕이며 공감하게 되기도 하고 알게 모르게 내 안에 고착 되어 있던 우리나라 특유의 조직문화에 대해 각성하고 반성하는 계기가 되면서 어느새 『심플을 생각한다』의 독서는 모리카와 아키라와 내가 함께 '꿈'에 공감하는 경험으로 이어졌다. 자신의 경영 비밀을 담은 책으로 독자와 '꿈'에 공감하다니 역시 훌륭한 리더는 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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