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 페이버릿 앨리스 - 전 세계 61가지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초판본을 찾아서
앨리스설탕 지음 / 난다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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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65년 첫 출간 이후 지금까지 150여 년간 전 세계 독자들의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는 루이스 캐럴의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는 어느 나라 서점에 가서도 만날 수 있는 유명한 작품임은 물론이고 원작을 바탕으로 한 디즈니 영화화, 팀 버튼 감독의 영화화를 통해서도 친숙한 이야기다. 배용태 시인과 성미정 시인이 앨리스설탕이라는 공동 필명으로 작업한 『마이 페이버릿 앨리스』는 지금까지 다양한 언어는 물론이고 다양한 작가들의 일러스트로 출간된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중 61가지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초판본을 아카이브 한 책이다. 1865년부터 2018년까지, 61명 작가의 앨리스를 만나는 재미가 그야말로 쏠쏠한 작품집이다.



 

토베 얀손, 살바도르 달리, 앤서니 브라운, 쿠사마 야요이 등 아는 이름을 만날 때마다 반가움이 밀려오지만 나머지는 모르는 작가들이라 미지의 세계처럼 느껴지기도 하는데 61가지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를 만나는 일은 마치 토끼굴에 61번이나 빠지며 다음은 어떤 작품세계를 만날 수 있을지 상상하고 기대하는 여정 같았다. 자신의 딸을 모델로 한 검은 머리카락의 앨리스를 만나는가 하면(피터 뉴웰), 단발머리의 앨리스도 만났고(찰스 로빈슨, 존 닐), 스페인 전통 의상을 입은 앨리스도 만났고(호아킨 산타나 보니아), 양 갈래 땋은 머리의 앨리스도 만났다(앤서니 라도). 로코코풍 드레스를 입은 앨리스들을 비교하는 재미도 있고(필립 고프, 페테르 추클레프), 극단 배우들의 연기를 포착한 사진집(리처드 애버던), 흑인 모델들로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의 캐릭터들을 재해석하여 제작한 달력(팀 워커)까지, 150여 년의 시간을 관통하며 61명의 작가가 탄생시킨 앨리스를 만나는 과정은 엄청났고 굉장했다. 무엇보다 기존에 알고 있었던 작가들이 자신의 작품세계를 버리지 않고 앨리스를 탄생시킨 결과물들이 흥미로웠는데 토베 얀손의 앨리스 일러스트들은 무민 시리즈에 섞여 있어도 이질감이 느껴지지 않을 정도였다. 우리나라의 천경자 작가님께 작업의 기회가 있었더라면 천경자 작가님은 어떤 앨리스를 탄생시켰을까 상상해보기도 했다.



 

『마이 페이버릿 앨리스』를 읽고서야 내 책장엔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가 없다는 사실을 크게 의식할 수 있었다. 그리고 나만의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를 구매해야겠다는 결심을 세웠는데 절대 서두르지는 않을 계획이다. 『마이 페이버릿 앨리스』에서 소개된 작품들 중 개인적으로 가장 관심이 갔던 작품은 보이테흐 쿠바슈타의 대형 팝업북이었다. 개인적인 관심사와 직업 특성상 해외여행을 가면 그 나라의 서점, 도서관을 그냥 지나치지 못하는 병(?)이 있는데 앞으로 외국의 서점이나 도서관에 들르면 일을 삼고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를 찾아 볼 계획도 가져본다. 뒤늦게 2019년 롯데갤러리에서 열렸던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전시회 후기를 찾아보고 앨리스설탕 SNS를 수시로 들락거리면서 『마이 페이버릿 앨리스』의 여운을 진하게 음미하고 있다. 모쪼록 『마이 페이버릿 앨리스』가 잘 돼서 다양한 형태와 주제들로 더 많은 이야기들이 폭발적으로 출간되기를 바라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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