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를 움직이는 사람들 문지아이들
브라이언 플로카 지음, 김명남 옮김 / 문학과지성사 / 2021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브라이언 플로카의 『도시를 움직이는 사람들』에 흥미가 갔던 건 김명남 번역가 덕분이었다. 김명남 번역가는 자신의 SNS에 과학책을 번역한다는 소개 글을 썼지만 평생 과학책 한 권 안 읽는 오로지 문학덕후인 내 독서 목록엔 김명남 번역가가 번역한 작품들이 종종 있다. 따라읽는 번역가는 없지만 관심이 가는 작품에 김명남 번역가 이름이 있으면 신뢰가 커지고 반가움도 남다른 덕분에 『도시를 움직이는 사람들』의 기대와 신뢰도 덩달아 커졌다. 



 

식품, 생필품 사재기가 시작되고 마스크 대란이 일어났던 코로나 초기 상황은 전쟁 경험에 견줄만한 일이었다. 기업들은 재택근무를 실시하고 학교는 비대면 수업을 진행했다. 일상을 멈추고 사회적 거리두기가 시작되면서 일상이 완전히 바뀌는 모습이 빠르게 진행됐다. 브라이언 플로카의 시선은 텅 빈 도시에서 그럼에도 묵묵히 자신의 일을 해나가는 사람들에게 향한다. 식료품을 배달하고, 대중교통을 운행하는 사람들, 응급구조사와 의료진 등 현대 사회의 필수인력들이 묵묵하게 자신의 업무를 해나가는 모습을 보여준다. 팬데믹을 직접적으로 언급하진 않지만 작가가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와 마음이 따뜻한 온기를 가지고 전달된다.

 



진심을 담아 꾹꾹 눌러 쓴 것 같은 글과 평소 스쳐가는 풍경들을 세심하게 담아낸 수채화가 시선을 오래도록 붙잡는다. 도시를 움직이는 사람들에 대한, 평범한 일상에 대한 감사함을 40여 페이지의 그림책에 따뜻하게 담아냈다. 이토록 감사할 대상들이, 감사할 일들이 많은데 갑작스러운 변화에 여유 없이 답답함과 짜증만 늘었던 과거의 나를 반성하게 되고 도시에서 처음 보는 모습들을 찾아보게 되는 여유를 가져보게 도와주기도 한다. 

 

 브라이언 플로카의 『도시를 움직이는 사람들』은 짧은 이야기지만 마음을 이끄는 힘이 단단한 그림책이다. 따뜻함과 단단함이 조화를 이루며 독자의 마음을 두드린다. 오늘도 묵묵히 내 몫의 일을 하며 도시를 움직이는 사람들을 위하여, 흘리지 않는 일 인분의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브라이언 플로카가 보내는 소중한 편지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