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에서 나만 그래? - 언니들이 알려주는 조직생활 노하우 26 쏠쏠 시리즈 1
언니들의 슬기로운 조직생활 지음 / 콜라주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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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하지 않다'가 '좋은 사람은 아니다'와 동의어는 아니다. 잘 생각해보자. 새로운 누군가와 함께 일하게 되면 "그 사람, 일 잘해?"가 우리가 하는 첫번째 질문이다. "착해, 안 착해?"는 그다음이다.

 

일을 좋아하는 희귀종인 나는 심지어 좋아하는 일을 하는 복도 가졌다. 하지만 일을 좋아한다는 말이 일을 잘하고 사회생활을 잘 한다는 말과 동의어는 아니어서 여느 직장인들이 그러하듯 말하자니 쩨쩨하고 숨기자니 옹졸해지는 사소한 고민들부터 끝없는 무거운 고민들까지 일에 관한, 일과 관련된 인간관계에 관한 무수한 고민들을 안고 있다. 회사에서 나만 그럴까? 마음속으로 몇 번이고 던졌던 그 질문을 제목으로 한 책을 마주했을 때 누가 내 마음속에 들어갔다 왔나 싶어 놀랐다. 이 책은 딱 내 책이라고 한눈에 알아본 것도 반가운데 세상에 <언니들의 슬기로운 조직생활>이라니 말하지 않아도 내 마음 다 알아주는 언니들을 만났다는 반가움이 더해진다. 

 

<언슬조>의 최대 장점 중 하나는 사원부터 부장까지 각 직급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는 것이라고들 한다. 회사에서 만난 우리는 각자의 생각을 알지 못해서, 아니 알 수 있는 기회가 적어 서로를 쉽게 이해하기 힘든 것일지도 모른다. 회사의 신입사원들에게 대학원에서 만난 90년대생 동기들을 투영하면 너그럽게 받아들여지는 순간이 있다. 직급으로 만났기 때문에 우리는 쉽게 가까워지기 힘든 사이일 수도 있다. p.129-130

 

직장 경력 20년 차 부장부터 사원, 프리랜서 PD까지 다양한 직급의 총 직장 경력 82년인 여섯 명의 언니들로 구성된 팟캐스트 팀 <언니들의 슬기로운 조직생활>이 직장인들이라면 한 번쯤 고민하고 궁금해했을 법한 질문에 대해 나눈 이야기들이 담겨있는 『회사에서 나만 이래?』는 업무와 역량, 인간관계와 자기개발 등 회사생활과 관련된 다양한 주제들을 다루며 그야말로 피가 되고 살이 되는 이야기를 들려준다. 포인트를 제대로 짚어주면서 지극히 현실적인 이야기를 들려주는데 거침이 없다. 인생을 잘못 살았나, 왜 내 주위엔 이런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언니가 없을까 싶다가도 나는 누군가에게 이런 언니가 돼줄 수 있나 반문해보면 자신이 없어 슬퍼지다가도 팟캐스트로 매주 꾸준히 이런 이야기를 나누고 이토록 멋진 책을 내주는 언니들이 있다는 존재만으로 마음이 든든해진다. 내 마음을 알아주는 사람을 만난 것 같아 엄청난 위로가 되기도 하고 더 좋은 사람이 되고 싶다는 다짐과 함께 동기부여가 되기도 한다. 

 

일하는 나에게 높은 가치를 매기는 것에 죄책감을 가지지 말자. '이 정도의 금액을 받는데 기대한 결과를 못 내면 어떡하지'라는 생각은 버리자. 받은 만큼 하지 못할까 걱정하는 대신 더 많이 받고, 더 열심히 하면 된다. 밤낮없이 좋은 프로젝트를 위해 고민하고, 책상 앞에서 길에서 미팅에서 열심을 다하는 사람들이 적절한 대가를 받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p.199

 

『회사에서 나만 그래?』에서 언니들이 담백하게 들려주는 이야기들도 물론 좋았지만 책의 편집도 군더더기 없이 담백했다. '잘난년들이 활개 치는 세상을 위하여!'라는 띠지 문구까지 그야말로 완벽했다. 개인적으로 『회사에서 나만 그래?』가 콜라주 출판사에서 출간된 것도 무척이나 흥미로웠다. 김하나 작가의 『말하기를 말하기』에 이어 두 번째로 출간한 책이 『회사에서 나만 그래?』라니 두 권의 책만으로도 이 출판사가 무엇을 지향하는지 너무나 잘 알 것 같고 그게 너무 내 스타일이라 무척이나 반갑다. 김하나 작가는 『말하기를 말하기』를 통해 성과에 대한 칭찬을 받았을 때 "아니에요..."라고 하지 말고 "고맙습니다!"라고 하라고 가르쳐줬다. <언니들의 슬기로운 조직생활>은 『회사에서 나만 그래?』에서 '내 뒤에 올 사람들'을 위해 목소리를 내라고 용기를 줬다. 이쯤 되니 콜라주 출판사의 다음 책에 대한 기대가 높아질 수밖에 없는데 두 권의 책으로 이미 충실한 독자가 된 나에겐 이런 기대를 저버리지 않을 거란 굳건한 믿음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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