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 시툰 : 용기 있게, 가볍게 마음 시툰
김성라 지음, 박성우 시 선정 / 창비교육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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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툰과 시가 만나 시툰이라는 새로운 장르가 탄생했다. 시를 어려워하고 시에 대한 엄살이 유독 큰 편이지만 시와 웹툰의 만남이라고 하니 관심이 커질 수밖에 없다. 새로운 장르에 대한 반가움과 더불어 신선한 기획은 기대감을 높여주었는데 '마음 시툰'이라는 시리즈로 박성우 시인이 시를 선정하고 앵무, 김성라 작가가 시를 웹툰으로 재해석한 작품이 각각  『마음 시툰 : 너무 애쓰지 말고』와 『마음 시툰 : 용기 있게, 가볍게』로 동시에 출간됐다. '너무 애쓰지 말고'도 내 이야기인 것 같고 '용기 있게, 가볍게'도 내 이야기인 것 같다. 어떤 시들이, 어떤 뭉클한 웹툰이 평소와 달리 쉽게 다가와 줄지 기대가 되고 궁금해진다.

 



마음 시툰 시리즈 중 먼저 만나본 작품은 박성우 시인과 김성라 작가의 『마음 시툰 : 용기 있게, 가볍게』였다. 두 작가의 말을 시작으로 김성라 작가의 동글동글하고 귀여운 그림체와 이야기의 웹툰과 박성우 시인이 선정한 시가 이어지는데 평소 아무리 시를 어려워해도 이건 반할 수밖에 없는 조합이다. 말랑말랑한 동화를 보면서 마치 마음이 정화되는 것 같은 기분을 느끼게 되는데 이어지는 시를 음미하면서 잊고 지냈던 추억들이 떠오르며 예상 못 한 선물을 안겨주었다.

 



황동규 시인의 「즐거운 편지」를 오랜만에 다시 만나며 시를 처음 알게 해주었던 영화 <편지>가 생각난다. 백석 시인의 「흰 바람벽이 있어」 속에서 당나귀가 등장하자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가 떠오르며 백석 시인과 당나귀의 연관관계가 궁금해지기도 한다. 며칠 전 허수경 시인의 생일에 맞춰 유고 산문집이 출간됐다는 소식이 들려왔는데 「글로벌 블루스 2009」를 보자 또다시 마음이 찡해지기도 한다. 그런가 하면 김성라 작가의 그림과 에피소드가 안겨주는 아기자기함과 소소한 행복들은 예전 신드롬을 일으켰던 심승현 작가의 『파페포포 메모리즈』가 떠오르면서 지금은 존재하지 않는 과거의 풋풋했던 나를 추억하게 해주었다. 

 



나에게 있어서 시는 마치 열리지 않는 문과도 같았는데 『마음 시툰 : 용기 있게, 가볍게』를 통해 문이 조금은 열리고 틈을 본 것 같은 느낌을 전해주었다. 김성라 작가의 웹툰을 다시 찾아보게 되는가 하면 박성우 시인이 선택한 시에 오랫동안 눈길이 머물기도 한다. 시를 선택한 시인의 코멘트가 더해져도 좋을 것 같고 박성우 시인과 앵무 작가의 『마음 시툰 : 너무 애쓰지 말고』에 대한 기대감도 커진다. 시리즈가 앞으로 계속되었으면 좋겠다는 바람도 가져보게 된다.

 

덕분에 오랫동안 잊고 있었던 과거를 무수히 회상했고 떠오르는 사람들도 많았다. 모두가 평안했으면 좋겠다. 

나는 책을 읽는 내내 말랑말랑했고 당분간은 센치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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