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는 몸 - 몸을 알아야 몸을 살린다
이동환 지음 / 쌤앤파커스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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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장점에 대해 말해야 하는 순간이 있을 때면 나는 무조건 건강만 강조하며 말했었다. 실제로 지난 과거의 나는 자신에 대해 자랑할 거라곤 건강함밖에 없었다. 아픈 게 소원이라는 농담에 진심이 섞일 정도로 지나치게 건강했었고 지금도 건강하지만 여전히 건강함이 장점이고 자랑이냐고 묻는다면 솔직히 과거만큼 자신은 없는 상태다. 나이를 먹으며 예전만큼 강하지 못한 체력에 쉽게 피로를 느끼던 몸은 잔병치레가 잦은 건강 상태로 퇴화해 체력도 건강도 예전 같지 않고 더 이상 자랑거리로 내세우지도 못하는 상황이 되어버렸다. 건강과 건강관리 문제에 심각성을 느끼게 된 데에는 주변의 변화도 한몫하고 있는데 과거엔 친구나 또래 사람들에게 두 번 절을 해야 할 경우가 생겼던 것은 갑작스러운 사고로 인해서였지만 갈수록 지병이나 건강 문제의 비율이 높아지고 있어 자연스럽게 건강 염려증도 생겨나고 있는 실정이다.

 

 아무튼 현대의학에서는 부신피로증이라는 질환명은 없다고 말합니다. 부신피로증이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부신호르몬 분비능력검사를 해보면 그 결과가 정상으로 나오기 때문입니다. 의학적으로 보았을 때, '정상'이므로 환자라고 보기 어렵다는 것입니다. 물론 틀린 말은 아니죠. 그러나 기능의학 의사들은 임상에서 분명 이러한 환자들이 존재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환자들을 치료해오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이 부분에 대해서는 논란의 여지가 있을 수 있습니다. 어느 쪽이 맞고 틀렸다라기보다는 관점의 차이일 뿐입니다.

 부신피로증일 때 나타나는 증상들은 대게 이렇습니다. 아침에 일어나는 것이 매우 힘듭니다. 물론 아침에 일어나는 것은 누구라도 힘들고, 특히 아침잠이 많은 사람이라면 더 쉽지 않습니다. 그러나 단순히 아침잠이 많은 사람이라도 일단 일어나서 움직이면 약 30분에서 1시산 사이에 정신이 들고 몸이 깨어나는 것을 느낍니다. 그러나 부신피로증일 경우에는 계속 잠에서 깬 것 같지 않고 몸이 무겁습니다. 아침에 눈을 뜨고 30분이 지나면 부신이 정상적으로 코르티솔을 분비해야 하는데, 그 기능이 약해졌기 때문입니다. 

 또 부신피로증이 있으면 늘 몸이 천근만근입니다. 조금만 식사를 늦추면 심한 허기짐과 저혈당 증상이 생기고요. 앉았다 일어나면 갑자기 혈압이 떨어져 어지러우면서 눈앞이 깜깜해지는 기립성저혈압 증상도 심해집니다. 모든 일에 의욕이 떨어지면서 우울해지기 쉽고, 여성의 경우 생리전증후군이 심해지거나 예민해지고, 화를 잘 내게 됩니다. 잠을 자도 잔 것 같지 않고 아침부터 피로하기 때문에 모닝커피를 마시면서 카페인의 힘을 빌려야 오전을 버팁니다. 점심을 먹고 나면 더 피곤해져서 커피를 한 잔 더 마셔야 오후를 견딜 수 있습니다. 그러다 저녁 6시 퇴근 무렵에 잠깐 기운이 나고 기력이 좋아짐을 느꼈다가 저녁 식사를 하고 나서 다시 피곤해집니다.

 이런 증상들을 가지고 있으면서, 오랜 스트레스로 심리적, 육체적으로 고생해온 경험이 쌓여 있다면 부신피로증일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자신의 증상들로 미루어보아 부신피로증의 가능성이 있다면, 일단 부신을 보호하고 도와주는 영양소들을 보충하는 것이 좋습니다. 이와 동시에 부신에 주는 자극, 심리적, 신체적 스트레스를 감소시키는 생활습관과 생각습관을 만들어가야 합니다.

 부신호르몬인 스테로이드를 투여하는 것도 고려해볼 수 있지만, 앞서 말한 것처럼 스테로이드는 양날의 검입니다. 잘못 쓰면 오히려 부신의 기능을 악화시킬 수 있으므로 반드시 전문의와 상의해서 신중하게 사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p.106-108


가정의학과 전문의이자 '대한만성피로학회' 명예회장 이동환 박사는 『이기는 몸』을 통해 몸에 대한 제대로 된 이해를 바탕으로 우리 몸을 최대한 아껴 쓰는 법을 제안한다. 

면역, 세포, 미세염증, 호르몬, 폐, 간, 심장, 뇌, 위, 식도, 대장, 소장, 뼈, 근육, 눈, 귀, 코, 섭생, 영양제, 잠, 운동, 스트레스.

건강을 주제로 모든 영역을 다 다룬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바이러스를 이기는 몸, 질병을 이기는 몸, 노화를 이기는 몸으로 세분화하여 세포에서 몸, 건강관리까지 한 권의 책에 현대인들이라면 고민해보고 경험해봤을 몸과 건강에 대한 정보를 체계적으로, 그럼에도 쉽고 재밌게 알려준다. 건강과 몸에 대해 다룬 책이라 하면 가질 법만한 편견을 깔끔하게 날려준다. '세포 속의 보일러, 미토콘드리아', '착한 하수처리장, 대장과 소장' 등 이해를 쉽게 도와주는 비유와 선진화된 해외 의학계의 사례들, 그동안 오해하고 있었던 잘못된 정보를 바로잡아주고 원인과 결과를 정확하게 짚어주는 방식이 쉽게 술술 읽히며 독서의 재미를 전해준다. 글에서 느낄 수 있는 쉽고 재밌는 설명 방식에서 작가의 화법이 연상되며 유튜브 채널에 대한 호기심이 따라온다. 전체적으로 책을 읽고 나와 주위의 사례에 맞는 부분들을 다시 찾아 읽으며 건강에 대한 전문적인 정보와 작가가 제시하는 관리, 예방법을 숙지하다 보면 어느새 몸을 아껴 쓰는 마음가짐을 가지게 되고 나쁜 습관, 태도들을 고치게 된다. 누구나 쉽고 유익하게 읽을 책이라 추천은 물론이고 선물용으로도 딱이다.

 

 거북목은 당장의 근육 통증을 유발하는 것도 문제지만, 뼈와 디스크의 손상으로 이어지기 쉽기 때문에 위험합니다. 뼈에 가해지는 압력 때문에 목뼈가 연결되는 부위에 관절염이 생기기 쉽고, 목디스크에 더 큰 압력이 가해질 수 있습니다.

 그보다 더 큰 문제는 폐활량을 떨어뜨려서 호흡에도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는 건데요. 호흡을 도와주는 근육들이 목과 갈비뼈에 주로 붙어 있습니다. 거북목이 되면 이 근육들이 수축하는 것에 방해를 받아 폐활량이 최고 30%까지 떨어질 수 있지요. 그밖에도 거북목이 있는 사람은 정상인에 비해서 골절 위험률이 70% 증가하고, 노인들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는 사망률이 약 40% 증가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목이 숙여져 있을 때 통증이 느껴진다고 해서, 단순히 고개를 든다고 해결되지는 않습니다. 머리의 위치뿐만 아니라 어깨와 등의 자세에도 연관이 있기 때문입니다. 어깨가 쳐지고 등이 굽어진 상태에서 고개만 드는 것은 오히려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반드시 어깨와 등을 함께 펴 고개를 들어야 합니다.

 어깨와 등을 펴기 위해선 가슴을 하늘로 향하게 하는 방법이 좋습니다. 시선은 하늘을 보면서 가슴을 하늘로 향하여 올리고, 그 상태에서 양팔을 들어 뒤로 제쳐봅시다. 이 자세는 어깨와 등을 펴게 하면서 목뼈의 배열을 좋아지게 합니다. 이 자세로 천천히 심호흡을 하면서 30초~1분간 유지합니다. 일을 하면서 20분~1시간마다 이 자세를 취해주는 것이 좋습니다.

 다른 방법으로는, 컴퓨터 화면을 크게 하고 글자도 크게 하는 것입니다. 글자가 잘 안 보이면 머리를 숙이면서 앞으로 내밀게 되기 때문입니다. 또 모니터 높이를 너무 낮게 두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컴퓨터 마우스와 키보드는 가급적 몸에 가까이 붙여두세요. 거리가 멀어지면 팔을 뻗어서 책상에 팔을 걸치고 키보드나 마우스를 움직이게 되는데, 이러한 자세는 머리와 어깨를 앞으로 내밀게 만듭니다. 운전을 할 때도 후방거울을 조금 높게 만드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후방거울을 볼 때 자신도 모르게 고개를 높이게 되기 때문이죠. 이러한 생활 속 작은 실천들은 거북목을 예방하는 가장 좋은 방법입니다. p.228-229


정보화시대에 기아가 아닌 소화불량으로 죽는 세상이다 보니 옛날처럼 몰라서 아파도 그냥 넘어가는 일은 없지만 가짜 전문가, 거짓 정보와 광고가 넘쳐나는 세상이라 그 속에서 정확한 진짜 정보를 잘 걸러내는 능력이 실력이 되는 시대가 됐다. 예전엔 맞았던 정보가 오늘날엔 맞지 않는 경우도 많다. 정보가 넘치고 끊임없이 업그레이드가 진행되는 시대에 정확한 정보를 제대로 인지하는 일이 마냥 쉬운 일은 아니다. 이동환 가정의학전문의의 『이기는 몸』은 건강에 대한 전반적인 정보와 지식에 전문가의 조언과 솔루션이 한 권의 책에 제대로 압축되어 책을 다 읽고 난 후 준전문가가 된 것 같은 착각을 들게 할 정도다. 이기는 몸을 가지고 싶은 사람들은 물론이고 현재 이기는 몸을 가지고 있는 사람도 예방과 관리 차원에서 미리 읽어둬야 할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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