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한다고 상처를 허락하지 말 것 - 나를 잃지 않고 관계를 단단하게 지켜나가기 위해
김달 지음 / 비에이블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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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달 작가의 『사랑한다고 상처를 허락하지 말 것』은 읽는 독자들의 마음을 말랑말랑하게 만들어줄 에세이일 거라 생각했다. SNS 감성의 글들이 왠지 모르게 낯익지만 나는 절대 쓰지 못할 감성의 에세이가 무수한 공감과 위로가 되어주고 종내엔 독자들의 마음을 말랑말랑하게 만들 거라 생각하고 딱 그 감성을 기대했었는데 웬걸 누구나 한 번쯤 경험해보고 고민해봤던 사연들을 현실적으로 단단하게 조언해주는 - 그야말로 '말랑말랑'과는 거리가 먼 - 글들이 공감과 위로를 넘어 나를 찾아준다. 그러니까 나에게 김달 작가의 『사랑한다고 상처를 허락하지 말 것』은 소 뒷걸음치다 쥐잡은 책이었다.

 

상대에 집중했던 시간을 조금 줄이고 본인에게 집중하는 시간을 늘려보자. 원래 연애는 혼자 있어도 외롭지 않고 행복을 느끼며 마음에 여유가 있을 때 해야 본인과 상대 둘 다 지치지 않고 오랫동안 마음을 나눌 수 있다. 단지 외로워서 그 외로움을 해소하기 위한 방편의 관계는 본인과 상대 둘 다 지치고 힘들게 만들기 때문에 자신을 돌아보고 본인이 먼저 행복해질 수 있도록 행동해야 한다.

잊지 말자. 내가 있어서 그 사람이 있는 거지, 그 사람이 내 존재의 이유는 아니다. p.170-171

 

내 마음을 나도 모를 때, 혹은 알면서도 나 자신이 이해가 안 될 때가 많다. 친구들과 주변 사람들과 이야기를 하며 풀어보려 하지만 같은 말의 도돌이표 혹은 제자리걸음인 경험이 다들 있을 것이다. 반대로 정답을 알면서도 엉뚱한 길을 자처하는, 자신을 고치지 않고 같은 실수를 반복하는 친구를 마주하고서 내가 왜 내 시간, 돈 버려가며 이러고 있나 자괴감이 들었던 경우도 경험이 있을 것이다. 『사랑한다고 상처를 허락하지 말 것』은 제자리걸음만 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새로운 발걸음을 내디딜 수 있도록, 스스로 알을 깨고 나올 수 있도록 행동으로 옮기게 해준다. 넘치게 공감을 하는 사연들과 작가의 솔루션은 물론이고 내 상황과는 맞지 않는 고민과 사연들도 김달 작가의 진심 어린 조언은 내 편이 되어주는 것 같은 든든한 감정을 전해준다.

 

흘러가는 시간이 내 인생을 망치도록 방치할 것인지, 1초라도 나를 발전시키는 데 쓸 것인지는 본인의 의지와 행동에 달려 있다. 사람의 마음이란 연약해서 힘든 일이 생기면 본능적으로 다른 사람에게 위로받고 싶어진다. 나 역시 걱정거리가 생길 때면 친구들을 불러내 고민을 털어놓곤 했다. 하지만 그렇게 한두 번 위로받고 나면, 스스로 극복해야겠다는 의지보다 어떻게 해서든 더 많은 사람에게 위로받고 싶은 마음이 커질 뿐, 나아지는 게 없었다. 주변의 좋은 사람들이 위로는 해주겠지만 그 이상으로 해줄 수 있는 것은 없다. 결국 자기 자신을 도와줄 사람은 나뿐이다. p.224

 

대부분 사랑, 연애에 관한 주제들을 다루고 있지만 결국 나를 사랑하고 자존감을 되찾고 키워가는 과정으로 이어져 공감과 감동이 배가 된다. 영혼 없는 공감과 위로로 시간을 낭비했던 과거의 시간들이 떠오르며 이건 진짜라는 확신을 심어준다. 진심의 힘이 고스란히 느껴지며 김달 작가를 내 사람으로 주변에 두고 싶은 욕심이 생기기도 한다. 나도 주변 사람들에게 김달 작가처럼 명쾌하면서도 진심으로 위로와 해결책을 건넬 수 있는 사람까지는 잘 모르겠고... 알면서도 잘못된 선택을 하거나 실수하지 않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같은 고민은 이제 그만하고 싶다는 바람을 가지게 해주었다. 그나저나 책을 읽으며 떠올린 인물들, 과거의 기억들이 그리 좋은 기억은 아니었다는 건 조금 슬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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