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를 만나고 나를 알았다
이근대 지음, 소리여행 그림 / 마음서재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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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감과 위로의 감정을 건네줄 거라 기대했던 이근대 작가의 신작 『너를 만나고 나를 알았다』는 에세이보다는 시에 더 가까워 보인다. 사랑과 인생에 관한 짧은 호흡이지만 오래도록 마음을 울리는 이근대 작가의 따뜻한 문장과 소리여행 작가의 일러스트가 만나 글과 그림이 주는 여운을 오래 간직하게 해준다. 독자들을 향해 따뜻한 위로와 응원을 보내는 작가의 말을 시작으로 에세이는 천천히 독자들 마음에 스며든다. 

 

이 책이 사랑으로 살아가는 그대에게 

삶을 예쁘게 꽃피우는 꽃씨가 되었으면 좋겠다. 

이 책이 이별을 맞이한 그대에게

가슴 뭉클한 위로와 응원이 되었으면 좋겠다.

이 책이 사랑에 빠진 그대에게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노래가 되었으면 좋겠다.

이 책이 슬픔에 휩싸인 그대에게

눈물을 닦아주는 손수건이 되었으면 좋겠다.

이 책이 꿈과 희망을 찾으려는 그대에게 

끝없이 솟아나는 힘과 용기가 되었으면 좋겠다.

이 책이 절망이라는 사막을 헤매고 있는 그대에게

오아시스가 되었으면 참 좋겠다. - 작가의 말 중에서

 

표지 디자인과 제목, 전체적인 책의 이미지가 여성 독자들을 타깃으로 한 것처럼 느껴진 것이 책의 첫인상이었다. 남성 작가의 짧은 토막의 글들이 여성 독자들의 마음을 제대로 건드리고 위로와 응원으로 보살펴주는 책일 거라는 예감에 작가가 전하는 감성이 궁금했었는데 편견과 선입견에 그만 책 속에 숨겨진 진가를 제대로 몰라봤다. 사랑과 인생을 제대로 통달한듯한 작가의 문장들은 상처받고 위로가 필요한 이들을 감싸주고 어루만져 주는 따뜻한 손길 같기도 하고 온몸으로 불을 밝히는 등대 같기도 하다. SNS 스타 시인이라는 타이틀과 책의 전체적인 이미지와 글의 분위기는 당연히 젊은 작가를 예상하게 했지만 사랑과 인생을 바라보고 독자들에게 위로와 응원을 보내는 방식에서 연륜이 느껴지며 작가에 대한 궁금증을 증폭시켰는데 인터넷 검색을 통해 확인한 흰머리의 작가 사진은 큰 반전이었다. 이토록 큰 편견과 선입견을 가진 내가 오히려 이근대 작가보다 생각은 더 늙었을 거 같다.

 

깊은 사랑

 

너를 

놓아줄 자신이 없다. 

 

너 때문에 

나는 너무 깊이 아파버렸다.

 

너도 나처럼

죽도록 아팠으면 좋겠다.

 

나 없으면 너도 없다고

나에게 미쳐버렸으면 좋겠다. p.90

 

남녀노소 불문하고 많은 사람들에게 위로와 응원의 메시지 건네는 작품이라 부담 없이 선물을 하기에도 좋은 책이다. 자극적인 미디어, 콘텐츠가 넘쳐나고 무례함을 솔직함으로 무장하는 시대에 이근대 작가의 『너를 만나고 나를 알았다』는 짧은 문장들 속에서 따뜻한 진심이 곳곳에서 드러나며 글의 온기를 고스란히 마음으로 전해주었다. 이근대 작가의 글처럼 거창하게 포장하지 않아도 짧은 문장에서 마음을 어루만져 주고 공감만으로 큰 위로를 할 줄 아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생각을 책을 읽어가는 내내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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