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리츠스케일링 - 단숨에 ,거침없이 시장을 제패한 거대 기업들의 비밀
리드 호프먼.크리스 예 지음, 이영래 옮김 / 쌤앤파커스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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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블리츠스케일링은 믿기 힘든 속도로 엄청나게 규모를 확장시키는 전반적인 기업 체계와 구체적인 기술, 이 모두를 이르는 말이다. 경쟁사에 비해 너무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어서 꺼림칙한가? 불안해 마라. 그대로 나아가라. 당신이 하고 있는 그것이 바로 블리츠스케일링이다. p.47

 

블리츠스케일링이라는 단어는 『블리츠스케일링』이라는 책을 통해 처음 접하게 된 용어였다. 결코 가볍게 읽히지 않을 것 같은 장정에 요즘 보기 드문 양장본, 다소 비장해 보이는 표지디자인과 '단숨에, 거침없이 시장을 제패한 거대 기업들의 비밀'이라는 솔깃한 부제, "다가올 기회는 대단히 좁고 빨리 닫힌다!"라는 경각심을 깨워주는 빌게이츠 추천사를 강조한 띠지, 에어비앤비 CEO 브라이언 체스키, 페이스북 COO 셰릴 샌드버그, 에릭 슈미트 전 구글 CEO 등 유명 인사들의 찬사로 가득한 추천사까지 본격적인 독서를 하기도 전에 책의 장정과 표지 디자인에 그만 압도되고 말았다.

 

기습공격의 BlitzKrieg와 규모 확장의 Scale up의 합성어로 불확실한 상황에서 위험을 감수하더라도 엄청난 속도로 회사를 키워 압도적인 경쟁우위를 선점하는 기업의 고도 전략이라는 용어로 이 시대에 새롭게 탄생한 '블리츠스케일링'이라는 단어는 초반의 생소함과 달리 단어에서 느껴지는 특유의 활기참, 스피드, 확장 등의 감정이 책에서 고스란히 읽히며 작가가 말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힘 있게 읽힌다. 아마존, 구글, 페이스북을 비롯하여 넷플릭스, 에어비앤비 등 세계적 기업들이 무수한 경쟁상대들 속에서 독보적인 성장과 성공을 할 수밖에 없었던 비결과 남다른 전략이 독서의 집중력을 높여주고 남다른 흡인력과 재미를 전해준다. '스타트업'에 집중해서 크게 감응할 부분이 없을 거라 생각했는데 내가 현재 살고 있는 글로벌 경제의 진단과 성공과 실패 사례들을 비중 있게 다루며 주목을 이끌어 기대 이상의 재미와 유익한 정보를 전해주었다.


 예를 들어 에어비앤비는 문화 전파를 극대화하는 데 광범위한 수단들을 사용하고 있다. 체스키가 모든 에어비앤비 직원들에게 매주 보내는 이메일도 그중 하나인데, 아주 강력하다. 그는 스탠퍼드대 강의에서 이렇게 말했다. "반복적인 일들을 계속해서 해야 합니다. 특히 문화를 추구하는 데 정말로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일들은 몇 번이고 계속해서 반복하세요. 이것이 무엇보다 주요합니다." 에어비앤비는 시각적으로 각인시키며 이런 언어 메시지들을 강화시킨다. 체스키는 픽사 출신의 화가를 고용해서 에어비앤비 고객들이 하는 경험의 처음부터 끝까지를 담은 스토리보드를 만들었다. 그들이 에어비앤비 문화의 특징이라고 생각하는 고객 중심 디자인을 강조한 스토리보드였다. 심지어 에어비앤비 회의실도 이런 스토리를 담고 있다. 각각의 회의실에는 에어비앤비 서비스에서 이용할 수 있는 방을 그대로 재현해놓았다. 에어비앤비 직원들은 이런 회의실 중 한 곳에서 회의를 할 때마다 손님들이 그곳에서 묵을 때 무엇을 느낄지 생각하게 된다.

 아마존에서 베조스는 파워포인트 사용을 금지하고 손으로 쓴 메모를 고집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매번 회의를 할 때마다 조용히 이 메모들을 읽는다. 이 메모 정책은 아마존이 진실을 전달하는 문화를 구축하는 방법 중 하나다. 메모는 구체적이고 포괄적이어야 한다. 또 메모를 읽는 사람들은 가만히 앉아서 파워포인트 슬라이드의 중요 항목들을 보고 고개를 끄덕이며 분명치 않은 동의 의사를 전달해선 안 된다. 그 대신 같은 방식으로 응답해야 한다. 베조스는 메모가 더 예민하게 질문하게끔 하고 깊은 사고를 촉진한다고 생각한다. 메모는 자기만족이기 때문에(슬라이드를 보여준 사람이 필요치 않고), 아마존 내의 더 많은 사람들이 더 쉽게 받아 볼 수 있다.

 잡스는 픽사에 몸담을 당시 커뮤니케이션 문화를 구축하기 위해 건축을 핵심 전략으로 이용했다. 픽사 본사 건물을 디자인한 것이 바로 그 전략이었는데, 정문부터 중앙계단, 중앙극장, 시사회실까지 모두 카페와 우편함이 있는 아트리움으로 이어지도록 만들었다. 이로써 모든 부서와 각 전문 분야의 직원들이 다른 분야의 동료들을 정기적으로 만나게 되었다. 덕분에 자연스럽게 픽사의 협력적이고 포괄적인 문화를 강화할 수 있었다. 아이작슨의 전기에서 잡스에 관한 이야기를 할 때, 픽사의 최고창작책임자 존래시터(Jhon Lasseter)는 이렇게 말한다. "그의 전략은 첫날부터 효과를 발휘했습니다. 몇 달 동안 보지 못했던 사람들을 계속 마주치게 되었죠. 나는 이보다 협력과 창의성을 촉진하는 건물은 본 적이 없습니다." p342-344

 

시대가 빠르게 바뀌면서 기업의 성장전략과 속도도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그 흐름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여러 모델을 제시하며 진단을 도와주고 전략을 제시하는 리드 호프먼, 크리스 예의 『블리츠스케일링』은 지금보다 더 급속하게 세상이 변하고 기업 경영 환경이 바뀌어도 흔들리지 않고 변하지 않는 가치를 지닌 스타트업과 스케일업의 조언과 전략서가 되어줄 것이다. 시간이 흐른 뒤 다시 이 책을 읽을 땐 작가의 조언과 제시하는 전략들은 그대로 일 테지만 성공의 사례로 예시된 기업들은 빠르게 변화하는 글로벌 환경에서 어떤 모습으로 변화하였을지, 그때 새롭게 떠오르는 기업과 성공의 모델로 인정받는 기업들은 어떤 산업으로 어떤 성공의 방식을 창조해냈는지 비교하며 읽는 재미가 있을 것 같다. 그때의 독서가 벌써부터 궁금해지고 기대된다. 블리츠스케일링은 책의 저자이자 링크드인 설립자 리드 호프먼이 스탠퍼드대 특강을 계기로 화제가 되었고 학생들과 CEO들의 열광적인 반응이 책의 출간까지 이어졌다고 한다. 저자가 시대의 흐름과 기업들의 성장과 성공을 정확하게 파악하여 블리츠스케일링이라는 신조어를 탄생시키고 그 현상과 진단을 명확히 하여 거대하고 튼튼한 뿌리를 내렸다. 거기에 파생된 다양한 요소들이 새로운 콘텐츠를 만들어 그 영역이 여러 방면에서 확장하는 모습을 지켜보고 싶다. 그러는 과정 속에서 또 다른 기업이 떠오르고 또 다른 기업이 역사 속으로 사라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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