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리얼, 간절히 원하면 이루어질 거야 - 지금 이 순간 용기가 필요한 너에게 디즈니 레이디스 시리즈
인어공주 원작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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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부신 미모에 착함과 사랑스러움을 동시에 가지고 만인의 연인이 되어 모두에게 넘치는 사랑을 받는 공주가 세상에서 제일 멋진 왕자님을 만나 사랑에 빠지게 되지만 그들의 행복을 질투하는 누군가의 방해로 시련의 시간을 보내도 사랑의 힘으로 모든 것을 극복하고 결국 왕자와 공주는 결혼의 결실을 맺고 오래오래 행복하게 살았다는 공주들의 이야기들은 전세계 많은 꼬마 소녀들의 로망이 되어 왔다. 동화로, 만화로, 영화로 끊임없이 소비되는 동화를 수없이 접하면서 공주님들의 이야기들 중 각별히 좋아하거나 아끼는 동화가 저마다 있을 것이다. 나에겐 <인어공주>가 그러했는데 공주가 왕자와 결혼하고 오래오래 행복하게 살아간다는 너무나도 뻔한 공주 이야기의 공식을 깬 슬픈 결말이 어린 나이에도 너무나 강렬했기 때문이다. 동화 밖에서도 인어공주는 덴마크 코펜하겐에 있는 동상이 여러 번 훼손을 당하는가 하면 실사 영화 캐스팅이 인종차별 문제로 논란이 되는 등 최근까지도 부정적인 뉴스로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면서 아픈 손가락이 되었다. 

 

출판사 알에이치코리아에서 디즈니 애니메이션을 원작으로 하여 <디즈니 레이디스>시리즈를 내놓았다. 우선 <겨울왕국>의 엘사와 안나, <인어공주>의 에리얼, <라푼젤>의 라푼젤을 다루며 삶을 더욱 빛나고 단단하게 다루어준, 자신이 얼마나 가치 있는 사람인지 알게 해준, 디즈니의 여성들이 전하는 이야기를 들려준다. 이후 더 많은 인물들의 이야기가 펼쳐질 것이 당연하게 예상된다. 무수한 디즈니의 여성들 중 역시 개인적으로 제일 마음에 가는 건 <인어공주>의 에리얼인데 <디즈니 레이디스>시리즈에서 가장 빠르게 출간되면서 시리즈에 대한 궁금증을 빠르게 해소시켜 주었다.

 

잊고 살았던 어린 시절의 추억을 마구 소환시켜 줄 것 같은 『애리얼, 간절히 원하면 이루어질 거야』를 받고선 바로 책을 읽지는 않았다. 마치 의식처럼 먼저 넷플릭스에서 디즈니 애니메이션 원작<인어공주>를 시청했는데 눈에 익은 장면들, 귀에 익은 음악들로 1시간 20분이 어떻게 지나가는지 모르며 집중하고 봤지만 결말이 내가 익히 알아왔던 결말과 달라서 엄청난 혼란에 빠졌다. 분명 과거 디즈니 애니메이션 원작의 <인어공주>를 몇 번이나 봤을 텐데 여느 공주들의 마지막과 진배없는 디즈니식 인어공주 결말이 처음처럼 느껴져서 혼란스러웠고 인어공주가 바다에 들어가자 거품이 되는 장면이 너무나도 선명하기에 그 장면은 어디서 본 것인지 헷갈렸다.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거품이 된 인어공주의 이야기가 가엾고 슬퍼 디즈니의 수많은 공주들 중 제일 좋아했는데 그들과 다름없는 결말을 맞이하는 인어공주가 너무나도 낯설었지만 예기치 않은 낯섦과 혼란스러움이 밀려와도 인어공주는 인어공주다. 긍정적인 성격과 에릭 왕자와 사랑을 위해 아버지 트리톤 왕에게 맞서고 마녀 우슬라와 거래하는 용감한 모습은 다른 공주들과 마찬가지로 해피엔딩으로 끝나도 인어공주 특유의 매력을 잃지 않는다. 삼십 대 중반에 마치 어린 시절로 돌아간 듯 다시 동심으로 돌아가 로망을 충족시켜주니 마치 커다란 선물을 받은 것 같았다.


영화 관람 이후 이어진 『애리얼, 간절히 원하면 이루어질 거야』는 영화가 전해준 선물의 감동과 기쁨을 연장시켜 주었는데 막연히 인어공주의 시점으로 봤던 영화를 다양한 관점을 통해 서로를 이해하게 함으로써 독자들에게 애리얼 특유의 사랑스러움, 긍정적인 성격, 용맹함을 되새기게 하고 깊은 여운을 전해준다. 백영옥 작가의 『빨강 머리 앤이 하는 말』의 성공 이후 우후죽순으로 출판되는 이런 에세이 출판을 달갑게 보지 않았는데 어린 시절 누구나 로망을 가졌던 디즈니 여성들이라면 상황은 달라진다. 어른이 되어 다시 본 인어공주는 어렸을 땐 미처 발견하지 못했던 용감함과 낙천적인 성격이 보이며 인어공주의 매력을 더욱 배가시켰다. 당연한 말도 영화를 보고 여운이 가기 전에 다시 장면을 되짚어 보고 따뜻한 글들을 읽어나가다 보면 한층 더 성숙해지고 아련한 감정이 밀려들어와 어린 시절이 그리워지기도 한다. 시리즈의 이름을 '디즈니 프린세스'가 아닌 '디즈니 레이디스'로 정한 것도 마음에 든다. 작년 여름 개봉했던 영화 <알라딘>에서 주인공 자스민 캐릭터를 온실 속의 화초가 아닌 당당한 여성으로 재탄생시켜 호평을 받았었는데 인종차별 논란으로 영화 촬영도 전에 논란에 휩싸인 실사 영화는 원작을 어떻게 각색해서 어떤 캐릭터들을 선보이고 어떤 이야기를 들려줄지 기대가 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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