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은 어떻게 글이 되는가 - 정확하고 설득력 있는 글을 쓰고 싶은 사람들을 위한 '서울대 글쓰기 특강'
박주용 지음 / 쌤앤파커스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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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정히 정리된 생각을 글로 깔끔하게 표현하고 싶다는 욕심을 늘 안고 살고 있다. 7년 동안 꾸준히 일기를 쓰다가 매일 똑같은 내용과 다짐의 일기 쓰기가 지겨워 일기 쓰기를 그만두고 블로그에 책에 관한 서평을 쓰기 시작한 지도 햇수로 5년 차다. 단순히 좋아하는 책을 읽고 좋았던 구절을 노트에 옮겨 적기만 하다가 생각이란 걸 글로 옮겨 다른 사람들도 볼 수 있는 블로그에 적어 올리는 일을 오랜 기간하면서 예전보다 글쓰기의 스펙트럼이 넓어진 것 같고 책을 읽고 난 후의 감상의 폭도 넓어진 것 같지만 좀처럼 글을 쓰는데 발전이 없는 것 같아 답답함을 느끼고 있다. 매일 똑같은 내용의 일기처럼 서평 또한 비슷한 수식어들이 도돌이표처럼 되풀이되고 있어 한계를 체감하고 있는 중이라 개인적 고민이 많다.


정확하게 의사를 표현할 줄 아는 글쓰기의 중요성이 어쩐지 우리나라에선 크게 중요시되고 있지 않는 것 같다는 생각을 처음 했던 건 회사 내 메신저나 커뮤니티를 통해서였다. 업무에 관한 사항을 메신저나 커뮤니티에 명확하게 전달하는 사람들의 글을 보면 글만큼 일도 깔끔하게 잘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편견일 수도 있는 생각이지만 경험상 크게 빗나가지도 않은 것 같아 글을 잘 쓰는 사람에 대한 호감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반대로 의도한 바를 도무지 알아차리기 힘들고 한국어임에도 해석이 필요한 글을 쓰고 올리는 사람을 보면 별로 일을 맡기고 싶지 않기도 하는데 우리는 지금까지 높은 외국어 점수만 요구받아왔지 글쓰기 능력은 크게 요구를 받아본 적이 없었다. 


서울대 박주용 교수의 『생각은 어떻게 글이 되는가』는 작가가 서울대생들을 상대로 진행했던 글쓰기 수업을 바탕으로 하여 글쓰기가 어렵다고 느끼는 일반인들에게 글쓰기의 기초를 튼튼히 잡아주며 논리적인 글쓰기를 완성할 수 있도록 단계별 방법을 제시한다. 자료수집, 요약 정리의 글쓰기 출발부터 퇴고, 평가, 코멘트까지 생각을 정리하고 그 생각을 정확하고 설득력 있는 글로 옮겨가는 과정들의 예시와 비유가 글쓰기 초급자들에겐 지침서가 되어주고 어떤 방식으로든 글을 쓰는 사람들에겐 빠진 부분, 부족한 부분을 진단할 수 있는 진단서가 되어준다. 기초를 탄탄히 하고 올바른 습관을 형성하는데 훌륭한 길잡이가 되어준다. 작가의 <세바시>강연이 궁금해지고 더 심화된 글쓰기 책을 기대하게 된다.


시작이 반이라는 말이 있다. 예전 어느 강연에서 강연자가 시작이 반이니 자리에 참석하신 분들은 이미 반을 하신 거라는 말씀을 하셔서 크게 동기부여가 됐던 일이 있었는데 박주용 작가의 『생각은 어떻게 글이 되는』가를 읽으며 작가가 제시하는 글쓰기 방법을 차근차근 짚어가는 과정을 따라가는 동안 나 역시 반을 한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책의 지문, 다양한 예시들을 자주 들춰보며 나의 글쓰기를 되짚어보게 될 것 같다. 글이 나아졌으면 좋겠다. 머릿속 무수한 생각들이 글로 옮겨지면서 조금 더 근사해졌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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