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스 댄서
조조 모예스 지음, 이정민 옮김 / 살림 / 2020년 2월
평점 :
절판





조조 모예스의 대표작 『미 비포 유』를 즐겁게 읽은 독자라면, 『미 비포 유』를 원작으로 한 동명 영화를 재밌게 본 관객이라면 조조 모예스의 신작이 나왔다는 소식을 들었을때 커플의 달달한 사랑이야기와 그 이야기가 연애소설로만 그치지 않고 그 속에 진정한 사랑의 의미와 인생의 감동을 되짚어주는 등 기대하게 되는 요소들 몇가지가 저절로 떠오를 것이다. 그래서 마침 발렌타인데이 즈음 출간한다는 조조 모예스의 신작 소식이 들렸을 때 파스텔톤의 사랑스러운 표지 이미지가 저절로 떠올랐고 어떤 커플의 이야기가 설레게 하고 감동을 안겨줄지 기대가 컸다.

하지만 『호스 댄서』의 실물을 영접하곤 기대를 벗어난 표지와 로맨스 소설과는 어울리지 않는 거의 700페이지에 달하는 벽돌책의 두께를 보고 놀라지 않을 수 없었는데 얼굴을 맞댄 소녀와 말의 한쪽 눈들을 골똘히 살펴보면서 내가 기대한 것 이상의 묵직한 이야기와 감동을 전해줄 거라는 기대감이 생겼다(심지어 이 두꺼운 책은 오로지 소설로만 채워져있다. 작가의 말, 옮긴이의 말 없이 700여 페이지로 이루어진 소설이라니!). 조조 모예스는 연애소설을 쓰더라도 단순히 소녀독자들을, 젊은 여성 독자들만을 열광시키는 소설을 쓰는 작가가 아니었기에 놀란 마음은 금방 기대감으로 바뀔 수 있었다.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장면들이야. 정말이야." p.273

 

런던에서 성공한 삶을 살아가는 듯해 보이지만 사실은 남이나 다를바 없는 너태샤와 맥은 이혼을 코앞에 두고 있다. 그들이 사는 집이 팔리게되면 그들이 헤어지는 건 시간문제다. 하지만 그들의 일상에 빈민가의 소녀 사라가 등장하면서 너태샤와 맥은 물론이고 사라의 인생은 예기치 못한 방향으로 흘러간다. 어느새 그들은 서로를 이해하고 용서하면서 새로운 관계로 발전시켜간다. 전형적인듯한 이야기인듯하지만 예상을 벗어나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하게 하는 건 『호스 댄서』가 전하는 반전이나 마찬가지다. 입체적인 캐릭터들이 공식대로 움직이지 않고 앞으로 어떻게 전개될지 예측하지 못하게 만들어 책을 손에서 떼지 못하게 만들고 벽돌책이라 불리는 두꺼운 책을 단숨에 읽히게 만드는 건 조조 모예스의 내공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제목이 『호스 댄서』인데서 유추 할 수 있듯이 사라가 그녀의 할아버지 앙리의 영향으로 부라는 말을 통해 소통을 하고 인생의 무수한 의미를 찾아가며 성장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이야기를 풀어가는 시점이 바뀌며 각 인물들의 감정을 따라가고 각자의 입장을 이해해가는 과정이 즐겁다. 뿐만 아니라 조조 모예스가 세상을 향해 던지는 예리한 메시지들은 묵직한 판형의 소설을 더욱 무게감 있게 읽히게 한다. 정작 소설에서 가장 성장한 인물은 사라가 아닌 너태샤와 맥이라는 점도 소설이 전하는 묵직한 메시지라는 점 또한 기대 이상의 재미와 감동이다. 확실히 『호스 댄서』는 조조 모예스에 대해 『미 비포 유』만 알고 있었던 독자들에게 조조 모예스의 작품세계의 확장을 제대로 보여주는 작품이다. 조조 모예스의 차기작은 좀처럼 짐작이 되지 않는다. 그럼에도 기대감은 더 커진다.



 

 "좁히기 힘든 일이라는 생각이 들어. 사라는 우리 규칙이나 일상을 좋아하지 않았어. 원할 때마다 말을 찾아가서 볼 수 없는 게 싫었을 거야. 우린 사라가 학교에 가도록 강요했잖아. 규칙을 너무 강요해서 이런 혼란이 온 거야. 이게 사라가 우리에게 되갚는 방식인가봐."

 "우리에게 되갚는다고?"

 "당신은 사라가 우리와 비슷한 생각을 한다고 여길 거야. 물론 우리와 비슷한 면도 있지. 하지만 사라는 처음 봤을 때부터 이해하기 힘든 아이였다는 걸 당신도 인정할 필요가 있어. 사하 라샤펠이 정말 어떤 아이인지 우린 잘 몰라." p.513

 

『호스 댄서』는 조조 모예스의 대표작 『미 비포 유』를 읽었었던 당시의 기억과 기대를 단단히 비켜가며 로맨스, 성장소설의 재미와 더불어 반전소설의 즐거움까지 전해주어 그야말로 기대 이상의 즐거움을 제대로 전해주었는데 책을 보면 볼수록 더 좋게 만드는 마력을 가지고 있는 듯 하다. 『미 비포 유』 시리즈를 보며 절로 떠올렸던 파스텔톤의 사랑스러운 표지와 판형이 아니라서 처음엔 당황했지만 책을 계속 보면 볼 수록, 소설에 더 빠져들 수록 소녀와 말이 얼굴을 맞댄 표지 디자인이 너무나 마음에 든다. 특히 『미 비포 유』 시리즈의 이미지는 여성독자를  강하게 끌어당기는 요소들이 유독 많았지만 『호스 댄서』는 그 편견의 벽을 부숴줄 작품이 될 것 같다. 남성 독자들도 재미와 감동에 빠져들고 좋아할 만한 작품이라 작가의 작품세계의 확장은 물론이고 독자층의 확장까지 제대로 이루어낸 작품이라는 데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어 보인다. 자신의 내공을 단단히 보여준 조조 모예스의 다음 작품에 대한 기대감은 저절로 커진다.그리 멀지 않을 시간에 다시 만나게 되리라 믿고 있는 조조 모예스의 다음 작품이 벌써부터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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