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에필로그 박완서의 모든 책
박완서 지음 / 작가정신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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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완서 작가님이 서거하신 이후 1월은 박완서 작가의 달이 됐다. 해마다 1월엔, 되도록 새해의 첫 책은 박완서 작가의 작품을 읽고 있는데 올해도 예외는 아니었다. 2020년은 특별한 마음에 작가님의 등단작 『나목』으로 독서를 시작했는데 그 여운이 채 가시기도 전에 작가님의 서거 9주년을 맞아 『프롤로그 에필로그 박완서의 모든 책』이 신간으로 출간됐다. 작년 이맘때 개정판으로 출간된 『나의 아름다운 이웃』과 29명의 작가들이 참여한 콩트 오마주 『멜랑콜리 해피엔딩』을 읽으며 많은 독자들과 함께 작가님을 추모하는 것 같은 연대감을 느꼈었는데 올해 역시 『프롤로그 에필로그 박완서의 모든 책』으로 박완서 작가님을 추모하게 되었다. 작가님이 작고하신 이후에도 책들이 출간되어 책장을 채워주는데 반가움과 감사의 감정은 말할 것도 없다.


『프롤로그 에필로그 박완서의 모든 책』은 박완서 작가의 작품에 수록되었던 서문, 발문을 시대순으로 모아 놓은 책이다. 서문집이라는 장르는 생소하지만 박완서 작가의 글맛을 아는 독자들이라면 작품 밖에서 들려주는 작가의 담백하고 생생한 고백이 큰 위로와 선물이 되어줄 것이라는 기대가 저절로 들 것이다. 작가의 모든 작품을 꼼꼼하게 되짚으며 작가의 목소리를 읽는 즐거움은 물론이고 시대의 흐름과 문학에 대한 작가의 애정이 고스란히 전해진다. 무엇 하나 놓치는 것이 없도록 꼼꼼히 읽어가지만 비교적 작은 판형의 책을 다 읽으며 독서가 끝났다는 아쉬움은 책의 여운만큼이나 크고 진하게 남는다.


박완서 작가님이 서거하신 이후 작가의 작품들을 의식적으로 아껴가며 읽고 있다. 이런 모습을 마치 친정엄마가 돌아가신 후 엄마가 남긴 김치나 장을 몇 년이고 아껴 먹는 사례에 비유하기도 했었는데 작가의 모든 작품의 서문, 발문을 다룬 『프롤로그 에필로그 박완서의 모든 책』을 읽으며  여전히 읽어야 할 작품들이 많음에 감사의 마음이 들었다. 함께 수록된 작가 연보, 작품 연보, 작품 화보만으로도 박완서 작가의 팬들이라면 충분히 소장할 가치가 있는 책이다. 아직 다 읽지 못한 박완서 작가의 남은 작품들을 여전히 아껴 읽고 싶은 생각과 작가의 작품들을 다 읽고 박완서 전작주의자가 하루빨리 되고 싶은 소망이 늘 충돌하는데 『프롤로그 에필로그 박완서의 모든 책』을 읽고 하루빨리 박완서 전작주의자가 되고 싶다는 방향으로 확실히 기울게 되었다.


작가가 작품 밖에서 들려주는 작가의 말은 소중하다. 작가의 말 덕분에 좋았던 작품이 더 좋았던 적이 있었고 작품이 좋았던 만큼 작가의 이야기가 궁금한데 작가의 말이 수록되지 않아 서운한 감정이 들었던 작품들도 있었다. 작가의 말을 카세트 디자인으로 꾸미거나 소설에 등장했던 인물 목록을 나열했던 김중혁 작가의 경우 작품만큼이나 작가의 말이 기대되기도 한다. 

1976년 소설집 『부끄러움을 가르칩니다』의 발문을 시작으로 2010년 산문집 『못 가본 길이 더 아름답다』의 서문까지, 67편의 서문, 발문을 읽으며 박완서 작가를 더 빨리 알았더라면 하는 개인적 아쉬움이 그 어느 때보다 더 크게 들었다. 또한 작년 1월에 이어 올해 1월에도 박완서 작가의 작품을 출간한 작가정신 출판사에 대한 호감이 더 커졌는데 더불어 내년 10주년에 대한 기대감도 동시에 커졌다. 내년 1월은 박완서 작가의 추모로 많은 출판사에서 이벤트가 있을 것 같아 노벨문학상보다 더 기대하고 있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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