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룻밤에 읽는 서양철학 - 쉽게 읽고 깊게 사유하는 지혜로운 시간 하룻밤 시리즈
토마스 아키나리 지음, 오근영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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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마스 아키나리의 『하룻밤에 읽는 서양철학』은 고대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시대를 수놓았던 유명 철학자들의 사상에 대해 접근하기 쉽게 간결하게 알려주면서도 정확한 포인트를 확실하게 짚어준다. 마냥 어렵게 느껴지고 진입장벽이 높을 것만 같은 서양철학자들의 무수한 철학과 사상에 대해 그야말로 "쉽게 읽고 깊게 사유하는 지혜로운 시간"을 선사해주는 책이다. 몇 년 전 전 세대를 아우르며 오래도록 사랑을 받았던 베스트셀러 『지적 대화를 위한 넓고 얕은 지식』처럼 높고 방대한 진입장벽 때문에 철학에 쉽게 발을 들이지 못하는 사람들을 위한 입문서라 해도 좋을 것 같다. 제목 그대로 하룻밤에 읽을 수 있는 서양철학을 쉽게 풀어주고 정확한 핵심을 짚어준다.

편향된 독서를 일삼는 탓에 얼마 만에 철학 책을 읽는 것인지 모르겠다. 그때도 이렇게 큰 흐름을 읽을 수 있도록 서양 철학자들의 질문에 대해 넓고 얇게 알려주는 책이었는데 그사이 많이 잊고 살기도 했고 수록된 철학자 리스트의 미세한 차이가 있어 『하룻밤에 읽는 서양철학』에 대한 호기심과 기대가 더 커지기도 한다. 철학 책에서 마르크스를 대면하는 일은 여전히 쉽게 적응이 안 되지만 예수 그리스도, 바울이 수록되어 있는 건 신선하다.

자신이란 항상 자신이 아닌 것이다. 이것은 슬퍼해야 할 일일까? 아니, 그렇지는 않다. 사르트르는 인간이 아무것도 아니기 때문에 오히려 자유롭다고 주장했다. '자신이 아무것도 아니다'라는 말은 정해진 것이 없기 때문에 바로 인간은 사실적인 모습으로 고정되지 않고 미래를 향해 살아갈 수 있으며, 지금 실현하지 못하는 모습을 향해 현재를 극복하고 돌진하는 자유를 갖고 있다는 의미다.
인간은 하나님에 의해 '어떠한' 존재라고 정해진 게 아니라 이 세계에 내던져져 스스로를 만든다고 봤다. 이러한 인간의 모습을 사르트르는 '실존은 본질에 앞선다'라고 표현했다. p.228

제목처럼 하룻밤에 읽는 것은 실패했지만 책의 마지막까지 다 읽고 판권면까지 보고서야 이 책이 2003년 처음 출간되어 꾸준한 사랑을 받으며 쇄를 거듭하다가 최근 3판을 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지적 대화를 위한 넓고 얕은 지식』 보다 훨씬 전에 철학에 대해 넓고 얕은 지식을 보여준 것이다. 어쩐지 제목이 낯익다 했다. 시간이 흐르고 쇄를 거듭하면서 현재에 맞게 비유를 들어 독자의 이해를 높이면서도 철학자들의 깊은 통찰과 사유를 쉽게 이해할 수 있게 도와준다. 철학에 대한 이해와 질문들에 대해 조금 더 깊게 들어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이 역시도 쉽게 발을 들이기는 힘들어 보인다. 『하룻밤에 읽는 서양철학』을 읽고 철학 세계에 더 욕심을 내보려 하는 사람들을 위한 더 깊은 지식의 책이 시리즈로 있어도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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