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인장 키우는 예쁜 누나 - 올려놓고 바라보면 무럭무럭 잘 크는 트렌디한 다육 생활
톤웬 존스 지음, 한성희 옮김 / 팩토리나인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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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백하자면 나는 알아주는 똥손이다. 무엇을 만들고 꾸미는 일에 젬병인 것은 물론이고 식물이든 기계든 수명을 단축시키거나 파괴하는 마이너스 손으로도 유명하다. 이 나이 먹고도 제대로 된 요리 하나 할 줄 모르고 몇 년을 매일 하면서도 도무지 메이크업 실력이 발전하지 못하는 건 자랑할 일이 아니지만 가만히 놔두기만 하면 알아서 자란다는 선인장을 죽였던 일화는 어쩐지 자랑처럼 말하곤 한다. 그럼에도 식물에 대한 관심과 애정은 가득하여 수목원이나 요즘 유행하는 식물 카페를 즐겨 찾곤 하는데(이런 유행은 얼마든지 옳다) 그런 나에게 선인장과 다육식물 키우기에 다시 도전할 용기를 주는 책을 마주하게 됐다. 쨍한 색감의 일러스트가 책 속에 어떤 내용이 들어있을지 호기심을 자아내게 한다.

 

톤웬 존스의 『선인장 키우는 예쁜 누나』는 50가지 다육이와 선인장을 예쁘게 키우는 방법을 알려준다. 사진이 아닌 일러스트로 식물을 묘사한 점이 특이하다. 작가가 엄선한 식물 리스트와 식물을 직접 키우는데 필요한 노하우를 세심하게 담아낸 것은 물론이고 지금까지 보지 못했던 감각적인 일러스트와 디자인으로 책에 대한 소장 욕구를 불러일으키면서 나도 작가에게 영감을 준 이브 생로랑처럼 근사한 정원을 꾸미고 싶다는 욕심까지 가지게 하니 위험하기까지 하다. 단순히 식물을 예쁘게 관람할 줄 아는 사람이 아닌 식물에 대해 더 자세히 알고 싶어지고 이번 기회에 식물 좀 키울 줄 아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욕심까지 드니 외면은 몰라도 내면은 미세하게나마 조금은 예뻐진 것 같다는 착각이 들기도 한다. 식물을 키우는데 무덤덤했던 내가 이토록 근거 없는 자신감을 가질 정도인데 평소 식물을 키우는 재미를 충분히 알던 사람들에게는 그야말로 기름을 불어넣는 격이니 정말 위험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선인장과 다육이에 대한 꼼꼼한 소개로 정보 전달은 물론이고 감각적인 디자인과 일러스트로 한 권의 책 자체가 인테리어 장식 용도로도 탁월해서 센스 있는 선물용으로도 적합할 것 같다. 집들이나 부담 없는 선물로 책에서 눈여겨 본 선인장이나 다육이 몇 점과  『선인장 키우는 예쁜 누나』를 함께 건넨다면 선인장 키우는 예쁜 누나는 물론이고 센스 있는 선물도 할 줄 아는 예쁜 누나까지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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