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취향을 팝니다 - 콘셉트부터 디자인, 서비스, 마케팅까지 취향 저격 ‘공간’ 브랜딩의 모든 것
이경미.정은아 지음 / 쌤앤파커스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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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잔의 커피를 사 마셔도 단순히 '커피'만이 아닌 '취향'과 '경험'을 함께 사는 시대다. 맛, 서비스, 인테리어, 브랜드가 내 취향을 만족시켜주고 특별한 경험을 충족시켜 준다면 가격이나 거리, 시간쯤은 기꺼이 지불할 용의가 있다. 하지만 '취향존중'과 동시에 '싫존주의'가 대치될 정도로 주관이 확실하고 까다로운 고객들의 취향을 파악하기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브랜드 마케터이자 공간 기획자인 이경미, 정은아의 『우리는 취향을 팝니다』는 이런 사회 현상과 시대를 정확하게 파악하는 것은 물론이고 한 발 앞서 브랜딩을 진단하고 제시해준다.

 

전 세계적으로 소비자들의 감성을 자극하는 각종 브랜드들의 성공 사례들과 요즘 한국에서 가장 핫한 을지로와 익선동까지 두루 다루며 단순한 '공간'을 넘어 마케팅에 관한 모든 것을 꼼꼼하게 다루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취향과 경험에 관한 시야를 넓혀주는 것은 물론이고 없던 감각도 깨우쳐 주고 있다. 마치 감각적인 잡지를 넘기듯이 술술 넘기며 읽힐 것이라 예상했었는데 두 베테랑 작가의 감각적이고 꼼꼼한 글과 사진을 골똘하게 살펴보게 되는 반전도 『우리는 취향을 팝니다』가 전해주는 확실한 재미다. 디테일이 살아 있다.

 

 우린 수많은 공간들 속에서 때론 스쳐지나갈 수도 있는 작은 디테일 하나에 감동 받고, 위트를 느끼기도 합니다. 화분 안에 숨어 있는 작은 피규어, 창가의 작은 꽃, 카운터의 센스 있는 문구 등 무심히 스쳐지나갈 수 있는 것들에서 말입니다. 이런 공간의 디테일을 점검할 때는 소비자의 입장에서 감동받을만한 디테일이 무엇일까를 고민해야 합니다. 그 고민은 고스란히 공간을 찾는 사람들에게 전해지며 공간의 이미지를 만들기 때문입니다. p.82

 

이제 어느 공간을 들러도 예전보다 더 들여다보게 되고 많은 것이 보일 것 같다. 상점을 운영하거나 운영 계획이 있는 사람들에게 확실한 솔루션을 제시하지만(그러한 이유로 센스 있는 개업선물로도 추천 가능) 취향과 감각을 깨우치는데도 그 역할을 하고 있기에 독자층을 특정 무리들로 한정하는 오해로 이 책을 그냥 지나치는 실수를 하는 사람들이 없었으면 좋겠다. 그나저나 애초에 계획도 없고 돈도 없고 생각도 전혀 없었는데 나만의 공간이 만들어지고 싶은 충동이 생기는 건 즐거운 부작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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