뭔갈 하는 걸 무진장 좋아하는
나는 이것저것 만들기도 좋아하고
대회에 나가는 것도 좋아했다.
말 그대로 하고잡이.
비즈 공예부도 들고 십자수부도 들고
영어 말하기 대회에도 나가고
중국어 말하기 대회에도 나가고
하여튼 하고 싶은 건 다 하면서
살아야 한다는 신조 아래
열심히 살았던 것 같다.
하지만 끝을 제대로 내지
못할 정도로 흐지부지하는 경우도
꽤 많았던 것 같다.
그래서 엄마는 늘 하고 싶은
욕심은 많으면서 제대로 끝내는 건
없다고 뭐라고 하셨고
십자수나 공예를 하는 것도
엄마보다는 손재주가 덜해
늘 구박을 받았던 것도 같다.
그러다 2년 전 즈음에 귀걸이를
만들 수 있는 원데이 클래스가
부산에 있길래 냉큼 신청해서
만들어보고 온 적이 있었다.
반짝이고 예쁜 건 너무나 좋아하는
성격이었기에 그렇게 만들어서
직접 끼고 다니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했었다.
척 보기에도 어려워보이는 걸
했었는데 그게 귀걸이를 만드는데
있어 가장 기초적인 방법이라고
말씀을 해주셨다.
가르쳐주면 가르쳐주는대로
열심히 하려고 했는데 역시
손을 움직이는 게 쉽지는 않았다.
그런데 너무 잘 배운다고 정말
잘하시는 거라고 처음하는데 이 정도면
정말 잘하는 거라고 몇 번이나
말씀을 해주셔서 조금
떨떠름하기도 하고 놀랍기도 했다.
전 손재주가 안 좋은 줄 알았어요
했더니 전혀 아니라고 정말
좋은 거라고 계속해서 말씀해주셨다.
그때 깨달았다.
내가 생각하는 '나'가
뭔가 잘못되었음을.
자존감에 대해선 정말
많은 책들이 이야기를 하고
있고 그게 중요한 것임을
나 또한 알고는 있었다.
하지만 어떻게 해야
자존감이 좋아질지 어떻게
해야 이 상태에서 나아갈 수
있을지를 제대로 알려주는
책은 없었다.
긍정적으로 생각하세요!
내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스스로 알아차리세요!
이런 뻔하디 뻔한 말은 너무나
질렸고 나는 지금보다
조금 더 괜찮아지고 싶은데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늘 제자리걸음이었다.
이 책을 접할 때도 다른 책들과
똑같은 건 아닐까 하는
의심과 함께 뭔가 다른 이야기를
해주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걸었다.
자신의 위대함을 받아들일 때,
나에게 필요한 이야기였기 때문이다.
책은 총 10장으로 나누어져 있고
각 챕터마다 직접 해볼 수 있게끔
시도해보기 란이 있는데
시각화, 체크, 단어 카드 등
다양한 활동들이 있어
이 책 하나만 제대로 잡고
꾸준히 하면 좋은 습관을
들일 수 있는 요건이 되기도 한다.
그리고 이 책은 우선적으로
일기 쓰기를 집중적으로
권장하고 있다.
하루를 되돌아보고 나를
들여다보는데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게 일기이지만
많은 사람이 다양한 이유로
일기를 쓰지 않고 있다.
나도 어렸을 때는 자주 일기를
쓰곤 했지만 어느 날 문득
펼쳐봤다가 내가 이런 생각을
했었다고? 진짜 쪽팔린다
하면서 일기장을 덮어버렸고
그 이후로는 절대 일기를
쓰지 않게 되었다.
나의 부정적인 생각들을
들여다보는 게 힘들었고
쪽팔렸기 때문이다.
나는 늘 괜찮은 사람이고 싶고
좋은 사람이고 싶은데 그게
아니라는 걸 깨달았기 때문이
아닐까 지금에서야 알게 되었다.
사람이 살다 보면 나쁜 생각을
할 수도 있는 건데 나는 왜
내가 쓴 것들을 보며
쪽팔리다고 했을까 싶었건만
이 또한 낮은 자존감으로 인해
벌어진 일이라는 걸
이제와서야 알게 되었다.
일기를 쓰면서 같이 해보면
좋을 활동들이 책에 다양하게
소개가 되어 있었다.
차근차근 정독해나가면서
그대로 따라해보려고 한다.
이제 더 이상 자존감에 관한
책은 읽지 않아도 될 정도로
디테일하면서도 확실하게
내가 나를 사랑할 수 있고
아껴줄 수 있는 방법들이
소개되어 있었다.
좋은 책을 알게 된 것 같아
정말 다행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