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성 탐정 이상
김재희 지음 / 시공사 / 201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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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를 공부하다 보면

꼭 듣는 소리가 있다.

"역사에 만약은 없어!!"

역사적 사실을 기반으로 한

영화나 드라마를 보면 누군가는

꼭 이렇게 말을 한다.

"저런 사건은 실제로 존재하지 않았어!!"

역사적 사실을 꼭 알아야 하지만

이것을 기반으로 상상력을 더해

만든 작품에는 사람들이 냉철하게

반응을 하는 게 없지않아 있다.

실제로 저 인물은 그러지 않았다,

너무 드라마처럼 그려내는 게 아니냐,

하지만 그런 말들을 보며 생각했다.

드라마나 영화가 꼭 역사적인

사실만을 그대로 내보여야 하는 걸까?

정확한 사실을 알아야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것을 바탕으로

'만약에 이랬다면 어땠을까?'

하는 즐거움도 매력적이지 않은 걸까?


그러던 찰나 몽실 북클럽의

온라인 독서 모임이 창간되었고

그 모임의 첫 번째 책으로

김재희 작가님의 경성탐정 이상이

선택되었다.

경성이라는 분위기를 내 친구들은

제법 좋아하는데 나는 딱히

잘 모르겠고 그냥 그런가 하고

넘기는 터라 어떨까 하는

막연한 생각만 있었던 것 같다.

하지만 실제로 존재했던

이상 시인과 소설가 구보씨의 일일을

적으셨던 박태원 작가님이 마치 한국의

셜록과 왓슨 같은 환상의 콤비를

보여주시며 미제 사건을 풀어나가

이야기를 훑어나가다보니 온 몸에

전율이 섬짓하는 게 아닌가.

이상과 그의 연인 금홍은 물론

염상섭 작가나 김유정 작가까지

그 시대를 살았던 작가님들이

등장을 하시는데 이게 정말

실제 있었던 일은 아닐까? 하는

엄청난 쾌감(?)에 사로집히기도 했다.

한 에피소드, 에피소드를 풀어나가며

이야기가 진행이 되다 보니 이걸

추리해나가는 맛도 있었고

그 시대의 풍경을 쉽게 상상할 수 있어

더욱더 재미가 더했던 것 같다.

(이래서 사람들이 경성 분위기를

좋아하는 거였구만)

이상이라고 하면 천재 내지는

종잡을 수 없는 사람, 이런 수식어로

불리기도 하는데 그가 하나하나

냉철하게 추리를 해가는 모습이

정말로 소름돋게 멋졌다.

사소한 것 하나 놓치지 않고 분석하고

캐치해나가는 구보 또한 그 매력이

아주 일품이었다.

책을 읽다가 문득 박태원 작가님을

검색해서 봤는데 외손자가

봉준호 감독이라 하더라.

세상에. 이래서 예술가의

영혼은 피가 따로 존재하는 건가

싶은 생각도 했었다 ㅋㅋㅋㅋㅋ

실제 사진 한 장을 가지고

이런 대단한 상상력을 해내신 작가님.

이런 책을 왜 이제 알았나 싶은

아쉬움이 들 정도이다.

책은 4권까지 나와 있고

이제 곧 5권이 나올 거라 하던데

빨리 4권까지 마스터하고

5권도 사서 읽어봐야겠다.

이 외에도 특정 시대를

배경으로 한 다양한 소설들이

많이 나와있는 것 같았는데

어떻게 이런 상상력을

해내셨을까? 어떻게 이게 가능하지?

이 말만 계속했던 것 같다.

대단한 분을 만나면 이렇게

짜릿할 수가 없다.

읽는 내내 전율이 일고

즐겁다는 생각만 했었다.

역사는 꼭 역사로만 자리잡아야

한다 생각하는가?

물론 그 사실에도 동조를 하지만

실제에 픽션을 가미하면 그것만으로도

훌륭한 작품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모든 사람들이 아셨으면 좋겠다.

이상과 박태원 작가님의

환상적인 추리 실력이 궁금한가?

지금 바로 경성탐정 이상을

탐독하시면 그 세계로 훌쩍

빠져들 것이다. 컴온 경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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