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아의 탐구

데미안
헤르만 헤세 지음, 김그린 옮김 / 모모북스 / 2019년 10월

우리는 휘게를 몰라서 불행한가를 읽으며

자기 실현은 수많은 자신의 모습과 마주하고

부딪히고 깨어지고 다시 붙여가는 과정을 통해

이루어진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리고 헤르만 헤세의 데미안은

그 얘기를 소설로 풀어냈다고 볼 수 있다.

황야의 이리와 데미안은 자아를 찾아가는

여정을 담았다 볼 수 있는데

데미안은 청소년에게 황야의 이리는

성인에게 주로 읽힌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데미안은 황야의 이리에 비해

쉽게 읽힌 느낌이 있다.

헤르만 헤세는 싱클레어라는 가명으로

이 책을 냈다고 한다. 그리고 책의

주인공 이름은 싱클레어다.

여기에서도 자전적인 소설임을 알 수 있지

않나 싶었다.

싱클레어는 따뜻하고 평화로움이 감도는

집에서 안전한 세계를 느끼고

바깥에서는 악취와 위험이 천만하는

격정적 세계를 느끼게 된다.

그와 동시에 자신에게도 균열이

일어나고 있음을 새로 만난 친구

데미안을 통해 알게 된다.

싱클레어와 데미안의 차이는

소설 초반부에서부터 종종 엿보인다.

카인과 아벨을 통해서도 알 수 있는데

우리가 기존에 알고 있는 그 신화를

데미안은 새롭게 해석한다.

다시 말해서

싱클레어는 성경을 읽을 때 아무런 견해 없이

그냥 읽고 받아들인다면

데미안은 자신의 견해대로 생각하고

재해석을 한다고 볼 수 있다.

이것이 바로 자아를 찾았는가

자신이 누구인지를 아는가 모르는가의

차이가 아닐까 싶다.

부나비는 수컷보다 암컷 개체가 훨씬

적다고 한다. 그렇기 때문에 수컷 부나비는

암컷 부나비가 얼마나 멀리 있던지 상관 없이

암컷 주위로 몰려든다.

인간도 마찬가지로 자신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고 그것을 이루기 위해

염원하다 보면 가능하다는 이야기를

데미안에서는 하고 있다.

사람은 항상 질문하고 의심해야 하지마

자신에게 있어 의미와 가치가 있는 것에

있어서야 성공을 한다는 이야기다.

이 이야기를 보고 나선 연금술사가 생각났다.

자네가 무언가를 간절히 원할 때

온 우주는 자네의소망이 실현되도록 도와준다네.

라는 유명한 말이 생각난 것이다.

이 시대를 살고 있는 우리 또한

우리의 생각을 끊임없이 재단하며

다른 사람이 행복하다고 말하는

기준만을 쫓으며 내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진정으로 생각해보지 않는다.

자신이 원해왔던 것, 원하는 것들은

타인의 기준에 의해 무시되고 짓밟히기

마련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렇게 나의 소망을 나조차도

무시해버린다면 그 어디에도

나는 존재할 수 없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