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후의 만찬 - 제9회 혼불문학상 수상작
서철원 지음 / 다산책방 / 2019년 9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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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은 상상력을 자극하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더 큰 세상으로 나아갈 수 있게 만드는 힘이 있다.

그리고 이 힘을 절묘하게 잘 표현해 냈다.

쉽게 접할 수 있는 정조의 이야기나

정약용, 장영실, 김홍도, 박제가 등등의 실존 인물과

서양의 대가라고 할 수 있는

레오나르도 다빈치가 만났다.

그것도 아주 절묘하게

이 책에서 말이다.

작가의 유려하게 흐르는 문체가 저 멀리 시대로

데려가기도 했다. 쉬운듯 하지만 절대 쉽지 않아

중간 중간 집중력이 흐트러지면 여기가 어디냐... 하기도 했다.

그래도 끝까지 읽어나가면서 찡한 감동을 느끼기도 했고

아, 정말 대박이다 하며 연신 감탄을 하기도 했다.

간만에 접한 소설이라 그 감동은 더 배가 됐던 것 같다.

 

픽션이지만 픽션 같지 않은

흥미로운 전개와 내용에 빨려들어가듯이 읽었던 책.

판타지와도 연관이 되어 있어서

불을 다루는 아이나 가야금의 금기된 변음에 관한

이야기들이 서로 절묘하게 어우러져 큰 틀을 갖추고 있어

정말 하나의 세상을 마주하는 것만 같았다.

이런 맛에 책을 읽는 거지! 하는 쾌감도 느꼈다.

혼불 문학상을 수상하게 되면서

심사위원들이 늘어 놓은 평에 절감했다.

무슨 말을 하고픈 건지 잘은 모르겠다.

하지만 그저 좋았다.

시간이 된다면 나중에 한 문장 한 문장 천천히

음미하며 보고 싶다.

이런 류의 소설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너무나 즐거운 경험을 할 수 있을 테고

관심이 없는 사람이라 하더라도

흥미로운 전개에 술술 빨려가는 느낌을 받을 수 있을 것 같다.

"더 놀라운 것은 다빈치의 그림 속에 장영실이 남아 있다 하옵니다. 비록 생김은 그곳 사람 같으나 흰머리에 총명한 눈두덩을 가진 오른쪽 두 번째 자리에 서 있는 자가 바로 장영실이라 하옵니다."

임금이 그림을 돌아봤다. 가운데 앉은 자의 조용한 눈총이 보였다. 식별할 수 없는 용기와 예측할 수 없는 전의가 밀려왔다.


- P122

이 작가의 감성은 무지갯살처럼 아름답다. 난해하고 철학적인 주제를 다루고 있으면서도 문장은 시적이고 환상적이다. 같은 작가로서 시샘이 날 정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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