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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가 김억중의 읽고 싶은 집 살고 싶은 집
김억중 지음 / 동녘 / 2003년 8월
평점 :
품절
자네는 모든 걸 보았네. 단지, 본 걸 가지고 추리를 하지 않은 것뿐이야.
사람들은 대개 어떤 사건에 대해 순서대로 추적해 가다보면 그 결과가 어떠하다는 걸 알게 되지.
그건 사람들이 은연중에 개개의 자료들을 종합해서 그로부터 어떤 결과를 구하기 때문이네.
하지만 어떤 결과만을 갖고서 그 결과가 과연 어떤 과정을 거쳐서 나오게 되었는가를 추리해 내는
사람은 별로 없다네. 바로 그렇게 하는 능력이 내가 말하는 역추리 또는 분석추리라는 걸세. (53)
홈즈가 왓슨에게 했던 말이다. 저자가 하는 말도 크게 다르지 않다.
집(건축물)을 관찰할 때는 형태의 일곱 가지 속성을 동시에 보아야 한다.
크기, 위치, 모양, 방향, 재료(질감), 색깔, 시각적 관성
일곱 가지 속성을 동시에 보아야 하되, 집을 바라보는 시야도
세 가지 관점에 따라 분석의 방법을 달리 해보아야 한다.
하나. 작가 중심의 관점 : 형태 언어의 생성 배경과 주제들 (투시도 밖에서 모든 해석의 근거 연구)
둘. 작품 중심의 관점 : 형태 요소들 사이에 숨은 구성의 질서 (투시도 자체에 주목)
셋. 사용자 중심의 관점 : 관습과 충돌하는 형태 언어
이런 식으로, 특정인물에 대해 분석해 '읽고 싶은 사람, 살고 싶은 사람'으로 엮어봐도
흥미롭겠다. 작가 중심의 관점에서는 그가 써놓은 글과 평소의 언행을 토대로,
작품 중심의 관점에서는 그 사람 자체의 외형(신장, 체중), 습관, 스타일 등을 토대로,
사용자 중심의 관점에서는 그 사람 주변의 그를 직접 경험한 이들의 경험담과 평가를 토대로.
과연, 나는 읽고 싶거나 살고 싶은 집이 될 수 있을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