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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탁의 밤
폴 오스터 지음, 황보석 옮김 / 열린책들 / 2004년 5월
평점 :
절판


폴 오스터 저
열린책들
2004년 05월 발행


나는 원래 책을 좋아하지 않았다.
초등학교 때는 책 읽는 것을 끔찍히 싫어했고.
동화책은 대학때 아동문학 수업을 들으며 더 많이 읽었다.

나의 질풍노도의 시기가 시작 된 것은 초등학교 6학년 때이다.
일기를 쓰기 시작했고, 걷잡을 수 없는 마음의 소용돌이 속에서 매진할 무언가를 잡아야 했다.
TV에서 쏟아지는 여러가지 영상과 말보다.
공상을 좋아하는 나에겐 책보다 더 좋은 숨을 다락방은 없었던 거 같다.

소설을 읽기 시작했다.
아버지가 소설을 좋아하신 덕분에 고전부터 당시 베스트셀러까지 집안 곳곳에 방치되어 있었다.
쉽게 잡히고, 쉽게 읽히고, 쉽게 상상의 세계로 인도하는.
그렇게 책과 친해졌다.

대학을 들어와 술을 배우고, 짝사랑에 상처받고, 알 수 없는 미래가 불안해 질 때 마다
햇볕이 잘드는 도서관 한켠에서, 오후 햇살을 즐기며 책에 매달렸었다.

그러다.
정확히 어느 순간인지 기억은 안나지만.
열심히 픽션을 떠들어대는 소설에 진저리가 났다.
내게 공상이라는 달콤한 시간대신, 진실에 대한 호기심이 발동하기 시작했고.
그때 내곁에 있었던 H군과의 끝임없는 대화도 나를 공상에서 벗어나게 하는 환경이였다.

요즘 다시 소설에 매달리고 있다.
다시 질풍노도의 시기가 시작된 것이라고.
숨을 다락방을 찾고 있다는.
변명을 늘어 놓으면서 말이다.

-

생각은 진짜일세, 그가 말했다.
말도 진짜이고, 인간적인 모든 것이 진짜일세.
그래서 우리는 때때로, 설령 우리가 그 사실을 알아차리지 못하더라도
어떤 일이 일어나기도 전에 미리 그것을 알게 되지.
우리는 현재에 살고 있지만 우리의 내면에는 어는 순간에나 미래가 있네.
어쩌면 그게 글쓰기의 전부인지도 몰라, 시드.
과거의 사건을 기록하는 것이 아니라 미래에 어떤 일이 일어나도록 하는 것 말일세.

신탁의 밤 中

-

미래에 일어날 일들에 대한 영상의 파편이 괴롭힐때가 있다.
아직 일어나지 않은 일들에 대한 몇몇의 예감.
언제나 미래가 현재가 되고 난 후 느끼는 씁쓸함.
그 예감이 날 그 미래로 이끌고 가는 것일지도 모른다.
내가 느낀 직감들이.
꽤 정확하게 나의 미래를 현재로 만들어 버린다.


-

오늘 정말 말이 많다-
이 책이 그렇게 만드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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