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국의 몰락 - 미국 체제의 해체와 세계의 재편
엠마뉘엘 토드 지음, 주경철 옮김 / 까치 / 200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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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현재 미국의 헤게모니에 이상이 생겼으며, 이제는 그것이 무너지고 있음이 자명한 상황에서 미국은 어떻게 해야 되는가, 그리고 나머지 세계는 무엇을 해야하는가를 논하는 책들이 많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이러한 책들은 미국의 보수적인 브레인들의 전략과 애국심을 읽을 수 있는 책들과 그와 반대로 미국의 위선과 폭력을 고발하고, 비난하는 책들, 크게는 이 둘로 갈라진다. 제국의 몰락은 후자해당되는데, 그것도 유럽 중심적인 입장에서 미국을 이제는 물로 봐도 되지 않냐는 식으로까지 미국을 까내린다. 

프랑스의 인구학자이자 역사가인 앰마뉘엘 토드의 미국에 대한 평가와 전망은 신랄하다 못해, 학자의 글이라고 보기에는 너무 유치하다고 여겨질 정도였는데, '연극적 히스테리', '방화광적인 행동', '광적인 전략' 등의 구절에서 보듯이 그의 미국에 대한 '감정'은 장난이 아니다. 그러나 토드는 인구학자인 만큼 인류사적인 접근을 통해 풍부한 자료와 통계들을 가지고 글을 이끌어 나가기 때문에 논리적이긴 하다.

토드가 이책에서 하고자 하는 이야기는 지금 우리가 미국의 힘을 너무 과대평가하는 잘못을 하고 있다며, 여러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미국의 힘이 아니라 미국의 취약성 측면을 잘 보아야 한다고 당부하면서 글을 시작한다. 일단, 미국은 두 가지 문제를 안고있는데, 하나는 자유 민주주의의 보편화로, 그것을 이루기 위한 의무를 다하고 있는 미국은 언제간 정치적으로 무용하게 될 것이라는 역설이며, 두번째는 생산이 아닌 소비만 이루어지는 세계의 소비하는 '공무원'화 되어가는 미국 시민들, 즉 경제적으로 세계에 종속되어가는 문제이다. 이러한 상황속에서 미국은 점점 더 그들의 행동의 정당성을 잃어가는데, 그 대안으로 나오는 것이 '마이크로 군사주의', 즉 소국들만을 상대로 군사적인 행동을 취하면서 극적인 행동들을 연출하는 것이다. 토드는 이미 미국은 '제국'의 조건(조공과 보편주의)에서 많이 멀어졌으며 쇠퇴기에 접어들었음을 논하고 있다. 그는 이제 미국이 아니라 나머지 세계, 특히 서유럽과 러시아 그리고 일본 ,중국의 역할들에 대한 중요성을 언급하는데, 사실 일본이나 중국 등 아시아에 대한 논의는 거의 하지 않고, 서유럽과 러시아의 변화와 협력을 통해 지금의 제국의 판도를 어떻게 역전시킬 수 있는지에 대해 매달리고 있다.

 러시아 점차적으로 민주화되어 가면서, 서유럽과 협력하고 미국에 대해서는 도발하지 않고으면서 신중히 행동하면서 현실주의로 복귀하고 있음을 논한다. 토드는 이제 아메리카가 고립되는 문제를 미국이 신중히 검토해야 하며, 단기적인 해결책으로 약자를 공격하는 것이 아니라 중장기적인 전망을 가지고 제대로 행동해라는 조로 충고하고 있다. 그러나 세계를 크게 미국과 유럽으로 보면서 아시아를 완전히 배제하는 태도, 거기에 자신이 소련의 붕괴를 예상(인구학적 접근으로)했기 때문에, 이번에도 그러한 근거로 자신의 예상이 맞을 것이라고 지나치게 자신하고 있다.

그는 자유 민주주의 보편화를 논하면서, 이슬람과 아프리카 등지의 인구 변화와 문자 해독률을 근거로 하고 있다. 특히 피임을 굉장히 강조하는데, 교육이 보편화되면서 문자해독도 보편화되고, 이어 피임에 대한 인식, 출산률 감소 이러한 발전을 통해 그 사회가 근대화되고, 민주주의의 발전이 이루어진다고 보는 것은 너무나 평면적인 인식인것 같으며, 그러한 통계나 지수를 통해 그 사회 전반의 발전을 낙관하는 것 또한 도식적인 것 같다. 각 나라별로 문화와 전통, 그리고 발전 정도가 다 다른데, 그것을 일국사적으로 분석하는 것은 지나친 단순화이다.

 그리고 특히 인류학적 유형(가족 가설)으로 현재 그 나라를 판단하는 것 또한 매우 위험한 생각이다. 물론 인류학적 변수, 문자 습득 같은 역사적인 변수를도 함께 파악해 보는 것이 이해에 도움이 되겠지만, 그것이 결정적인 논거가 될 수는 없는 것이다. 지금으로부터 100년 전에 이땅에 서 사는 사람들과 사회, 관습, 이데올로기가 지금의 이땅에 사는 사람들과 사회의 그것들과 얼마나 다른가? 거슬러 추적해보면 그 근원은 지금 우리가 전통적이라고 생각하는 것과 아무 상관없는, 혹은 아예 존재하지도 않은 것일때가 많은 것처럼 그러한 논리는 인류사적으로는 통할지 모르겠지만 역사적으로는 무리가 있다고 생각한다. 위험하다고 한 이유는 그 민족은 원래 성격이 저래하는 고정관념과 그렇다는 정신구조를 재료로 사용할 수 있는 또 다른 이데올로기의 형성의 위험성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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