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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처음 만난 셰익스피어 시리즈 세트 - 전6권 ㅣ 뒹굴며 읽는 책
마틴 워델 지음, 김옥수 옮김, 앨런 마크스 그림, 윌리엄 셰익스피어 원작 / 다산기획 / 2009년 9월
평점 :
품절
궁금했다. 과연 셰익스피어의 작품들을 아이들 눈높이에 맞출 수 있을까? 인간 관계와 심리, 긴박한 이야기의 흐름을 놓치지 않고 어떻게 재구성했을까가 궁금했다. 한편으로는 예전에 읽었던 <햄릿>과 <맥베스>, <폭풍우> 등을 다시 꺼내 들춰보았다.(시인 김정환이 번역한 작품들이 내겐 입맛에 맞았다.)
'작은 노벨상' 이라 불리는 안데르센 상을 탄 마틴 워델. 찾아보니 안데르센 상은 2년마다 어린이문학을 하는 전세계의 작가들 중 글작가와 그림작가 한 명씩에게만 수여하는 상이라고 한다.
역시나...! 재구성한 글은 훌륭하다. 깔끔하고 단순하게 줄였는데도, 이야기의 깊이는 줄지 않은 것 같다. 오히려 이 부분이 이런 거였어, 하고 예전에 읽었던 책을 다시 들춰보기도 했으니... 대사를 풍부하게 사용하고, 여러 개의 막으로 적절히 나누어놓아 읽는 희곡의 맛을 살려주었다. 이 책의 홍보 문구처럼 아이들이 연극하기에 딱 좋은 책 같다. 조금은 어두워 보이는 그림도 작품의 내용에는 꽤 적절해 보인다. 간결한 수채의 그림들이 의외로 인물들의 표정을 잘 살려주고 있다. 그리고 그림자톤으로 그려진 부분들도 인상적이다.
책 뒤에 붙은 작품해설들은 아이들에게보다는 어른들이 읽고 아이들과 토론할 거리를 찾을 수 있는 도움을 준다. 과연 <햄릿>이나 <맥베스> <로미오와 줄리엣> 등을 아이와 읽고 무슨 이야기를 나눌 수 있을 건인지 힌트를 준다. 엄마의 숙제를 줄여준달까..
얼마 전 방영되었던 드라마 <탐나는도다>에서 일리엄이 인조 앞에서 <햄릿>을 공연하다 죽을 위기에 처한다. 셰익스피어의 작품 <햄릿> <맥베스> <리처드3세> 등은 사악한 권력자들에겐 확실히 불편한 책이다. 그들의 욕망, 추악한 행위, 끝모를 욕심 등을 그대로 드러내 보인다. 게다가 그들의 끝도 비극적이다. 폭군들이 존재하는 한 이 작품들은 여전히 사람들의 손에 손을 거쳐 읽힐 것이다.
아이에게 읽게 하고 싶어 산 책. 이 책들이 아이가 좀더 깊이 있는 책을 읽는 힘을 기르는 데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 앞으로 긴 인생의 고비에서 위대한 고전들에게 위로받고 힘을 얻고 지혜를 얻을 수 있다는 생각을 하게끔 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