몬스트러몰로지스트 1 - 괴물학자와 제자
릭 얀시 지음, 박슬라 옮김 / 황금가지 / 2017년 5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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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이든 영화이든 만화이든, 판타지 세계가 참 좋아.

난 그게 그냥 '매력적인' 세계라서 내가 좋아하는 줄 알았어.

그런데 몬스트러몰로지스트를 읽고 깨달았어.


이렇게 인간적이라서, 이렇게 따뜻해서 내가 판타지세계를 좋아했던 거구나.






사실, 이 소설을 읽게 된 건 황금가지 서평단에 당첨이 되서 였어.

표지가 예뻐서 신청했거든. 좋아하는 파란색에 좋아하는 판자지 느낌이 풀풀 나는 그림이라니.

신청하는게 당연하지 않겠어?


하지만, 소설을 읽고 나니까 표지가 소설이랑 정말 안어울린다는 걸 깨달았어.

이렇게 청순한 파란색이 아니라 검붉은 색의 소설이야. 찐득찐득한 검붉은 색.


그래서 이 책을 읽을 땐 빈속으로 뭘 먹지 않으면서 보는 걸 추천해. 특히 고기류.





윌 헨리가 죽었어, 가족도 친구도 없는 가난한 사람인 그가 죽고 나서 남긴 일기장에는 말도 안되는 이야기가 써져 있었지.


이것이 이 소설의 내용이야. 앞 몇장과 뒷 몇장을 빼면 내화 이야기 밖에 없는 액자식 구성이지.

처음에 소설을 읽을 때는 조수인 윌이 아니라 괴물학자인 박사가 주인공인줄 알았어.

읽다 보니까 윌과 괴물학자 두명 다 주인공이더라고. "니가 싫어!!!!!!!"라고 괴물학자에게 울며 소리치던 꼬마가 인간이 주식인 괴물을 죽이고 함정을 알아낼 정도로 성장하거든.


하지만 윌은 겨우 12살인데, 수십년 뒤에 써진 내용이라 그런지 일기장의 어투가 전혀 어린아이 같지않아. 책에서 나이가 안 밝혀졌으면 20대 초반이라고 생각했을 거야.


또, 햄릿과 성경구절이 곳곳에 나오는 편인데 친절한 주석이 없었다면 그게 성경 구절인지 무엇을 말하는 지도 모르고 그냥 넘어갔을 거야. 성경구절이나 햄릿에 나오는 내용을 우리가 보통 쓰는 속담처럼 쓰는 거 같았어.





처음에는 박사가 인간미라고 전혀 없는 사람인줄 알았어. 뭔가 셜록 느낌도 나고. 미치광이 마법사 느낌고 나고.

그런데 정말 따뜻한 사람이더라구. 뭐, 평소 성깔(_윌을 얼마나 들들볶든지;;)이 어쨌든지간에.






박사는 윌을 조수라고 하는데, 조수라기 보다는 책의 부제목처럼 제자라는 느낌이 강했어.

지금 우리 시대의 선생과 제자가 아니라 뭐랄까 도제관계? 부모님과 같은등급의 스승님?


일기장 어투 때문인건지 잘 모르겠지만 박사는 12살 제자를 꼬마 취급을 절대 하지 않아. 한 명의 인격체로 대하지. 그래서 더 윌이 꼬마같지 않았나봐.





이 책은 안트로포파기에 대한 내용이라, 평소에 나라면 안트로포파기에 대해 찾아봤을텐데, 안찾아 봤어.

너무 무서워서. 그리고 그런 끔찍한 괴물의 외양이 내 머릿속에 박힐 까봐서.


그런데 읽다 보니까 안트로포파기가 그냥 괴물 같지 않았어. 뭐랄까_연쇄살인마. 사이코패스. 정도를 안트로포파기에 대입해서 보게 되더라구. 이해하지 못할 미지의 생명체, 나를 '그냥' 죽일 수 있는, 자식에 애착관계가 강한 포식자.


그리고 그런 '걸' 사랑해버린 바보같은 한 사람. 그래서 죽을 때 조차 '그것'과 하나되어 버린 사람.






그래서 아까 내가 소설이 찐뜩찐뜩한 검붉은 색이라고 했는데, 거기엔 피 뿐만 아니라 '사랑'도 들어있는 거 같아.

더하자면 아버지에게 받지 못했지만 아버지에 대한 일방적인 사랑도. 하지만 그것은 맹목적이지는 않은 사랑이었어.





판타지인데도 불구하고, 현실에 정말 있는 성격을 가진 인물들이 많이 나와.

뭐가 잘못된건지 모르는 사람, 알면서도 잘못된 걸 못보는 사람, 잘못된 걸 역으로 이용하는 사람.


그래서 더욱 이 소설이 인간적인거 같아. 완전무결한 인물은 나오지 않거든.






책이 가벼워서 금방 읽을 줄 알았는데, 쪽수가 많더라고. 읽는 데 시간이 좀 걸렸어.

혹시나 하는 이야기지만 그렇다고 책의 종이질이 나쁜건 아니야; 기술력이 좋아졌는지, 괜찮은 종이인데도 책이 가벼워.







그래도 다 읽고 나니까 바로 "다음권!!!!"을 외칠 정도로 재미있었어. 응, 다음권도 되도록 빨리 사서 읽어보려구.


아니, 재밌기도 하지만, 윌이 극빈자로 생을 마감했다는게 이상해서. 박사 재산도 있고 본인도 능력과 지식이 있을텐데, 왜???


다음권을 읽으면 궁금증이 조금은 풀릴까?







재밌어, 끔찍하지만 따뜻하고. 그래서 추천할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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