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의 남자
박성신 지음 / 황금가지 / 2017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결론부터 이야기 하자면,

도진기님이나 정유정님 소설 좋아하시는 분들이라면 반드시! 꼭! 읽으시길.


위에 해당되는 분들은 아래 리뷰 읽지말고 소설부터 읽으세요. 시간 아까우니까.

이거 책 받고 서평쓰는거라 추천해주는거 같죠? 아닙니다.






책 내용보다는 표지가 마음에 들어서 서평단을 신청했었다. 소설 내용이 간첩+부자지간+미스테리 스릴러라는데 그럼 너무 진부하지 않은가.


_라고 생각했던 저라서 우선 책상에 머리박고 사죄드립니다. 작가님, 정말 사랑해요.





사실 소설 내용이 간첩+부자지간+미스테리 스릴러가 아닌건 닌데, 단지 거기에 가장 중요한 두 가지가 빠졌다.

바로 사랑과 운명.

워워~. 진정해라. 이 책은 그렇게 진부하진 않다.

뭔가 소설답다_라는 딱딱 맞아들어가는 상황은 있어도 그렇게 거슬리지 않고.

나름 반쪽으로 행복하게 끝나는 결말은 그처럼 이 책이 그렇게 대박나길 바라는 기원이라 생각하자.

이왕이면 똑같은 인생사 비극보다는 행복한게 낫지 않은가. 행복이라 해도 머리 터지는게 인생사인데.



여튼, 그래서 이 소설은 그냥 미스테리 스릴러가 아니다. 로맨스릴러지.





이 소설의 시점은 2가지 이다. 아들내미.그리고 대부분 아버지를 바라보는 작가님.

아들은 아버지를 싫어한다_기 보다는 남처럼 대하는데 그건 우선 아버지 탓이라는 걸 밝혀둔다.

자기가 문제인걸 알면서도 아버지는 상황탓을 하는 것 같지만, 아버지가 아들에게 미리 이야기만 잘 했어도 소설이 반쪽짜리 해피엔딩으로 끝나지 않았을텐데. 쯧쯧-.


하긴, 자신이 사랑을 하는 건지 이상적인 가정을 꿈꿨는건지도 모르던 여자가 이기심으로 한 커플 박살내고 나중에 후회하는 것도 마찬가지긴 하다. 그러니까 이 책을 읽은 우리는 후회할 짓 하고 살지 맙시다. 착하게 사는게 그래도 제일이에요.




그래서 뭐 나름 불쌍한 아들내미가 "아빠 땜에 인생 망했어!!!" 라고 진상부리는데 그게 반은 진실이었던거지.

그런 아들내미가 완전 루저 취급하는 아버지는 실상 영화주인공처럼 스펙타클한 인생을 산 사람이었고.

그런데 또 따지고 보면 영화 주인공의 삶이라는게 사실은 굉장히 피곤하다는거지. 그렇지 않을까? 우리는 그들의 삶에 하이라이트만 보니까 멋지고 재밌어 보이는 거지 막상 그들처럼 살라고 하면 글쎄.

뭐, 당신이 총맞고 칼맞고 당신의 가족과 동료와 사랑하는 사람이 죽어버렸는데도 안미치고 월출씨처럼 살아갈 수 있는 굳은 마음이 있다면 말리진 않겠다.


여튼, 아비는 불꽃같은 사랑을 했고, 그 결실을 지키기 위해 루저가 된거다_가 너무나 큰 소설의 맥이라서 쓰기는 한다만 이게 이 소설의 다가 아니라는 게 함정. 

이 소설은 그 불꽃같은 사랑이 핵심이다. 그 사랑은 아들내미도 재혼한 전부인과 딸에게 지금도 받고 있지.

단지 아비는 철이 있다 못해 성덕대왕신종같이 강건하지만, 아들내미는 철딱서니가 없었고.



그래도 피는 어디로 안간다고, 아들내미가 아비의 맷집뿐만 아니라 대담함을 물려받아서인지 이야기의 진행 과정에 틈틈히 역할을 하다 마지막엔 큰 역할을 한다.

사실, 당신같으면 딱 봐도 그것이 알고싶다에 나오는 '죽음의 수용소' 같은 곳을 비내리는 날 외진 시골길을 따라 찾아갈 수 있겠는가? 그것도 "거기 정보캐다 2명이 죽었는데 거기서 죽인 듯, 너 완전 조심해."라는 말따위를 듣고 나서.


사실 이 소설에서 주인공(이라기엔....그래 주인공이 2명이라면 그 중 하나.)이 고전소설처럼 영웅성이 없지 않아 있다. 뭐랄까, 이 소설의 우연성을 전기적 요소라고 한다면 불우한 주인공이 뛰어난 능력과 주변사람들의 우연한 도움으로 고난을 극복해서 해피엔딩이 되는 고전소설과...똑같잖아, 이거?!


뭐, 그래도 재미있으니까. 고전이 왜 지금까지 읽히겠어. 재밌으니까_지.




이 소설에는 불쌍한 여자가 세명이 나온다.


철딱서니 없는 아들내미를 사랑하지만 딸의 장래를 위래(서라고 추정되는) 재혼을 한 아들내미 전부인.

지 아빠가 동네 아저씨인 것도 모른채 넌 우리 엄마 아들이 아니라고 하는 미용실 아줌마.

따뜻한 가정이 가지고 싶어 이상적인 남자를 만났지만, 그 남자에 대한 존중보다는 자신의 이기심 때문에 그 남자의 사랑도 박살내고 자기도 미쳐버린 여자.


여기서 제일 불쌍한 건, 마지막 여자 같지만 사실은 첫번째 여자다.

왜냐하면 이 여자는 자기 남편한테 모든 걸 바쳤지만 정작 자신은 그만한 사랑을 받지 못했으니까. 지금 남편한데 받는다 해도 그게 쌍방향이 될까. 정말 받아야 할 때 사랑받지 못하고 지쳐서 말라버린 안개꽃 같다. 지금은 빨간 장미꽃 같지만_글쎄. 그 옛사랑의 한마디에 동요되는 걸 보면. 이래서 영화 2012에서 시나리오 작가님이 재혼한 남편역을 죽인건가_싶기도 하고.






여튼, 책은 처음부터 끝까지 지루하지 않고 재밌다. 간간히 개그코드도 있고. 그 시대에 살아보지 않았지만, 잡다한 지식으로 알고 있는 그때의 시대상과 비교해 보면 그 시대를 잘 표현해 냈다. 소시민이 지배층에 사소한(?!) 복수를 하는 내용도 있지만 나름 열심히 일하는 공무원들도 나오고, 억울하게 희생되서 잊혀진 사람들도 나오고, 처음부터 의심가던 아저씨가 결국 진범이기도 하고. 내용이 내용이니 만큼 액션장면도 나오고.

하지만 위에 것들보다 더 좋았던건, 이 책을 다 읽으니 뭔가 뿌듯했다는 거다. 나 말고, 소설의 이야기꾼인 아들내미에 대해서. 작중 나이가 나보다 많지만, 그래도 기특하다는 생각도 들고. 첫 장부터 마지막 장까지 정말 튼실하다.









+ 아들내미의 소설은 대박 날 수 밖에 없었다. 자신의 이야기를 이렇게나 맛깔나게 잘 이야기 하는 걸.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