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츠드렁크 - 행복 지수 1위 핀란드 사람들이 행복한 진짜 이유
미스카 란타넨 지음, 김경영 옮김 / 다산북스 / 2018년 12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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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계기

다산북스 서평단을 활동하면서 책을 선택할 기회가 생겼다.

발랄한 느낌의 표지, '행복'이 들어간 문구를 보고 이 책을 선택했다.



2. 구성

만지자마자 깜짝놀랄 정도로 부들부들한 표지가 좋았다.

양장본이지만, 겉표지가 따로 없이 딱딱한 부분에 바로 표지가 인쇄된 형태다.

귀염귀염한 그림과 파스텔 톤 색깔은 책 표지를 보는 것 만으로도 스트레스를 풀어준다.

겉 표지 뿐만 아니라, 본문에도 온통 파스텔 톤의 귀염귀염한 그림들이 많다.

또한 사진도 많다. 지금은 집집마다 필수품이 된 북유럽풍 가구들이 친근하게 느껴졌다.


핀란드 작가님이 지으신 책이라, 핀란드 문화에 대해 설명하신 부분에 '조금 더' 믿음이 생겼다.

맨 뒷부분에는 한국에 계신 핀란드 대사님의 추천사도 수록되어 있다.

핀란드 문화를 조금이나마 널리 알리시려는 대사님의 노력이 보였다.


북유럽 상황이 상세히 써진 부분도,

핀란드의 북부와 남부가 얼마나 멀리 있는지 귀여운 지도로 나타낸 것도,

귀엽지만, 분석적이고 직관적인 그래프들도,

한 눈에 보이는 설문조사들도,

책을 보는데 이해를 쉽게 만들어줘서 좋았다.


또한 그 문구가 뭔지 잘 모르는 사람들을 위해 ( )안에 조근조근한 설명이 쓰인 것도,

한글로 쓰인 외국어 옆에는 작은 파란글씨로 원어가 써져 있어서 더 좋았다.


팬츠 트렁크와 어울리는 놀이부터 장소, 볼 영상, 칵테일 제조법, 맥주 구입 순서까지.

이 책은 팬츠드렁크의 백과사전이다.


중간 중간 있는 팬츠드렁크의 후기도 '술마시고 혼자 있을 때'의 상황과 묘하게 공감되어 재밌었다.



3. 문구

[평화를 사랑하는 북유럽인은 전 세계에 분노의 폭풍이 몰아칠 때 개인이 바꿀 수 있는 부분이 거의 없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23쪽-]

얼마 전에 읽은 <전쟁은 여자의 얼굴을 하지 않았다>와 지금 읽는 중인 <법률가들>이 생각났다.

극한 상황이었던 19세기 말~20세기 중반. 아니 지금까지도 사람이 무력감을 느낄 만한 국가단위의 사건들은 연달아 일어난다. 마음이 허하면서 쓰렸다.


[눈 내리는 창밖을 내다보며 방 안에서 어룽대는 촛불 아래 따뜻한 코코아 한 잔을 마시는 일, 그게 바로 휘게다.  -25쪽-]

내가 늘 바라는 분위기가 '휘게' 였다.

내년에 회사를 다니게 되어도 저녁에는 '휘게'가 있었으면 한다.


[휘게는 치질, 눈물과 콧물이 뒤섞인 자기 연민, 사방의 찜찜한 얼룩 따위는 존재하지 않는 디즈니 영화같다.  -26쪽-]

내가 아직도 <미녀와 야수>에서 나오는 서재를 꿈꾸는 것.

처럼, '휘게'를 버리지는 못할 것 같다.

아무리 힘들어도, 그 순간을 꿈꾸는 것 만으로도 행복해지니까.

'팬츠드렁크'도 좋지만, '소녀감성'도 좋다. 


[팬츠 드렁크는 자비롭다. 사람을 혹사시키거나 소진시키지 않는다. 오히려 그 반대다. 계속 살아갈 수 있는 힘을 준다.  -36쪽-]

팬츠드렁크가 자비로운 이유는, 그걸 하는 행위에 많은 걸 요구하지 않아서 그런 거 같다.

팬츠드렁크가 좋은 이유의 '핵심'이라 생각한다.


[100년이라는 시간 만에 탈공업 정보화 사회를 이루었고 세계 3위의 부국이 된 것이다. 팬츠드렁크가 사회 발달에 긍정적 영향을 미친다는 이보다 확실한 증거가 어디 있겠는가?  -42쪽-]

핀란드가 이렇게 발전할 수 있었던 건, 개인의 스트레스를 잘 푸는 문화 덕분인거 같다.

우리나라는 '한'이라는, 스트레스는 개인이 삭히고 자기관리 하는 문화라 더 부러웠다.


[팬츠드렁크를 해야 하는 100가지 이유  -88쪽-]

한계에 닥친 워커홀릭들에겐 너무나 달콤한 휴식이자 유혹이 될 듯하다.

이래서 이 책이 참 좋다. 내일을 잊고 팬츠드렁크에 '퐁당' 빠져서 스트레스를 풀게 유혹을 하니까.


[팬츠드렁크는 그저 핀란드 국민들 사이 전해지는 전통이나 세계관에서 그치지 않는다. 핀란드 정부의 공식 외교 정책이기도 하다.  -157쪽-]

우리와 달리 국민의 '성취'보다는 '행복'을 강조하는 나라 같아서 부럽다.


[이 경우 팬츠드렁크는 쌓였던 감정의 응어리를 푸는 중요한 촉매 역할을 한다.  -169쪽-]

이렇게 감정을 '터트릴 수 있' 어서, 나쁜 감정을 털어내고 더 행복해 질 수 있는 듯 하다.


[연습만이 답이며, 스트레스를 푸는 다른 방법도 많다는 사실  -175쪽-]

누군가에겐 팬츠드렁크가 답이듯, 나에게 최고의 휴식은 잠이고, 운동이고, 산책 순이다.

요즘은 신서유기 보는 것도 더해졌다. 


스트레스 푸는 방법이 많다는 건 좋은 일일까? 내 삶이 안좋다는 걸까?


[자기 자신을 사랑할 때 비로소 다른 사람도 사랑할 수 있게 된다.  -179쪽-]

다른 사람들에겐 한 없이 너그럽지만,

나 자신에겐 혹독했다가 요즘은 많이 풀어졌다.

그래도 아직은 내가 나를 보듬기엔 길이 멀다.


[그냥 당신의 마음이 내키는 대로 즉흥적으로 일을 벌여보세요.  -185쪽-]

20대 때부터 가끔 이랬었다. 그래도 별 일 없이 즐거운 추억만 쌓으면서 잘 살고 있다.

일을 우선시하지 말고, 너무 멀리 있는 내 미래를 현재보다 우선시 하시 말고,

가끔은 내 행복을 그 무엇보다도 우선시하는 용기도 필요하다. 안그러면 죽어요.

계획없이 여행을 가는 건, 물론 계획을 하고 가는 여행보다 많은 비용이 들지만,

극한의 상황에서 나를 한번씩 풀어주는 건, 

지금 도심 한복판에 있어야 하는 내가 바다나 강을 보고 있다는 시원함은 그 무엇과 바꿀 수 없다.



4. 느낌

혼술을 하는 건 시간에 쫓기는 현대인들에게 작은 휴식이 필요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여백과 그림, 사진이 많은 책이라 머리가 힘든 날 보아도 지치지 않게 한다.

스트레스 받은 날에 촉감도 부들부들한 이 책을 보면서 '팬츠 드렁크'해도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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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산북스 서평단에서 책을 지원받아 글을 남겨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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