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천염천 - 무라카미 하루키의 그리스.터키 여행 에세이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임홍빈 옮김 / 문학사상사 / 2008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히루키의 ‘우천염천’을 읽었다. 인터넷으로 주문한 11권 책중 5권의 책이 터키에 관한 책이다. 그중 첫 번째 집어 들어 읽은 책이 하루키의 ‘우천 염천’이다. 하루키의 ‘우천염천’을 한겨울 ‘설천한천’ 한겨울 찬바람 부는 날 읽고 있다. 어쩌면 ‘설천한천’보다는 좀 그래도 나을 것 같은 ‘우천 염천’이지만, 하루키의 ‘우천 염천’을 읽으면서 비오는 날, 비를 맞으면서, 여행이고 구경이고, 유적이고 뭐고 어서 지치고 힘든 몸을 따듯하게 눕고 쉬고 싶은 심정이 먼저 생각나고, 햇빛과 더위와 먼지 속에서 고생한 몸이 먼저 부르르 반응 하는 것을 보면 하루키의 고생한 것이 전해진다.

 

하루키의 ‘우천 염천’은 여행기이다. 다른 분의 여행기도 즐겨 읽지만, 그의 여행기는 한두 번 읽은 기억이 있다. ‘우천’은 3박 4일 그리스 아토스 반도 수도원 여행기이고, ‘염천’은 터기 외곽일주여행 21일의 기록이다. 날씨도 대비되지만, 풍경도 대비되고, 여행법도 대비되고 마주하는 사람들도 묘하게 대비된다. 그리스 아토스 반도 날씨는 물론 비다. 하루에도 여러 번 바뀌는 날씨 때문에 달랑 우비하나로 버터 내는 준비 부족의 생고생을 한다. 또한 꼬불꼬불 해안 길은 걸어서 가야만하는 도보 여행이다. 그렇게 고생하고 절제와 검소한 수도원에서 소박하지만 친절한 도움을 받아 여행한다. 인간적이고, 사람과 사람사이가 가깝다.

반면에 터키 여행은 4륜구동 짚차를 이용하여 사막과 산길과 산업도로를 달린다. 물론 여행길이 순탄하지는 않지만, 줄곧 차를 이용한 여행이다. 호텔이세 묶지만 호텔다운 대접은 받지 못한다. 차라리 소박하지만 수도원의 친절이 더 그리울 지경이다. 날씨는 덥고, 목이 마르지만, 길가의 수돗물을 먹다가는 큰일 난다. 하루키도 설사를 하고 만다. 하루키가 만난 터키사람들은 소박한 농촌 터키인도 있지만, 총을 멘 군인이나 경찰도 많다. 아토스 반도에서 만난 수도승과 거리가 있다.

여행을 하면서 이렇게 비교하는 것은 옳지 않다. 여행지마다 그 나름의 특색과 특징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두 곳의 여행기가 한 책으로 묶여 있고(원래는 따로 발표했지만, 우리나라에 와서 한곳에 묶였지만) 그리스와 터키는 묘하게 연결된 땅이지만, 아시아와 유럽으로 나뉘기도 하고(터키는 이유 회원국이 아니다. 이유에 들어가고 싶었지만 못 들어간 이유가 묘하다) 사람들 성격과 풍토가 다르고 종교가 많이 다르다. 생각할수록 묘한 대비다.

 

난 아직 그쪽 공기를 마셔보지 못했다. 그리스보다 터키에 마음이 더 쏠리는 건 왠지 모르지만, 그리스와 로마까지 한 번에 돌아보는 패키지는 사실상 거부다. 비행기 값이 워낙 비싸 한번 유럽에 가면 될 수 있는 대로 여러 나라 순례를 하는 것도 의미가 있겠지만, 한나라라도 제대로 걸어보고 뛰어보고 싶은 것이 나의 바람이다. 지난 인도여행서 뼈저리게 느겼다. 비록 한나라지만 그 넓은 인도를 한 도시에서 1박 2일로 머물면서 대충보고(1박 2일이면 다 보고 더 볼 것도 없다는 투의 가이드 때문이기도 하다.)밤새 이동하는 여행방식은 내가 최고로 싫어하는 여행법이다. 여행사를 통해 간다면 어느 여행사도 유럽에 가서 작은 아토스 반도에만 3박 4일 여행하고 오는 상품은 개발하지 않겠지만, 하루키의 여행은 독특한 것이다. 아토스반도 이외에서 유럽에는 가봐야 하는 수도원과 성이 수없이 많고 유서 깊은 성당이 많기 때문이다.(공지영의 ‘수도원 기행’ 이 있기도 하다)

 

그리스의 아토스반도 수도원은 세상이 변하고 세월이 흘렀어도 중세의 풍습 그대로 간직하며 자신의 고통과 기도로 신과 가까워지려는 모습이라면 터키는 왠지 불안하고, 위태하며, 고독한 인간속 여행처럼 느껴진다. 투르크족의 삶과 국경선의 마약, 밀수 도박등의 풍경이 더욱 그러함을 연출한다..터키의 여행은 주로 흑해지역의 북쪽과 반호수 지역 시리아 국경지역에 많이 할애하고 지중해 지역과 남쪽지역은 거의 생략했다. 지중해 지역의 터키는 흑해지역과 산악지역의 터키보다 사뭇 풍경과 냄새가 다를 것이다. 하루키는 터키를 더욱 터키답게 보려고 흑해와 산악 황무지 지역을 그것도 늦가을에 찾아간 것처럼 보여 진다.

 

비록 방학이라 시간이 많지만, 여행은 가지 않고 방안에서 여행기를 읽는 것만으로도 하루해가 짧다. 방안은 온통 터키로 가득 차 있다. 터키식 양탄자라도 방바닥에 깔았으면....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