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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석산의 서양 철학사 - 더 크고 온전한 지혜를 향한 철학의 모든 길
탁석산 지음 / 열린책들 / 2025년 7월
평점 :
서양 철학사라는 주제는 항상 흥미롭지만, 650쪽이 넘는 두께는 시작하기에 부담스러웠습니다. 하지만 서평단 모집 글을 보자마자 “이건 읽게 될 운명이다”라는 생각이 들어 신청했고, 책장을 넘기며 놀랐습니다. 이 책은 머리를 쥐어짜는 고된 철학서가 아니라, 쉽고 부드럽게 읽히면서도 철학의 본질을 깊이 있게 풀어낸 책이었습니다.
총 6부, 73장으로 구성된 이 책은 고대 탈레스부터 현대 페미니즘 철학까지를 다룹니다. 하지만 단순한 인물 중심 연표가 아닙니다. 저자는 철학을 단지 이성과 논증의 산물이 아니라, 인간이 진리를 향해 사용해 온 모든 지적 도구의 총합이라고 말하며, 철학 속에 포함된 신비주의, 연금술, 오컬트, 종교, 심리학까지 함께 탐색합니다. 이 독창적인 시각 덕분에 기존 철학사에서 보기 힘든 연결고리를 새롭게 보게 됩니다.
특히 인상 깊었던 건 마지막 장인 페미니즘에서 “글쓰기가 정치입니다”라는 마지막 문장이었습니다. 이 말은 페미니즘에 국한하지 않은 자기 서사를 뜻하는 말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은 ‘입문자도 편하게 읽을 수 있는 문체’와 ‘전문가도 주목할 수밖에 없는 관점’의 공존입니다. 각 부의 중간마다 핵심 내용을 정리해주는 요약도 있어서, 흐름을 따라가기도 수월했습니다. 철학을 처음 접하는 분이라면 ‘지적인 즐거움’을, 철학을 공부해본 분이라면 ‘사유의 전환’을 느낄 수 있는 책입니다.
《탁석산의 서양 철학사》는 단순한 철학 개론서가 아닙니다. 철학, 신학, 과학, 예술, 신비주의까지 얽힌 서양 지성사의 입체적인 지도입니다. 쉽고 명쾌한 서술에 독창적 시선까지 더해져, 서양 철학사를 처음부터 끝까지 새로운 감각으로 읽을 수 있는 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