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여성관음의 탄생 - 한국 가부장제와 석굴암 십일면관음
김신명숙 지음 / 이프북스(IFBOOKS) / 2019년 11월
평점 :
2019년 세계가 100명의 마을이라면, 33명이 기독교를 믿고 19명이 무슬림이며 13명은 힌두교 6명은 불교를 자신의 종교로 가지고 있다. 우리나라가 100명의 마을이라면, 기독교인이 29명(개신교 18명, 천주교 11명)이고 불교인은 23명이고 종교가 없는 사람은 47명이나 된다.
종교란 무엇인가? 종교인이 없다면 종교는 존재하지 않을 것이다. 그렇다면 종교인은 누구인가? 수많은 종교인은 어떻게 다르며 이 순간 어디에 있는가? 통계에 선택지로 등장하는 기독교, 이슬람교, 힌두교, 불교 등의 분류는 어떠한 기준인가? 셀 수 없는 신흥종교는 누구의 발명품인가?
내 부모의 종교는 유교 가부장제였다. 아들을 낳기 위해서 딸을 다섯이나 낳았으며, 남자와 여자가 결혼해서 아들을 낳아 제사를 지내야 했다. 그렇다면 지금, 여기의 나는 어떠한가? 내 종교는 책에서 영화나 드라마로 바뀌었다. 다음은 유튜브나 넷플릭스일까? 아이들은 스마트폰인 것 같다.
신화와 과학은 종교를 해석하는 관점을 변화시켰다. 누구든 아는 만큼 의문을 가지게 됐고 나름의 답을 찾아가고 있다. 아주 오래전 존재했던 여신이 다시 모습을 드러낼 수 있는 이유다. 가부장제가 감췄던 여성이, 여신이 재조명되는 시대가 온 것이다. 부족한 자료는 상상력이 대신해도 좋을 것이다. 우리가 어머니의 자궁에서 왔다는 사실은 변함없을 테니까 말이다.
관음은 여성? 남성? 트랜스젠더? 라는 의문으로 시작하는 이 책은, 동아시아의 여성관음과 서구에서 등장한 여신관음을 통해서 한국의 관음신앙을 다시 살펴본다. 특히 관음이 한국에 들어온 후 여성화된 역사적 맥락과 과정을 중점적으로 탐구하며 석굴암 건축 당시 신라의 종교문화적, 정치적 상황을 젠더사적 관점에서 분석한 역사여행을 선물한다.
한국관음의 여성화는 현재진행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