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자풍수 쪽박풍수
지종학.지영학.김남선 지음 / 북스타(Bookstar)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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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잦은 동네의 이동으로 새로운 기거지를 구함에 있어 


내게 맞는 '터'라는 게 있을까? 하는 의문이 생겨났다.


나는 언젠가 지하 1층의 신축 원룸에서 살던 때 밤마다 몸에서 검은 개미가 기어 나오는 꿈을 꾸던 나날이 있었다. 


그때 역시 피곤하게 살아가는 하루하루긴 했지만 거의 매일을 그런 꿈을 꾸다 보니 자연스럽고도 부자연스럽게 신축 이전엔 도대체 집이 아닌 무엇이었던가? 동네 주변을 유심히 살피곤 했었고


상수동은 지대 자체가 낮기도 한데 신기하게도 그곳은 아주 오래전 우물 터였다는 것을 우연히 알게 되었다. 하지만 알게 된다고 하여 수면의 질이 나아지거나 꿈이 사라지진 않아 힘들어하다 결국 다른 거처를 구해 이사했고 더 이상 벌레가 튀어나오는 꿈은 꾸지 않게 되었던 일이 있었다. 


8년도 지난 꽤 오래된 이야기지만 종종 비과학 속에서 혹은 나이 지긋한 어르신들께 듣는 삶의 경험에서. 혹은 아직도 이해할 수 없는 세상의 어느 부분에서는 다른 이치가 작용하고 있지 않은가 싶은 의문의 들 때가 더러 있었는데 밝은 장소에서 밝아지고 어두운 날 울적해지는 본질적인 듯한 것들에 대한 궁금함이 많아졌다. 




지금 돌이켜 생각하면 지리나 풍수를 잘 모름에도 오래전 시절의 풍광을 떠 올리며 어떤 사람들이 살았던가 돌아보고 그 시간의 역사를 찾아보는 일도 꽤 재미있다 여겨 좀 더 자세히 보기로 하였다. 


어쨌든 풍수 책을 고르게 되는 날이 올 것이라고는 생각지 못했지만 제목보다는 목차에 끌려 도서를 선택하게 되었다.




목차와 내용 전체는 꽤나 다양하고 방대하지만 개인적으로 


<풍> 부분에서는 


'알기 쉬운 풍수지리 용어 배우기'와 '저기압은 우울증을 유발한다', '바람은 기를 빼앗는다' 그리고 


'사람은 집을 닮고 집은 사람을 담는다'.


<수> 부분에는 


'물길의 길흉 사례'와 '수맥이란 무엇인가' 


<지> 부분은


거의 모두가 생소하고 궁금했지만 '어느 건축가의 명당 실험'이라든가 '망자와 어느 가족의 꿈 이야기', '삼성그룹 선영과 이건희 회장 묘 터'의 내용이었는데 


악몽을 자주 꾸는 필자에게도 그렇지만 요즘 흥행 중인 영화 <파묘>를 보면서도 이해되지 않는 부분들이 있어 시기적으로 더 주목했던 것 같다. 


물론 영화는 그 특성상 이해와 해석의 요소가 다르지만 소재에 해당하는 '이장'이나 '묘 터'를 왜 중요하게 생각하는지 궁금했는데 꽤 도움이 되었다. 


조상과 망자들의 삶이 살아있는 우리의 삶에 끊임없이 이어져 있다는 오랜 우리의 유교문화


과거의 역사가 있기에 우리가 있다는 사실적이면서도 기묘한 긴 세월의 이야기들을 '풍수지리'라는 또 하나의 관점, 새로운 시야로 볼 수 있게 된 것 같아 책은 늘 감사한 스승이다. 


그리고 


<리> 부분은 


'지형지세는 암 발생에 영향을 준다' 부분에 주목했는데 


유독 요양원이 많은 이 동네에 온 지금의 필자에겐 


실제로 건강과 삶에 직결된 해석에서 확실히 더 큰 흥미를 느끼는 것 같다. 




책 <부자풍수 쪽박풍수> 제목만을 놓고 보자면 어쩐지 부자가 되려면 어떤 터로 가야 하는가 하는 단적이고 


다소 자극적인 느낌이 들 수 있지만 실제로 책을 접하면 오랜 세월을 바쳐 풍수지리와 한국학 그리고 부동산학 각 분야의 전문가들의 공부한 내용들을 정리하였고 실제로 좀 더 다각적인 방면에서 활용될 수 있기를 기대하는 공저자들의 마음이 담겨 있다. 그리고 가장 궁금했던 과연 물길은 무엇이고 바람이나 강들이 모이는 지점에서의 기운이라던가 사람이 살기에 적합한 풍수지리적 위치는 어디인가 하는 독자인 나 자신의 궁금함을 해소할 수 있어 좋았다. 


책 속에 소개되는 다양한 사례들은 국내 지명으로 바로 알 수 있는 사례도 있고 시대를 넘나드는 이야기와 


최대한 누구나 이해하기 쉽도록 설명하려 애쓴 대목이 많아 이 분야인들의 자부심도 슬며시 느껴지기도 했다. 




무엇보다 궁금해했던 배산임수와 기초적인 풍수지리 관련 용어의 이해와 여태 살아온 나의 집 나의 터를 대입해 보며 다른 각도로 삶을 해석해 보는 재미가 있다는 점이 좋았다. 


굉장히 습하고 해무가 많이 끼는 지금 사는 곳의 지리적인 궁금함이 비과학 안에서 또 한 번 이해되는 소소한 즐거움을 여러분도 만끽하시길 바라며 글을 줄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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