낭만적 사랑과 사회
정이현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0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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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글에 '악한 여자'에 관한 소설이라고 했던가...
하지만 타인에게 해를 끼치는 '악하다'는 것과는 거리가 있는
타인에게 해를 끼치지 않되 스스로에게 철저한,
지독히 자본주의적인 생각과 행동의 '현실적인' 여자들에 대한 얘기. 

자본주의적으로 잘 살기 위해 남자를 선택하는 데 있어서도
한치의 어긋남이 없는 여자.  

후보목록에 있는 석달째 사귀는 남자가 지독하게 육체적 관계를 원하자 
순결을 지켜내기 위해(?) 오랄로 해결한다.
그후 선택조건에 부합한 남자를 만나 호텔에서 조신한 여자로 보이기 위한
절차를 거친 후 순결의 흔적을 확인시키기 위해 하얀 타올을 침대에 깔고
몸을 허락하는 여자가 있다. 

계획적이고 자기관리에 철저한 미혼의 직장여성은
승진에 이용된 상사를 버리고 새로운 CEO와의 관계를 시작한다.
우연한 사건의 해결에 이용하기 위해 버린 상사를 불러들이지만
사건의 해결에는 도움이 되지 못하고 추한 모습을 보이는 그를
CEO로부터 받은 장미꽃 화병으로 죽인다.
늦어져 버린 취침시간에 잠을 청하려다가 
피부미용을 위해 변기에 걸터앉아 꼼꼼하게 클린싱을 하는 여자가 있다. 

생일이라고 산오리가 선물해 준 책.
책을 읽고 산오리는 이 책을 읽지 않았으리라, 아마 누군가로부터 얘기를
들었다 하더라도 얘기를 한 사람이 페미니스트류의 사람이리라 생각한다. 

자기의 외형을 위해 현실적이고 철저하게 살아가는 여자들이지만
그 속에 순수한 자기 자신은 상실하고 있다. 

쭉쭉빵빵한 글래머가 명품 브라우스와 스커트에 비슷한 코트를 걸치고
가난한 이들의 한달 급여도 넘는 백을 들고 압구정동 거리를 활보하지만
정신의 공허함과 주체의 상실이 엿보이는 듯한 그들의 삶. 

나와는 너무 다른 세계의 그들도 나름대로 멋진 삶일 수 있겠지만
내 선택을 물으면 절대 아니라고 말하련다.
아마, 나는 감성덩어리여서 현실적이지 못하고 쓸데없는 것에 메여 허덕이는
나를 많이 사랑하는 듯... 그러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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