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의 과학적 한계 - 의문화 1
에드워드 골럽 지음, 예병일.신좌섭 외 옮김 / 몸과마음 / 2001년 6월
평점 :
품절


최근 의도에 의해 구입한 책이 똑 떨어져버려 대략 난감해 하다가
1년전쯤 구입해 책장에 쳐박아 둔 책을 꺼내들었다.
제목의 느낌도 딱 그렇듯이 그다지 재미 없겠다는 생각으로 시작했는데
오호~~~ 생각보다 재밌다. 

20세기 초 평균연령이 35세였다는 사실(어디선가 들었겠지만 잊었었지^^),
겨우 19세기 중반에 위생이나 공중보건이라는 개념이 도입되었다는 사실도
새삼 재밌다.
'풍속의 역사'에서 재미로 남겨진 비위생적인 파리의 거리,
베르사이유 담장의 오물, 그걸 피하기 위해 시작된 하이힐의 유래 등이
다시 눈앞에 나타나기도 했다.

17세기 산업혁명은 사람들의 경제적 발전을 유도하고
17세기 말부터 18세기까지 시민혁명으로 사람들의 정치적 성장을 이끌어
그 시대는 왠지 어지러운 발전의 궤도를 달리고 있고
뭔가 근대의 문턱을 넘어 과감한 시대적 변화가 있었을 법한데
19세기, 20세기초만 하더라도 비위생적인 환경 때문에
조기 사망이 가장 평균 연령을 낮추는 가장 큰 원인이었고,
사람들의 두려움을 유도한 페스트, 두창과 같은
감염성 질병의 시대였다는 건 좀 생소하다.

사망이나 질병의 정확한 원인은 알지 못한 채 19세기 중반
채드윅과 같은 인물에 의해 공중보건법이 만들어지고(1848년)
열악하고 빈곤한 근로자들의 환경이 개선되면서
불과 5년 후(1953년) 근로자 지역의 연간 사망률은
1천명당 30명에서 13명으로 줄어든다.  공중보건과 위생의 승리!

그 이후 루이 파스퇴르나 조지프 리스터 등에 의해
질병의 세균설이 등장한다.
기존에 의학을 지배하던 비과학적 생기론을
과학을 의학에 활용함으로써 의학은 획기적인 발전을 하게 된다.
세균의 발견으로 시작된 세균학에 이어 제너의 종두법,
파스퇴르의 콜레라, 탄저병, 광견병 등의 예방,
베링의 디프테리아 예방 등으로 의학이 눈부신 발전을 하면서
면역학이 등장한다. 
베링의 디프테리아 치료가 성공한 것이 1889년이었으니
1세기보다 짧은 기간동안 의학은 많은 사람들로부터
죽음의 공포를 잊게 해 주었다. 

19세기 중반에 세균의 존재를 안 이후 150년이 지난 지금 의학의 모습은 어떤가.
저자는 군산복합체와 비교하며 의료-산업복합체라는 용어를 빌려쓴다.
의료에서 사람이 소외받고 있으며,
과학을 등에 입은 의학은 환자가 아니라 질병과 죽음만을 상대로 하고,
일부 가진 자의 특이성 질병에 집중할 것이 아니라
아직도 비위생적인 환경에서 감염성 질병에 시달리는 사람들을
위해서 의학이 존재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좀 낭만적인 성향을 가진 사람이지 싶다. 

그럼에도 모두를 위한 의학도 필요하지만
특수 질병에 대한 의학도 과학을 빌려 발전해야 하지 않겠냐는 생각에
저자의 생각에 전적으로 동의하지도 못하고
또한 철학이 담기지 않은 무분별한 과학이나 의학으로
저자의 생각을 전적으로 부정하지도 못한 채
그저 의학의 역사와 몰랐던 부분들을 들추면서 쏠쏠한 재미를 느꼈을 뿐이다.

 에드워드 골럽 지음/예병일 외 옮김, 몸과마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