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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할까? - 제7회 앤서니 브라운 그림책 공모전 수상작 ㅣ 알이알이 창작그림책 26
신소라 지음 / 현북스 / 2018년 2월
평점 :

『어떻게 할까?』
신소라 글 · 그림
예전에 제가 어렸을 적에는 인생극장이라는 프로그램이 있었어요. 선택에 기로에 놓인 상황에서 "그래! 결심했어!"라며 어떤 한 쪽을 선택하고 그 삶을 살아보고 다시 되돌아가서 다른 길을 선택한 삶을 살아보는 내용의 프로그램이었던 것 같아요. 하지만 인생은 그런 개그 프로그램처럼 되돌릴 수가 없기 때문에 항상 선택에 앞서 많은 고민을 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삶을 살아가면서 우리는 끊임없이 선택을 해야 하는 상황에 놓이게 되고 또 어떤 선택을 하느냐에 따라 삶이 달라지게 됩니다. 매일 뭘 먹고 어떤 옷을 입을지를 선택하는 것에서부터, 어떤 진로를 선택하고 어떤 회사에 입사하며 어떤 사람을 만나 결혼을 할지 등 크고 작은 것들이 모두 선택의 연속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오늘은 이런 선택과 관련된 내용을 담고 있는 책이 있어 아이와 함께 읽어봤어요.

"어떻게 할까?"라는 책의 제목을 보면 알 수 있듯이 주인공이 어떤 선택을 하는지를 함께 생각해보는 책이에요. 이야기는 아침 자명종 소리가 울리면서 시작됩니다. 많은 사람들이 아침이 되면 하는 고민이 아닐까 싶어요. 알람이 울리면 일어나야 하는데 너무 졸리고 피곤하니까 조금만 더 쉬고 싶어서 꿈지럭꿈지럭. 주인공도 그만 일어날지 아니면 조금 더 잘지를 선택해야 합니다. 이것이 하루를 시작하는 첫 번째 선택이에요.
이 책을 읽고 나서 매일 아침 아이에게 눈을 뜨며 물어봅니다. "잘 잤니? 이제 그만 일어날까? 아니면 조금 더 침대에 누워서 뒹굴뒹굴하고 싶니?" 그러면 아이는 그때 기분이나 몸 상태에 맞춰 다른 대답을 해요. 본인이 피곤하다고 생각되면 조금 더 누워있겠다고 하고, 충분히 누워있었다고 생각하면 바로 일어나고요. 그전까지는 일어날 시간이 되고 아이가 뒤척이면 제가 혼자 판단해서 "이제 그만 일어나"라고 했고 아이를 깨우는데 시간이 많이 드는 편이었는데 아이에게 선택을 할 수 있게 해주니 오히려 기분 좋게 일어나고 생각보다 아이가 오래 뒹굴뒹굴하지 않고 바로 일어나서 아침에 깨우는 게 한 결 수월해졌어요.

밥을 더 먹을지 그만 먹을지, 그리고 창밖 날씨를 보며 우산을 가져갈지 놓고 갈지를 선택한 후 주인공은 학교로 출발합니다. 학교에 빨리 가야 하는데 버스를 타고 갈지 아니면 지하철을 타고 갈지를 정해야 하는 주인공.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사람이라면 이런 선택을 매일 아침저녁으로 하지 않을까 싶어요. 저 역시 학생 때 많이 했던 선택 중 하나(특히 아침)가 무엇을 타고 갈지를 정하는 것이었어요. 기다려도 버스는 오지 않고, 다른 교통수단을 이용하자니 지금까지 기다린 게 아깝기도 하고 버스가 바로 올 것 같기도 하고, 그렇다고 더 기다리면 지각할 것 같고, 이런저런 고민을 하다가 손을 번쩍 들어 지나가는 택시를 불러 세워 타고 가기도 했거든요. 택시를 타고 가다 뒤를 보니 그렇게나 마음 졸이며 애타게 기다렸던 버스가 바로 뒤에 따라온 적도 몇 번 있었어요. 그럴 때는 '나는 목적지에서 더 가까운 곳에 내릴 수 있다'라며 위안을 삼기도 했었습니다.
지금 아이는 저와 항상 함께 다니니 교통수단은 제가 결정하고 아이는 그대로 따를 수밖에 없지만 종종 아이가 버스를 타고 싶다고 하거나 차를 타고 멀리 놀러 가고 싶다고 했을 때 상황이 허락하면 아이의 선택을 따라주고 그렇지 않을 경우엔 아이의 선택대로 할 수 없다는 것을 설명해주기도 해요. 아이가 커서 스스로 결정해야 하는 상황이 오면 주인공과 제가 경험했던 것들을 비슷하게나마 경험하는 순간이 오지 않을까 싶어요.

학교로 가는 길에 예쁘게 활짝 핀 꽃을 보면서 꺾을지 말지를 고민하며 길을 걷는 주인공은 학교에 도착한 이후에도 다양한 선택의 기로에 서게 됩니다. 수업 시간에 선생님의 질문에 대한 답을 알 것 같은데 손을 들지 말지, 점심시간에 좋아하는 메뉴가 나왔는데 더 달라고 할지 말지,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군것질을 할지 말지, 놀이터에서 놀다 갈지 말지, 신호등 초록불이 깜박거리는데 건널지 말지, 골목길과 계단 중 어느 길을 선택해서 집으로 돌아갈지 등 다양한 선택의 순간이 나타납니다.

이제 집에 다다른 주인공 앞에 놓인 강아지 한 마리. 지저분해 보이는데 만져볼까 말까 고민하다가 자리를 뜨는 주인공은 뒤를 돌아보며 강아지를 데려갈지 말지 고민을 합니다.

결국 강아지와 함께 집으로 가는 것을 선택한 주인공은 집에 돌아와 부모님께 이 사실을 알릴지 말지 고민하게 됩니다. 이 선택이 이 책에 나온 가장 마지막 선택이에요. 그녀는 과연 어떤 선택을 했을까요? 그리고 그녀의 삶은 어떻게 되었을까요?
매일 같은 일상의 연속이라 생각을 했는데 주인공의 삶을 들여다보니 전혀 그렇지가 않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매번 선택을 해야 하는 상황이 매일 같을지라도 어떤 선택을 하느냐에 따라 매일이 조금씩 다른 날이 될 수가 있기 때문이죠. 어제는 지하철을 타고 오늘은 버스를 타고, 오늘은 놀이터에서 놀고 내일은 바로 집으로 가고.. 결국 매일이 똑같을 수는 없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제7회 앤서니 브라운 그림책 공모전 우수작 『어떻게 할까?』
아이와 책을 읽을 때 우리는 매번 다른 선택을 해봤습니다. 제가 책을 읽으며 물으면 아이는 저에게 다시 되묻곤 했는데 그럼 저는 "우리 이번엔 이렇게 해볼까?"하면서 그때마다 선택을 바꿨습니다. 그리고 이야길 좀 더 채워 넣어 아이에게 들려주었더니 책의 이야기만 풍성해진 것이 아니라 주인공의 삶까지도 풍성해진다는 걸 알 수 있었습니다.
생각해보면 모든 것들이 선택입니다. 하지만 일상의 선택들은 진로 선택이나 배우자 선택만큼 중요하다고 생각하지 않아서 그런지 신중하게 고민하고 생각해서 고른 선택이라는 생각을 하지 않았는지도 모릅니다. 그런데 책을 읽고 나니 결국 선택의 순간들과 순간의 선택들이 모여 우리의 하루가 만들어진다는 생각이 드네요. 그렇다면 쳇바퀴 돌듯 매일의 일과가 지루하다고 생각하지 말고 나의 선택으로 채워진 시간들이라는 생각을 하면 어떨까요. 좀 더 소중하게 느껴지고 다채롭게 채워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지 않을까요. 그저 지나가는 하루의 일과일 뿐이라 생각했던 모든 것들이 나의 선택들로 이루어져 있다고 생각하니 나에게 주어진 이 하루가 참으로 소중하다는 생각도 들고 삶을 살아가는 자세까지도 깊게 생각해볼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해당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서평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