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 그릇 (50만 부 기념 에디션) - 비울수록 사람을 더 채우는
김윤나 지음 / 오아시스 / 201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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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울수록 사람을 더 채우는 말 그릇』
김윤나 지음

말이 얼마나 중요한지 살면서 다들 한 번쯤 깨닫지 않을까 싶다. 어떤 사람의 말 한 마디에 죽음을 결심했던 사람이 살기로 마음을 바꾸고, 또 어떤 사람의 말 한마디에 멀쩡했던 사람이 한순간 매장당하기도 한다. 이처럼 자신의 삶뿐만 아니라 타인의 삶에도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말. 언변이 뛰어난 사람이 되고 싶기도 했지만 신중하게 말을 하고 내가 한 말에 책임을 질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과 좀 더 부드럽고 사랑이 오가는 대화를 나누고 싶었다.

 

 

 

"말은 당신을 드러낸다. 필요한 말을 제때 하고, 후회할 말을 덜하고 살았으면 좋겠다. 말 때문에 사람을 잃어버리지 않았으면 좋겠다. 말로 한 명이라도 더 살리고 키워낼 수 있으면 좋겠다. 당신의 말은 당신이 없는 순간에도 사람들의 마음속을 떠다닌다. 그러니 진정한 말의 주인으로 살아가기를. 무엇보다도 당신의 일상이 말 때문에 외로워지지 않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 프롤로그 '말'이 주는 상처가 가장 아프다 중에서

프롤로그만 읽었을 뿐인데도 왠지 지금의 내 모습을 저자가 지켜보고 있는 것 같아 깜짝 놀랐다. 그리고 그 글들을 보며 위안을 받기도 했다. 바꿀 수 있다는 희망이 있으니까. 

 

 

 

책은 총 5부분으로 나뉜다.

Part 1 말 때문에 외로워지는 사람들
Part 2 내면의 말 그릇 다듬기
Part 3 말 그릇을 키우는 '듣기'의 기술
Part 4 말 그릇이 깊어지는 '말하기' 기술
Part 5 사람 사이에 '말'이 있다

Part 1과 Part 2를 통해 자신의 말은 어떤지를 되돌아보며 자신의 말그릇을 그려본다. 내가 하는 말에 무슨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닌지 파악하고, 문제가 있다면 왜 그런 말을 하게 된 것인지 내 내면을 들여다보며 말이 나오게 된 바탕을 찾아가는 시간을 갖는다. 만약 어떤 특정한 사람이 하는 말 때문에 자꾸 상처를 받는다면 그 사람은 어떤 문제가 있어서 그런 말을 하는 것이고 그 사람에게 어떻게 다가가면 좋은지에 대해서도 생각해볼 수 있다. 결국 나를 들여다보면서 나 자신을 이해하고, 다른 사람을 들여다봄으로써 그 사람을 이해할 수 있는 것이다.

"갈등에 처했을 때 상대방의 결점과 한계를 찾아내고 당장 자신의 감정을 해소하는 데 집중하는 사람들은 대화를 하면 할수록 상대방의 취약점과 죄책감을 귀신같이 건드리기 때문에 말이 길어질수록 상황은 더욱더 나빠진다. 그리고 이런 식의 말 습관은 아이와의 관계에서도 고스란히 재현된다."

"그런데 왜 우리는 수없이 상처를 받으면서도 또다시 사람들에게 다가가서 말을 나누고자 하는 것일까? 왜 포기하지 않는 것일까? 바로 관계 안에서 안정감과 소속감을 느끼고 인정과 사랑을 확인하며 위로와 용기를 채우고 싶기 때문이다. 그것이 인간의 본능이기 때문이다. 대화의 주제는 달라도 그 마음만큼은 조금도 다르지 않다. 하지만 요즘에는 말하기를 '주도권'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말을 권력으로 여기면 곧 그것으로 사람을 통제하고 싶은 유혹에 빠지게 된다. 가르치고, 바꾸고, 조정하고, 원하는 방향으로 이끌고 싶은 욕심 때문에 말 안에 사람을 담지 못한다. 후배의 아픔을 돌보기보다는 정신 차리게 하는 목적으로, 아이의 사정을 알아주는 것보다는 잘못을 다그치는 수단으로, 친구의 고민을 보듬어주기보다는 한 수 가르쳐주려는 도구로 말을 사용하면 결국 사람은 다 떠나고 당신의 말만 초라하게 남는다." 

진짜 감정을 찾는 것에 대해서도 이야길 하는데 진짜 감정 안에는 내가 말하고자 하는 핵심의 담겨 있기 때문에 이것을 파악하는 것이 상당히 중요하다고 한다. 진짜 감정은 "출현 - 자각 - 보유 - 표현 - 완결"의 5단계를 거쳐 찾아내는데, 즉, 어떤 감정이 나타나면 지금 이 감정이 무엇인지를 깨닫고 잘 조절해서 말로 표현함으로써 그 감정으로부터 벗어나는 것이다. 이때 감정을 말로 표현하는 데는 3가지 종류의 유형이 있는데 기분이 나빠지면 마음에 담아두지 못하고 말을 쏟아내는 폭포수형과 웬만해서는 감정을 드러내지 않는 호수형, 그리고 마지막으로 필요할 때 원하는 만큼 조절할 줄 아는 수도꼭지형이 있다. 자신은 어떻게 말하는지 확인해보고 앞으로 말을 할 때는 수도꼭지형이 되도록 노력하는 것도 좋을 것이다. 


Part 3에서는 듣기의 기술과 중요성, Part 4에서는 질문을 통한 말하기의 기술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듣기는 그저 상대편에 앉아 있는 것만이 아니라 상대방의 표정이나 자세, 그 사람만의 표현 방식과 상황 등을 세심히 관찰하고 이해해야 하며, 상대의 감정을 헤아릴 뿐만 아니라 말하지 않았지만 알아주길 바라는 내용까지도 파악할 줄 알아야 한다. 

"관계에서도 마찬가지다. 사람들에게 어떤 질문을 던지는가에 따라 상대는 다른 생각의 갈래를 선택하게 되고 그것이 기분과 행동을 좌우한다. 자녀들에게 방어와 변명을 불러일으키는 질문을 할 수도 있고, 자율과 확장을 이끄는 질문을 할 수도 있다. 동료들에게 마음을 어지럽게 만드는 질문을 할 수도 있고, 고통스럽지만 성장하게 하는 질문을 할 수도 있다."

어떤 질문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대화와 관계의 질이 바뀌게 되는데 유도질문은 절대로 하지 않되 상황에 따른 적절한 질문을 통해 상대방의 감정이나 생각, 의견을 파악하도록 한다. 저자는 좋은 질문을 하는데 'OFTEN 질문법'을 소개하고 있는데, 이것은 Opened Question(열린 질문), iF Question(가설 질문), Target-oriented Question(목표지향 질문), Emotion Question(감정 질문), Neutral Question(중립적 질문)이라는 5가지 유형을 의미하는 것이다. 역시 질문은 타인에게만 묻는 것이 아니라 나에게도 물어보며 나 자신을 들여다보는 수단으로 사용하기도 하고 다른 이와의 관계를 개선하는데도 쓰인다.

 

 

 

결국 완벽하지 않은 서툰 말 때문에 상처를 주기도 하고 상처를 받기도 하는데 내 말로 인해 다른 사람이 힘들어하거나 관계가 단절되는 것을 막기 위해, 그리고 좀 더 깊은 대화를 나누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내 말그릇을 크고 단단하게 만들어야 한다. 

책을 읽는 내내 반성과 성찰의 시간을 가졌고 그 과정을 통해 상대방의 입장을 헤아릴 수 있게 되자 마음이 편해지고 차분해졌다. 사실 난 언제부턴가 작은 것에도 크게 그리고 쉽게 짜증을 내는 사람이 되어있었다. 예전의 모습으로 되돌아가고 싶었지만 생각만큼 쉽지 않았고, 점점 말은 짜증 섞인 말투로 변해가고 있었다. 하지만 책을 읽은 후 내 말하기는 좀 더 부드러워지고 여유로워진 것 같다. 적어도 그러려고 노력하고 있다. 이전과 같은 상황에서도 짜증을 일으키는 작은 요소들에 크게 휘둘리지 않았다. 그런 요소들이 우선순위도 아니고 별로 중요하지 않은 것이니 차후 시간을 가지고 차분하게 이야기해보자고 생각하니 짜증이나 화도 나지 않고 오히려 상대방을 이해할 수 있기도 했다. 참으로 감사한 일이다. 아직은 갈 길이 멀게만 느껴지지만 이런 작은 변화들이 쌓여 예전처럼 밝고 활기차며 긍정적인 말을 하는 사람으로 거듭나고 싶다.

자신의 말하기에 문제가 있다고 느껴지는 사람, 하지만 어떻게 해야 변할 수 있는지 잘 모르는 사람, 그리고 변하길 원하는 사람, 자신의 주변 사람들이 점점 자신을 떠나는 사람, 단절된 관계에 문제가 무엇인지 파악하고 싶은 사람, 사람들과 깊이 있는 대화를 나누며 결속력을 다지고 싶은 사람이라면 이 책을 읽어보길 권한다. 

 

 

 

 

 

리뷰어스클럽 서평단입니다.

해당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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