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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에서 도시락을 파는 여자 - 평범한 대한민국 여자가 유럽에서 일으킨 기적
켈리 최 지음 / 다산3.0 / 2017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파리에서 도시락을 파는 여자』
켈리 최 지음
처음 책을 보고 "유럽 10개국에 700여 개의 매장을 갖고 있는 40대 아줌마"라고 하니 어떻게 성공하게 되었는지 그녀의 성공 스토리가 궁금했다. 그리곤 한국이 아닌 외국에서 도시락(책 제목만 보고는 김밥이나 덮밥류 같은 도시락을 생각했었다)을 파는 것이 쉽지 않았을 텐데 음식을 현지화한 것인지, 어떻게 해서 현지 음식과 경쟁이 가능하게 된 것인지 등에 대한 궁금증이 생겼고 이내 곧 책의 내용이 궁금해졌다.

저자 소개를 보고 그녀도 평탄한 성공가도를 달리기만 한 것은 아니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10억 원의 빚이라는 것이 말로만 들어도 눈앞이 캄캄할 정도인데 그 상황에 놓여있었던 그녀의 상황은 얼마나 절망적이었을까. 재기에 성공하기까지 마음고생과 피나는 노력을 했을 텐데, 책 표지를 보면 고생 한 번 하지 않았을 것처럼 환하게 웃는 그녀의 미소가 더 빛나 보이는 이유이기도 할 것이다.


책은 그녀의 첫 사업이 망한 이후의 이야기로 시작을 한다. 왜 사업이 망했는지를 생각해보며 그녀의 첫 사업 그리고 과거 학창/유학시절에 대한 이야기가 이어지고, 가까스로 마음을 잡고 일어나 재기하기까지의 준비과정과 행복한 제2의 삶을 살아가는 이야기를 하고 있다.
첫 사업이 망하기까지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어느 정도 사업이 망할지도 모르겠다는 예측을 할 수 있을 정도로 경영에 문제가 있어 보인다. 물론 나도 경영에 대해 아는 것은 아니지만 부족한 내가 보기에도 그랬다. 물론 그녀가 왜 망했는지에 초점을 두고 이야기를 하다 보니 자신의 부족한 점이나 회사의 잘못된 운영 체계에 대해 이야기를 한 것이겠지만, 점점 쌓이다 보면 위태로운 상황이 계속되고 언젠가는 와르르 무너질 때가 찾아올 수밖에 없을 것이다.
"마음만 먹으면 무엇이든 이룰 수 있을 것처럼 당당했던, 자신을 꾸미고 가꿀 줄도 알던 당찬 여성 사업가의 모습은 온데간데없었다. 거울 안에는 화장기 없는 푸석푸석한 얼굴에 꼬질꼬질한 옷을 입고 펑퍼짐하게 살이 찐, 스스로도 외면하고 싶은 몰골의 한 아줌마가 서 있었다. 자존감이라고는 눈곱만큼도 찾아볼 수 없이 위축된 그 모습을 보고 있으려니 서러움이 복받쳤다."
"비참한 과거에 얽매여 봤자 무슨 소용이 있단 말인가. 그저 잘못된 것들이 쌓여 현재의 내가 된 것뿐이다. 누구나 실수를 하고, 실패를 한다. 그리고 밑바닥으로 떨어진 내가 유일하게 믿을 수 있고 바꿀 수 있는 것은 세상도 아니고, 남도 아니고, 지금의 나뿐이다. 그러니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것부터 시작하면 된다."
우울하고 힘들 때는 희망이 보이지 않고, 위축된 자신의 모습만 들여다보게 되는데 그녀는 자신의 모습 속에서 자신을 자랑스러워하던 엄마의 모습을 보고 다시 힘을 얻었다고 한다.
저자는 자신의 실패를 '자만심, 경험 부족, 공부 부족'이라고 보았고, 두 번째 사업을 준비하면서 부족한 점들을 채워나가기 위한 방법 중 하나로 독서를 했다고 한다. 특이한 점은 그때그때 책을 골라서 읽는 것이 아니라 1년간 읽을 100권의 책을 먼저 선정하고 책의 내용 및 분량과 자신의 스케줄을 맞춰 읽을 시기를 정해 읽었다는 것이다. 예를 들면 시간이 많이 날 때는 어렵고 두꺼운 책을, 시간이 부족할 때는 얇고 편하게 읽을 수 있는 책을 읽는 것.
"이때 '어떻게 책을 선정할 것인지'가 중요하다. 흔히 독서는 책을 읽는 것이라 생각하지만, 나는 책을 선정하는 단계부터 독서가 시작된다고 본다. 어떤 책을 선정하느냐에 따라 독서의 질이 완전히 달라지기 때문이다."
그녀는 또한 자신만의 책 읽기 방법에 대해서도 알려주고 있는데, 처음에는 인상적인 부분을 검은색으로 밑줄 긋고 그다음엔 밑줄이 그어진 부분만 읽으며 파란색으로 밑줄을 긋고, 그중에서도 더 중요한 부분은 빨간색으로 밑줄을 긋고, 그다음에는 밑줄 그어진 내용 중 누군가에게 들려주고 싶은 내용은 노트에 적는다고 한다.
요즘 책 읽기를 즐기면서 어떤 때는 책을 좀 더 깊이 있게 읽어야 하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때가 있었는데 그녀의 독서 이야기를 들어보니 마치 내가 읽는 것은 수박 겉핥기 식의 책 읽기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내용을 곱씹어 보는 시간을 좀 더 갖고 책을 읽을 때뿐만이 아니라 그 이후로도 쭉 내 의식이나 행동의 변화를 위해서도 노력해야 할 것 같다.
참고로 책에는 그녀가 추천하는 "사업 공부를 위한 책 100권 리스트"가 있는데 선정된 100권을 "경영/장사 공부를 위한 책", "자기관리를 위한 책", "리더십 공부를 위한 책", "사람 공부를 위한 책", "세상 공부를 위한 책", "마케팅 공부를 위한 책", "거시적 안목과 통찰력 향상을 위한 책", "좋은 부모가 되기 위한 책"으로 나누어 안내하고 있다. 사업가가 되고자 하지 않더라고 읽어두면 좋을 책들이니 리스트를 살펴보는 것도 좋겠다.
성공한 사업가지만 가족과 함께 하는 시간을 가장 소중하게 생각하는 그녀는 사업을 잘 꾸려나가는 것만큼 가정도 잘 꾸려나가고 있었다.
"누구에게나 주어진 시간은 똑같다. 하루 24시간을 어떻게 쓸지는 온전히 자기가 결정해야 한다. 따라서 일하느라 아이를 위해 쓸 시간이 없다는 건 정확히 말하면 정말 시간이 없는 게 아니라, 우선순위에서 아이가 일보다 밀린 것이다. 따라서 아이와의 시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면 시간을 탓하기보다 인생의 우선순위에 대해서 다시 한번 점검해볼 필요가 있다."
사업을 결혼에 비유한 그녀의 말 때문인지는 몰라도 책을 읽으며 책의 내용을 결혼생활과 자꾸 연결 짓게 되었다. 그렇게 생각하니 '왜 그때 마찰이 생겼었는지', '가족들의 행복을 위해 내가 어떻게 생각하고 행동하면 더 좋을지' 등에 대한 조언을 얻은 것 같았고, 내 미래와 가족의 미래에 대해서도 현실적으로 실현 가능한 구체적인 계획을 세워 실천해나가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해봤다.
저자는 분명 운이 좋은 사람이다. 하지만 그녀가 끊임없이 말하듯 그녀는 준비된 사람이었다. 사업 면에서 2년 동안 다양하고 철저한 준비과정을 거쳐 사업을 시작한 것뿐만 아니라 책을 읽는 내내 그녀의 인성과 마음 씀씀이가 얼마나 뛰어난지를 깨닫게 되었다. 저자는 사람을 끌어당기는 힘이 있었다. 게다가 항상 기준이 뚜렷했고, 자신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정확하게 알고 있었으며 상당한 추진력을 가지고 있었고 자신감이 넘치는 사람이었다. 저자는 자신을 사업가의 재능이 없는 사람이라고 평가했지만 내가 보기에는 성공할 수밖에 없는 사람이었다.
마지막으로 책의 주내용과는 관련이 없지만, 저자가 이야기한 스타벅스의 경영 철학과 관련하여 한마디 덧붙이고자 한다. 저자가 스타벅스의 경영철학에 동의하여 켈리델리도 어린아이들의 노동력을 착취하여 수확한 식재료(새우)를 사용하지 않는다고 했고, 책의 다른 부분에서도 하워드 슐츠의 이야기가 나온다. 게다가 100권의 도서 리스트에도 그의 저서 『온워드 ONWARD』가 있기 때문에 스타벅스에 대한 저자의 애정 혹은 그들의 경영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가 있음을 느낄 수가 있었다. 그런데 스타벅스가 비윤리적인 경영으로 문제를 일으켰던 적이 있다는 것을 저자도 알고 있는지 궁금하다.
"잘 알려져 있듯이 스타벅스는 아무리 품질이 좋고 가격이 저렴하다 해도 노동자의 노동력을 착취하거나 어린아이들에게 일을 시키는 농장의 원두는 이용하지 않는다. 노동자가 일을 했으면 합당한 돈을 받는 게 당연하고, 어린아이들이 고된 노동에 희생되는 일은 없어야 한다는 믿음 때문이다. 이를 지키지 않는 비도덕적인 기업에게 이득을 안겨줄 수는 없다는 게 스타벅스의 철학이다."
"세계적인 커피 브랜드 스타벅스는 2000년대 초반 제3세계 커피 농부들을 정당하게 대우하지 않는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엄청난 지탄을 받은 후, 공정무역 커피를 도입하며 친환경 기업의 이미지를 만들어나갔다." - 『명견만리 '윤리, 기술, 중국, 교육' 편』 중에서

사실 나는 타인의 성공 스토리를 그다지 즐겨 읽는 편이 아니다. 이런 류의 책을 읽다 보면 결론은 다 자기자랑만 하고 자신의 업체를 끊임없이 홍보하는 것 같아 책을 읽기가 싫어지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책은 그런 느낌이 덜했다. 정말 저자가 힘들었을 때 도움을 구하고 추후에 자신도 후배들에게 도움을 주겠다고 약속한 것처럼 자신이 어떻게 해서 어려움을 극복했는지 그리고 어떻게 켈리델리를 유지하고 있는지에 대한 이야기를 진솔하게 담고 있는 것 같아 읽는데 거부감이 들지 않았다. 책은 마치 "10억 원 빚을 졌던 나도 일어났는데, 당신이라고 왜 못하겠는가." 하는 것 같았다. 나 같은 사람도 성공했다고. 내가 어떻게 그 상황을 벗어났는지 차근차근 알려주겠다고. 그러니 어서 일어나 함께 뛰자고 하는 것 같은 책이었다.
책을 읽으며 그녀가 얼마나 철두철미하게 준비하여 성공으로 다가가는지를 지켜보았다. 사업에 큰 뜻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그녀의 이야기가 궁금해서 책을 읽기 시작했는데, 책에는 사업만을 위한 내용을 담고 있는 것이 아니어서 나의 현재와 미래의 삶에 많은 도움을 얻을 수 있었다.
해당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서평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