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은 왕녀를 위한 파반느 (스페셜 에디션)
박민규 지음 / 예담 / 2017년 7월
평점 :
품절


 

「죽은 왕녀를 위한 파반느(스페셜 에디션)」
박민규

 

 

 

「삼미 슈퍼스타즈의 마지막 팬클럽」을 재밌게 읽고 한참이 지나 2009년 다시 만났던 박민규 작가
그의 「죽은 왕녀를 위한 파반느」에는 지금껏 생각하지 못했던 사랑 이야기가 담겨있었다. 지금까지 봐왔던 소설이나 영화, 드라마에서의 주인공들은 여주인공은 많은 남성들이 애정하는 존재였고 매력적이거나 호감이 가는 외모를 가지고 있으며 남주인공 역시 훤칠한 키에 서글서글한 눈매를 가지고 성격도 좋고 외모도 좋은 훈남으로 묘사되곤 했었다. 마치 예쁜 사람들이 만나 하는 것이 예쁜 사랑이라는 듯...


"순간 몸이 얼어붙는 느낌이었다. 그 느낌을...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 늘 시청하는 토요일의 쇼프로에서... 즉 정해진 공식처럼 아이돌과, 발라드 가수가 출연하는 무대를 보고 있는데... 카레를 먹으며 보고 있는데... 방청객들의 박수소리도 여전한데... 한결같은 MC에 늘 보던 무대인데... 어떤 예고도 없었는데... 느닷없이 요들송을 부르는 아저씨가 나와

요로레이리요 레이리요 레이요르리

하는 기분이었다. 뭐, 뭐야... 카레가 식을 때까지 망연자실 눈을 떼지 못하는 사람처럼, 나는 그녀를 바라보았다. 말하자면, 그때까지도 꽤 많은 못생긴 여자들을 봐왔지만 나는 그녀처럼 못생긴 여자를 본 적이 없었다. 세기를 대표하는 미녀를 볼 때와 하나 차이 없이, 세기를 대표하는 추녀에게도 남자를 얼어붙게 만드는 힘이 있었다. " - 본문 중에서

그런데 이 소설에서 묘사하고 있는 여주인공은 지금까지 여주인공이라는 캐릭터가 가지고 있던 무언의 틀을 깨버렸다. 그런 그녀를 사랑하는 한 남자와 그런 남자를 사랑할 수 없는 한 여자의 사랑 이야기는 외적인 모습을 보고 사람을 판단하며 외모가 준수하지 않으면 사랑조차 할 수 없고, 사랑을 한다고 해도 의심의 눈초리로 쳐다보는 사랑에 대한 잘못된 인식에 대해 진정한 사랑이 무엇인지 다시 한 번 생각해보게끔 해주었다.

 

 

 

디에고 벨라스케스의 「시녀들」이라는 작품을 책의 표지로 삼고 있는 기존의 「죽은 왕녀를 위한 파반느」는 그림에 많은 여인들이 등장하지만 그들 중 한 여인의 모습에 더 초점을 맞추고 있는데, 마치 책의 여주인공을 의미하는 듯하다. 예쁘지 않은 여자. 많은 의미를 담고 있을 책 표지이지만 개인적으로 책 표지의 이미지가 어둡고 칙칙하고 우울한 느낌을 주어 박민규 작가의 아름다운 글들이 손에 닿지 않았다.
반면에 이번에 새로 나온 스페셜 에디션은 화사한 연분홍 색상이다. 사랑은 핑크빛으로 표현되곤 하는데, 한껏 핑크빛으로 물들여져 있어 사랑의 기운이 감돌아 보기만 해도 기분이 좋아진다. 덕분에 끝까지 읽어볼 수 있었다. 하지만 가슴 아픈 사랑 이야기가 담겨 있다는 것이 반전 아닌 반전 아닐까. 



기존 책과 스페셜 에디션은 어떻게 다른지 확인해보았다.

 

 

기존의 419페이지에서 417페이지로 전체 쪽수는 줄어들었고, 간지 색상도 연해져서 한결 밝아진 느낌이었다.

 

 

 

기존 책에는 홀수 쪽마다 "죽은 왕녀를 위한 파반느"라는 꼬리말이 들어 있었는데 꼬리말이 사라지고 전체적으로 편집이 깔끔해져서 마음에 든다.
책의 마지막에 동봉되어 있던 CD는 이제 QR코드로 대신하게 되었다.

 

 

 

전체적으로 가지고 있던 우중충한 느낌을 벗어던지고 깔끔하고 화사해진 느낌이다. 한마디로 예뻐졌다. 사랑을 하면 예뻐진다던데, 독자들로부터 꾸준히 많은 사랑을 받아서 그런 건가..

 

 

 

 

첫 페이지부터 밑줄 치고 시작할 정도로 아름다운 표현들이 너무나도 많이 담겨있는 박민규 작가의 장편소설 「죽은 왕녀를 위한 파반느」
스무 살 남녀의 사랑 이야기를 읽는 내내 나의 스무 살은 어떠했는지, 내 청춘의 사랑은 어떠했는지를 떠올리게 되었다. 가슴이 찌릿찌릿한 구절들이 나를 과거의 나로 되돌려놓는 듯했다.


"인간이 누구나 같을 수 없다는 사실도 잘 알고 있습니다. 다만 억울한 점이 있다면... 그런 것입니다. 왜 균등한 조건이 주어진 듯, 가르치고 노력을 요구했냐는 것입니다. 더불어 누군가에게 잣대를 들이댄다면... 그것은 분명 노력으로 극복이 가능한 부분이어야 한다는 생각입니다. 저는 한 번도 스스로의 인생을 평가받지 못했습니다. 저는 오로지 스스로의 태생만을 평가받아온 인간입니다." - 본문 중에서

게다가 이 책은 지금까지 우리가 생각했던 사랑 이야기가 아니고 사랑이라는 주제를 통해 우리가 가지고 있는 외모에 대한 선입견과 외모지상주의에 대한 경종을 울리며 "사랑"과 "인간"에 대한 깊은 사색의 시간을 가져다준 책이었다. 특히나 책을 읽고 영화 "슈렉"의 피오나 공주가 진정한 사랑을 찾은 후 본래의 모습으로 돌아왔을 때의 반전이 자꾸 떠올랐다. '헐! 대박!!' 하며 생각지도 못한 반전에 뒤통수를 한 대 얻어맞은 듯했지만, 못생긴 것이 저주에 걸린 것이고 잘못된 것이라 생각하는 것이 잘못된 것이라는 걸 그때까지는 미쳐 깨닫지 못했던 나 자신을 되돌아보게 되었다. 

얼마 전 짐 정리를 하면서 많은 책들을 나눔을 하거나 중고도서로 판매를 했지만 이 책은 아직도 가지고 있다. 그땐 끝까지 다 읽지 못해서 다시 읽을 요량으로 가지고 있었는데, 지금 돌아보니 가지고 있길 정말 잘  한 것 같다. 페이지를 넘길 때마다 작가의 표현들에 감탄하고, 읽고 또 읽으며 글들을 되새김질해본다. 그렇기에 2009년 출간 후 8년의 시간을 거쳐 스페셜 에디션으로 찾아온 「죽은 왕녀를 위한 파반느(스페셜 에디션)」은 그만큼 더욱 소장의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특별한 사랑 이야기를 좀 더 특별하게 읽어보는 것은 어떨까.

 




 

해당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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