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언제나 다시 만나 스콜라 창작 그림책 7
윤여림 지음, 안녕달 그림 / 위즈덤하우스 / 201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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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언제나 다시 만나」
글 윤여림 · 그림 안녕달



<우리는 언제나 다시 만나>는 아이가 성장하면서 겪는 자연스러운 과정, ‘분리 불안에 대한 그림책입니다. 그런데 분리 불안은 아이뿐 아니라 부모도 겪는 과정인 것 같습니다. (중략) 이 책은 아이와 부모 모두 건강하게 분리 불안을 극복하고 서로 자유롭게 사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아이와 부모의 행복하고 아름다운 성장을 응원합니다. - 출판사 서평 중에서


돌 전후로 낯가림이 심하다고 하는데 우리 아이는 만 1.5세 정도가 되던 때 낯가림도 심해지고 분리불안으로 많이 힘들었던 것 같다. 익숙하지 않은 장소에서 모르는 사람들과 함께 있어야 할 일이 주기적으로 있었는데 눈물 콧물 쏙 뺄 정도로 아이가 많이 힘들어했었다. 물론 지금은 조금씩 활동 범위를 넓혀가며 씩씩하게 활동하고 있고 그런 아이를 보면 기특하기도 하고 대견하기도 하다.
그런데 거꾸로 내게 분리불안이 찾아온 것 같다. 가끔 아이가 커서 내 곁을 떠날 것을 생각하면 가슴이 철렁하며 아이를 찾게 된다. 아이 얼굴을 보고 안정을 되찾고 안도의 한숨을 내쉬기도 한다. 나에게도 분리불안이 숨어 있었던 것이다. 요즘은 초등학생만 돼도 엄마를 안 찾는다는 선배육아맘들의 이야기에 육아로 지치고 힘들다가도 이 아이와 함께 보낼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며 하루하루 매 순간을 행복하게 즐겁게 보내야겠다는 생각이 번쩍 들곤 한다. 잘 있다가도 갑자기 찾아오는 분리불안이란 불청객.
이제 유치원도 갈 테고, 학교도 다니면서 점점 떨어져 있는 시간이 길어질 텐데, 아이와 내가 처음으로 경험하게 될 그 시간을 좀 더 잘 헤쳐나가길 바라는 마음으로 이 책을 읽기 시작했다.

 

 

 

 

처음 유치원에 간 날, 이 이야기가 시작된다.
엄마와 처음 떨어져 유치원에 간 아일 기다리며 그동안의 일들을 떠올리는 엄마의 이야기.
실제 윤여림 작가가 첫아이를 유치원에 보냈던 때를 회상하며 쓴 책이라고 하는데, 아직 경험해보지 못한 저 시간이 다가오면 나는 무슨 생각을 하면서 아이를 기다리고 있을까 생각해보기도 했다.
아이에게는 생애 처음으로 첫 사회생활을 하는 날인데, 엄마는 엄마대로 아이는 아이대로 얼마나 많은 다양한 감정들을 느끼는 날이 될까.

 

 

 

 

네가 아기였을 때,
엄마는 잠든 네 곁을 쉽게 떠나지를 못했어.
떠났다가도 금방 돌아와 다시 네 숨소리를 듣곤 했어.
내가 안 보는 동안 혹시라도 네가 어떻게 될까 봐 겁이 났거든.
웃기지? - 본문 중에서

나만 그런게 아니었구나. 난 정말 내가 좀 심한 건 아닌가 이상한 건 아닌가 싶었었다. 아이가 토를 많이 해서 더 자주 확인했던 것 같다. 혹시라도 토사물 때문에 아이가 힘들어하지는 않는지, 아이가 잘 자고 있는지, 어떤 때는 미동조차 하지 않고 곤히 자는 아이를 보며 숨은 잘 쉬고 있나 손을 코에 대보기도 했었다. 특수분유 먹이고 토하는 양과 횟수가 줄어들면서 그런 걱정도 사라지기 시작했다. 그래도 수시로 아이가 잘 노는지, 잘 자는지, 뭐하고 있는지 계속 들여다보는 게 하루 일과였다. 그리고 그건 지금도 마찬가지다.

 

 

 

 

그런데 참 이상하지?
네가 유치원 버스를 타고 캠프를 떠난 날,
엄마 마음이 얼마나 허전했는지 몰라.
얼마나 네가 보고 싶었는지 몰라.
혹시나 너도 엄마가 보고 싶어서
힘들어 하지 않을까 걱정되기도 했어. - 본문 중에서

이 글과 그림을 보며 참으로 가슴이 찌릿찌릿했다.
아이가 보고 싶고 걱정되는 마음에 늦은 시간까지 잠 못 이루고 아이 방에 앉아 있는 엄마.
그때 윤여림 작가는 무슨 생각들을 했을까.
나는 무슨 생각을 하며 저 시간을 보내게 될까.
아마도 아이가 비운 방에서 아이의 모습을 그려보며 아이를 그리워하고 있지 않을까.

 

 

 

 

언젠가
네가 더 멀리 떠나고
엄마는 집에 남아 있을 날이 오겠지?
그래서 아주아주 오랫동안 떨어져 있을 날도 오겠지?
그래도 괜찮아. - 본문 중에서

그렇게 시간이 흘러 엄마는 청년이 된 아이의 방에 앉아 아이를 그리워하고 있다.
아이와 오랜 시간 떨어져 있게 된다면 나는 얼마나 굳게 마음을 먹어야 할까. 나는 무슨 생각을 하게 될까.
우리 부모님도 내가 오래 비워둔 방에 앉아서 나를 그리워하던 시간들이 있으셨겠지.
그때 부모님은 무슨 생각을 하셨을까.

 

 

 

 

책을 읽고 '아차!' 싶었다. 그렇지, 아무리 멀리 떨어져 있다 해도 우리의 관계는 변하지 않고, 그렇기에 우리는 다시 만나게 되어있고, 눈에 보이지 않는다고 해서 불안해할 필요가 전혀 없는데 그동안 우리는 왜 이리 불안해했을까.
분리불안이라는 것이 서로가 이 세상에서 가장 소중하고, 아이에겐 엄마가 전부고 엄마에겐 아이가 전부니까 서로 눈앞에 보이지 않으면 불안해하는 것이 아닐까.
그동안 우리가 종종 느꼈던 불안감들은 시간이 지나면서 성장하는 과정 속에서 서서히 사라지겠지.
그러기에 우리는 시간이 필요할 것 같다.
아이도 나도 함께 성장하는 시간이.

엄마의 사랑이 듬뿍 담긴 글과 따듯한 그림으로 마음이 편안해지고 입가에 미소가 번졌다. 이 책은 그런 책이다. 분리불안에 대해 어렵게 이야기하며 아이를 이해시키려고 하지 않아도 된다. 매일 아이에게 읽어주며 그림만으로도 서로 행복해질 수 있고, 글을 읽으며 사랑을 전할 수 있었다.




해당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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