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우주로 출근합니다 - 놀랍도록 유쾌한 우주비행사의 하루
마리옹 몽테뉴 지음, 하정희 옮김 / BH(balance harmony) / 2020년 12월
평점 :
품절






새해엔 호기롭게 모르는 주제를 꺼내 읽어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책 『오늘, 우주로 출근합니다』는 일러스트레이터 마리옹 몽테뉴(Marion Montaigne)가 그린 우주비행사 토마스 페스케(Thomas Pesquet)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장자끄 상뻬나 베르나르 베르베르처럼 마리옹 몽테뉴, 그도 작업에 유머와 재치를 완벽하게 녹여냈다. 그의 농담과 진담을 따로 두어 맘껏 웃을 수 있는 성인 독자가 아무래도 유리한 것 같지만 궁금한 걸 견디지 못하는 아이들에게도 좋을 책.


사람들은 우리가 하루를 근사하게 보낼 거라고 생각할지 모릅니다. 우주복을 입고 말이죠. 실제로는 정해진 시간표에 따라 극히 전문적인 작업들을 연이어 수행합니다. 이것들은 낯선 약어들로 표시되죠. 그리고 티셔츠 차림으로 지내요.


우주비행사가 되고 싶다니, 토마스를 마주하는 첫인상은 단연 신기함이었다. (그 신기함은 책을 읽는 내내 이어진다.) 말 그대로 미지의 세계인 우주에 '출근'하는 사람을 보고 신기하지 않을 수 없다. 직장에서 그는 둥둥 떠다니고, 그를 제외한 다른 동료들도 모두 둥둥 떠다니니까. 하지만 우주정거장의 무중력에서 둥둥 떠다니는 것은 우주비행사의 경력 중 일 퍼센트이며, 우주복을 입고 일하는 것은 다시 그중의 일 퍼센트라는 사실! 우주비행사는 우주정거장 안에서 대체로 티셔츠를 입고 생활한다고. 우주비행사라면 당연히 우주선 밖으로 나가 자유롭게 둥둥 떠다닐 수 있을 거라고 상상했지만, 우주비행사라고 모두 우주 밖으로 나갈 수 있는 것은 아니라고 한다. 우주비행사가 우주복을 착용한 상태에서 우주선 밖으로 나가는 선외활동은 중요한 것을 수리해야 될 때만 수행하며, 그 또한 시험에 통과한 잘 훈련된 우주비행사만 할 수 있다. 이외에도 우주비행사가 정말 우주 비행을 하기까지 얼마나 많은 변수가 작용하는지(정치외교적인 이유, 기상 악화, 예산 문제, 우주비행사의 질병 여부 혹은 나이 등), 실제 우주복이 얼마나 무거운지, 우주에서는 변기를 어떻게 사용하는지, 우주정거장의 쓰레기는 어떻게 처리하는지, 우주비행사는 보조 물자를 어떻게 받는지, 지구로 돌아온 우주비행사는 어떻게 다시 적응하는지 등등 재미있는 우주비행사 이야기가 담겨있다.

『오늘, 우주로 출근합니다』의 주인공 토마스는 어려서부터 우주비행사를 꿈꾸었고 SF 영화를 사랑했으며 당연하게 항공 공학을 전공해 조종사가 되었다. 그리고 우주비행사 모집 공고를 마주하자마자, 덜컥 도전! 그리고 합격. 달랑 몇 마디 말로 끝냈지만 만화에는 그의 우주비행사 도전기가 상세하게 담겨있다. 우주비행사가 되기 위한 가장 초기 테스트부터, 우주비행사로 선발된 이후 진짜 우주로 이륙할 수 있는 우주비행사가 되기까지 거쳐야 하는 여러 교육과 훈련들 그리고 실제 우주정거장에서 일하는 우주비행사의 일상까지. 온통 새로운 사실들이라 쉴 새 없이 흥미로웠지만, 이렇게 인간이 할 수 있는 영역을 넓혀가는 어떤 초월적 행보를 보여주는 우주국 사람들의 가장 인간적인 모습을 만났을 때를 잊을 수 없다. 징크스를 되도록 피하려 애쓰는 모습이랄지, 성공한 우주비행사가 이륙 전 했던 행동을 후배 우주비행사들이 그대로 따라 하는 관례랄지.


지구로 돌아온 우주비행사들은 다시 우주로 갈 날을 손꼽아 기다리지만 우주를 비행한 경험이 있다고 해서 다시 우주로 갈 수 있을지는 알 수 없다고 한다. 같은 하늘 아래 다른 꿈을 품고 산다지만 이렇게 다를 수 있을까. 몰라서 두렵기까지 한 우주 그 미지의 세계에 도전하는 사람의 이야기를 읽는 것도, 꿈꾸는 인간이 갖는 생기를 보는 것도 즐거웠다.


출판사에서 책을 제공받았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