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똥두 2 - 니가 좋다. 니랑 있으면 나도 좋다 ㅣ 비룡소 그래픽노블
국무영 지음 / 비룡소 / 2020년 12월
평점 :
품절


나는 왜 이 집에서 태어나 엄마와 아빠의 딸이 되었고, 하필 아빠 성은'동'인데다가, 이름은 '동두희'라서 '똥두'라고 놀림을 받는 것인지. 스스로 마음에 들어 하는 구석이라곤 찾을 수 없어 답답한 십 대 소녀, 동두희. 『똥두』 1권에서 똥두는 자신의 이름도, 생김새도, 가족도 모두 받아들여지지가 않는다. 그런 그녀 앞에 자꾸만 나타나는 기동.
그 애는 왜 그렇게 다정한 거지….
다정하게 대해도, 착하게 미소지어도…
상처받지 않을 만큼…
…강한가 보다.
상처받지 않기 위해 못 되게 구는 똥두는 다정하기만 한 기동이 의아하다. 기동은 왜 그렇게 다정할까. (사실 어른인 내가 봐도 재지 않고 다정한 기동의 마음이 신기하고 소중하고 부럽다.) 기동을 만나기 전만 해도, 스스로를 도무지 사랑할 수 없었던 똥두는 자신을 이유 없이 그냥 '너라서' 좋다고 말하는 기동 때문에 스스로를 다르게 마주하기 시작한다. 똥두와 기동, 이 둘을 보고 있자니 십대의 사랑은 어쩔 수 없이 서투를 수밖에 없겠지만 그냥 그 순수함만으로 이미 완벽하게, 사랑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사랑에 빠진 똥두의 '✨💫🦢🌸💖🦋' 상태가 만화에 너무 재밌고 사랑스럽게 담겼다. 스스로에게 가진 불만에 비해 너무 예쁘게 사는 우리의 똥두는 사랑도, 우정도 잘 헤쳐나간다. 좌충우돌 십 대의 사랑과 우정을 보는 것만으로 웃음이 번지고 어쩐지 위로가 되는 책. 만약 3권이 나온다면, 똥두의 꿈에 관한 이야기이면 좋겠다. 사랑스러운 그녀의 미래가 몹시 궁금하기 때문.
다른 사람의 아픔을 위해서 이렇게나 많은 사람이 함께하고 있다는 것이 놀라웠다. 그런데 난… 내 문제에만 빠져서, 옆에 있는 친구의 아픔도 공감해 주지 못했다….
1권이 온통 '나'에 관한 물음이었다면, 『똥두』 2권에서 똥두는 그녀를 둘러싼 주변인의 존재를 점차 인식하게 되고 사고의 범위를 타인으로, 세상으로 확장해나간다. 담긴 그림만큼이나 몽글몽글.. 참 아름다운 시절인 동시에 정말 복잡하고 암담한 시절 십 대. 그럼에도 불구하고 똥두가 스스로를 조금 더 사랑할 수 있었듯, 아주 짧은 시간 안에 당신은 당신의 삶을 긍정하게 될지도 모른다. 영화 <부산행> 감독이 쓴 추천사에 동감하지 않을 수 없다. '만화란 정말 근사한 예술이구나.'
비룡소에서 책을 제공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