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다른 아이 I LOVE 그림책
크리스티안 로빈슨 지음 / 보물창고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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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읽은 글 없는 그림책.

글이 없는 그림책인데 굳이 줄거리를 열심히 글로 적어놓는 것은 불필요한 일인 것 같아 사진만 올려두려고 했는데, 아무래도 임의로 한 부분에 집중해서 찍은 사진들이라 전체 흐름을 이해하는데 조금 어려운 부분이 있어 살짝 이야기를 적어두면 이러하다.

자려고 누운 아이와 고양이, 고양이는 저쪽에 동그란 문이 생긴 것을 발견한다. 그리고 그 동그란 문 앞에 자신과 똑 닮은 또 다른(another) 고양이를 보고 홀리듯이 그 동그란 문에 들어가는데….


여느 글 없는 그림책과 마찬가지로, 글이 없음에도 전개를 이해하는 데 무리는 없다. 다만 얼마나 풍부한 이야기를 만들어갈지는 독자의 몫. 자극적인 장면은 하나도 없는 동화이지만, 사실 이야기 초반부터 심상치 않다. 고양이와 아이가 어디로 이어질지, 돌아올 수 있을지 모를 웜홀에 두려움 없이 들어가기 때문. 어른이 아무렇지 않게 넘길 페이지에서 아이들은 색이 다른 여러 가지 감정과 분위기에 맞닥뜨리고 있을지 모른다. 대부분 유쾌하게, 호기심 많은 주인공의 여정에 동참하겠지만. 글이 없는 그림책은 근본적으로 글이 없기 때문에, 글을 제외한 그림을 '읽는' 능력을 길러줄 수 있다. 그림책이라는 매체에 맞게, 두 장에 펼쳐진 그림을 가지고 이야기를 추측하고 이해한다. 이전 페이지와 달라진 그림을 찾으면서, 종이 위에 펼쳐진 시각적인 정보를 독해한다. '글 없는 그림책'을 검색하면 아이에게 글 없는 그림책 읽어주는 법, 같은 게시글이 있는 것을 보면 보호자 입장에서는 아이에게 글이 없는 그림책을 '읽어주는' 것이 얼마나 난처한 일인지 알 수 있다.

뭐가 보여?

뭘 하고 있어?

어디로 가는 거 같아?

너라면 어떻게 할 것 같아?

정도의 질문을 옆에서 해주면 아이들은 알아서 풍부한 이야기를 만들고 있지 않을까. 질문하기 이전에 그 아이는 이미 알아서 마음껏 상상해내고, 주인공과 함께 그 홀에 빠져버렸을지도 모를 일이지만.





보물창고에서 책을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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