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그들 생활의 친밀감이 더해질수록 내면의 간격이 벌어지면서 그녀를 남편에게서 멀어지게 했다.
샤를르가 하는 말은 거리의 보도(步道)처럼 밋밋해서 거기에는 누구나 가질법한 뻔한 생각들이 평상복 차림으로 줄지어 지나갈 뿐 감동도, 웃음도, 몽상도 자아내지 못했다... 이 사내는 무엇 하나 가르쳐줄 것도 없고, 무엇 하나 아는 것도 없고, 무엇 하나 바라는 것도 없었다. 그는 그녀가 행복하다고 믿고 있었다. 그런데 그녀는 너무나 흔들림 없는 이 평온과 이 태연한 둔감, 그녀 자신이 그에게 안겨주고 있는 행복 그 자체에 대하여 그를 원망하고 있었다. -65쪽
노부인은 샤를르의 죽은 전부인 시절만 해도 아들의 마음이 아직 자기쪽으로 쏠리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그러나 이제 그녀에게는 엠마에 대한 샤를르의 사랑이 자신의 애정을 져버리는 행동이요 자신의 당연한 몫을 빼앗아가는 것으로 여겨지는 것이었다. 그래서 그녀는 마치 몰락한 사람이 옛날에 살던 집의 식탁에 둘러앉은 사람들을 창문 너머로 들여다 보듯이, 아들의 행복을 슬픈 침묵으로 지켜보았다. 옛날 이야기처럼 빗대어 자기의 고생이나 희생을 아들에게 상기시켰고, 그것을 엠마의 칠칠치 못한 태도와 비교해 가면서 그녀를 그렇게까지 보물처럼 떠받드는 것은 잘못이라고 결론 지었다. -68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