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라는 생물
마스다 미리 지음, 권남희 옮김 / 이봄 / 2014년 10월
평점 :
절판


 

마스다 미리의 만화를 보면서, 이 사람은 이야기 하기 힘든 얘기를 참 잘 풀어내는구나 싶었다. 심각한 일도, 껄끄러운 일도 한발 물러서서 아무렇지도 않게 '툭' 내뱉는데 오히려 보는 내가 더 놀랄 정도였다. 그런 무심한듯 시크하면서도 따뜻한 일면이 요즘 마스다 미리의 책이 쏟아져 나오는 이유가 아닐까 싶었다.

 

이번 책도 그래서 깜짝 놀랐는데, 가볍게 카페에서 읽으려 들고 갔다니 첫 장부터 섹스 미스터리라는 내용이 펼쳐졌기 때문이다. 만화로 볼 때는 특유의 가벼운 선으로 그려진 그림 때문에 던지는 심각한 화두가 녹아내리는 느낌인데 글로보니 또 느낌이 다르다. 훨씬 심각하고, 진중하고, 노골적인 단어가 많은 느낌이라 조금 당황했었다.

 

개인적으로는 글보다 마스다 미리 특유의 만화가 훨씬 동글동글하고 전달력이 높은 것 같지만, 에세이도 나쁘진 않았다. 가볍게 읽기엔 큰 무리가 없는 일상 에세이라 '그래, 그래'하면서 커피와 곁들여 읽기 좋았다. 분량도 40분 정도면 충분히 독파할 정도의 가벼운 책이다.

 

여자에 대해 말하면, 당연히 남자도 들어가게 되는데 남녀의 구도와 차이점 등을 담담하게 잘 풀어냈다. '아차'하는 순간 화력이 몰리며 거대한 토론으로 이어지기 마련인 주제지만, 정말 그 미묘한 중립을 잘 지킨다. 마치, 외줄 위에 자전거를 타고 달리는데 그 표정이 그림 그대로 맹한 표정으로 후두둑 달려가 버린다.

 

에세이 사이 사이, 그리고 마지막 부분에 만화가 그려져 있는데, 이 부분도 재밌다. 특히, 남자 편집자와 여자 편집자를 만나며 그 차이점을 풀어놓는데 '아, 정말 남자와 여자는 그렇지' 싶은 공감이 느껴진다. 따뜻한 차 한잔과 함께 읽으면 스트레스가 풀릴 것 같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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