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 휴전, 큰 전쟁을 멈춘 작은 평화
미하엘 유르크스 지음, 김수은 옮김 / 예지(Wisdom) / 200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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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쟁 첫 해였던 1914년 12월, 서부전선에서 대치하던 연합군과 독일군은 크리스마스가 되자 참호 밖으로 나와 서로 크리스마스를 축하했다. 명목은 양측의 참호 사이에 널려 있는 시체를 매장한다는 것이었으나, 그들은 서로 선물을 교환하거나 사진을 찍었고, 심지어 축구경기를 하기도 했다.
사령부의 제지와 국내 여론의 비난에도 불구하고 이 행위는 크리스마스뿐 아니라 새해까지 이어졌으며, 몇몇 전선에서는 그보다 더 길게 지속되기도 했다.

이를 단순히 전장에서 이루어진 한 편의 아름다운 미담이라고 볼 수도 있다. 하지만 어제까지만 해도 서로를 죽이기 위해서 대치하던 병사들이, 동료를 죽였을 수도 있는 적들과 어울린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힘들 것이다. 이러한 현상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먼저 당시의 참호전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고 작가는 말하고 있다. 더럽고 냄새나고 이가 들끓고, 물이 무릎까지 차는 축축한 참호에서 하루 종일, 몇 달이고 대치해야 하는 현실을 먼저 알아야 하는 것이다.
이런 현실이 양군 병사들에게 모두 의미없는 행위를 하고 있을뿐이라는 인식을 갖게 해주었다. 그리고 그러한 인식을 공유하고 있던 병사들은 서로 일종의 동료 의식을 가지게 된 것이다. 사령부에서도, 심지어 후방의 가족과 친지, 친구들마저도 이해할 수 없는 감정을 병사들은 서로 공유했다. 크리스마스 휴전은 그런 배경에서 발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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