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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이 선생이다
황현산 지음 / 난다 / 2013년 6월
평점 :

1
한국전쟁에 대한 황석영의 "손님"
5.18 광주에 대한 한강의 "소년이 온다"
두 소설은 지난 상처에 대해 문학이 문학으로서 책임져야할 부분에 대한
정성들여 쌀을 씻어 지어올린 하얗게 소복한 밥 공기를 떠올리게 했다.
2.
이 소설도 정성스러움에 있어서는 하얀 쌀밥이 떠올랐지만
어딘가 표현이 충분하지 못했다.
그나마 찾은게 "야무지게 만든다."
3.
"츤데레" 라는 말을 예로 많이 든다.
좋아하면서 좋아하지 않는척하며 은근히 챙겨준다는 걸 단지 세글자로 멋지게 표현해낼 수 있게 된 것이다.
4.
자연 전체를 본다면
인간이 자연과 함께 하며 보고 듣고 느끼는 것은 그 일부일 것이며
그것을 말과 글로 표현할 수 있는 부분은 또다시 일부의 일부일 것이다.
아래 밑줄처럼 언어와 언어간에 표현역량의 XOR 부분이 있다는 것은
언어간에도 표현할 수 있는 "역량"의 차이가 있다는 것이겠다.
세익스피어가 몇 만개의 영어 단어를 만들어냈다는 식의 이야기는 영어의 "역량"을 키워줬다는 것이겠다.

5.
그러므로
황현산 선생님이 진지하게 대한민국을 살아내며 보고 듣고 느낀것을 속 깊이 발효시켜 되새김질해 꺼내놓은 이 책의 문장들은 참으로 한국어를 야무지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