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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머 씨 이야기
파트리크 쥐스킨트 지음 / 열린책들 / 1992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무언가 솜털 같고 나무 위에 있는 느낌이 든다. 어린 시절의 추억이라면 나는 먼저 계단 뛰어내리기를 하였을 때가 생각나곤 한다. 그 기억이 어렴풋이 머릿속을 맴도는데 지금 해보라면 못할 것 같다. 옛날에 살던 그 집으로 다시 돌아 왔건만 그 기억만이 두뇌를 어지럽히는 것이 지울 수 없다. 그런 기억들을.
이 책의 서문을 읽다 보면 나도 모르게 하늘을 나는 나 자신의 모습을 상상하게 된다. ‘옛날엔 나도 할 수 있었는데.......하늘을 날 수 있었는데.’ 라고 혼자서 중얼거리는 내 모습을 보면 인간은 모두 하늘을 날고픈 욕망을 가지고 있는 것 같다.
나무 위에 올라간 주인공의 모습을 상상하면 왠지 그가 부러워지는 것은 왜일까? 물속으로 걸어 들어간 좀머 씨의 모습이 왠지 편안하다고 느끼는 것은 왜일까? 좀머 씨와 나, 그리고 주인공의 소망이 같기 때문일까? ‘일상생활 탈피’. 그저 아무 계획도 없이 탈피하자는 것이 아니라 편안한 삶의 추구일지도 모르겠다. 아마도 어린 시절의 기억을 떠올리는 이유는 아무 걱정도 없이 편안하게 생활했던 때가 그리워서가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