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고로야, 고마워
오타니 준코 지음, 오타니 에이지 사진, 구혜영 옮김 / 오늘의책 / 2001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금방 울 것만 같은 까만 눈망울을 가지고 있는 다이고로는 일본의 환경문제로 인한 피해 중 하나라고 볼 수 있다. 나는 다이고로가 기형 원숭이라는 내용이 담긴 구절을 읽어 내려가는 순간 일본 또한 환경이 파괴되었다는 것을 실감했다. 하지만 이내 일본의 상황을 이해할 수 있었다. 세계2차대전의 후유증에 시달리던 일본은 공업 발전을 위해 갖은 노력을 다 하였을 것이고 그 결과 환경문제가 발생한 것이다. 여기서 사람들은 모두 다이고로가 불쌍하다고 생각하겠지만 나는 그렇다고 생각지 않는다. 다이고로는 단지 팔 다리가 좀 짧을 뿐이고 모든 것이 정상적이기 때문이다.

다이고로는 나에게 장애인들을 떠올리게 한다. 사람들은 사람이나 동물이나 약간의 장애를 가지고 있으면 피하고 편견을 가진다. 그 자체만으로 편견을 가지는 것이 아니라 기형동물이나 장애인이란 단어들에 사람들은 편견을 가지는 것이다. 어떤 사람들은 장애인이란 단어를 쓰지 말자고 하지만 그런 것은 소용이 없다. 단어를 바꾼다 해도 사람들은 안 좋은 이미지로 그 단어를 연상시킬 것이기 때문이다. 장애를 가진 사람들과 동물들도 정상인과 다르지 않다는 인식을 하도록 하여야 한다. 그렇지만 다이고로의 생애를 읽으면서 한 번쯤은 불쌍하다고 생각하는 것도 하나의 효과는 일으킬 수 있다. 사람들은 미래를 생각하자고 말하면서도 실제론 앞에 보이는 것에만 몰두하기 때문이다.

다이고로의 이야기와 같이 실제 생활에서 일어났던 이야기를 읽는 것도 그런 이유이다. ‘환경을 보호하자, 장애인에게 편견을 갖지 말자.’ 라고 하면서도 실제로 지키지 않는 것이 바로 인간이다. 뭔가 계기가 있어야 일을 시작하는 것이다. 그런 계기가 없는 사람들이 오타니 가족이 다이고로를 가족으로 대하는 모습을 연상하고 다른 기형 원숭이들의 모습을 상상하면서 환경문제와 평등문제에 앞장설 수 있는 약속의 책이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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