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 들어오는 자, 모든 희망을 버려라 - 세계 역사를 바꾼 스탈린그라드 전투 590일의 기록 서해역사책방 7
안토니 비버 지음, 안종설 옮김 / 서해문집 / 2004년 6월
평점 :
절판


이 책의 원본은 Antony Beevor의 Stalingrad: The Fateful Siege, 1942-1943로 발매당시 스탈린그라드 전투에 대해 일반인도 흥미있게 접근할 수 있도록 흥미있게 전개한 기술로 많은 호평을 얻고 있는 책이며 지금도 아마존에서 많은 200여개에 달하는 리뷰가 붙어 있고 리뷰어에게서도 높은 평가를 얻고 있는 수작이다.

보다 전문적인 시각에서 보자면 1941년부터 스토리를 전개했다는 점을 감안할 때 주꼬프의 마스(화성) 작전에 대한 별도의 언급없이 주꼬프가 우라누스(천왕성) 작전에 참가한 것으로 기술한 점 등 몇몇 흠잡을 곳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전체적으로 스탈린그라드 전투의 개괄을 잘 묘사한 수작이다.

때문에 이 책이 한국어로 번역된다고 했을 때 나름대로 기대감을 갖고 있었다. 어차피 원작이 '괜찮은'과 '훌륭한'의 중간 정도에 걸치는 퀄리티를 갖고 있으므로 번역작도 나름대로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 것이다. 그러나 솔직히 번역판은 조금 실망스러웠다. 역자가 WWII, 동부전선 아니 독일 - 러시아 전선에 대해 별로 흥미가 없었는지 지명, 인명등 고유명사에 대한 오류가 아주 잦으며(영어 발음, 독일어 발음, 러시아어 발음이 어떤 일정한 규칙없이 멋대로 붙어있는 것은 독자에게 심난함을 준다.) 같은 명사를 다르게 표기하거나 빼먹기, 혹은 다른 명사를 같게 표기하거나 하는 식의 오류, 국가별 특성도, 일관성도 찾기 힘든 용어선정등은 이러한 용어가 중요시되는 역사 및 전쟁사 분야의 서적임을 감안하면 꽤나 눈에 거슬린다는 점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물론 롬멜에 대한 것이나 BBC의 EBS 다큐멘타리, 타임라이프등 매우 제한적인 WWII의 모습만이 소개되는 국내의 현실을 감안해볼 때 이러한 저작들이 소개되는 시도가 나름대로 의미를 갖는 것은 분명하지만 우수한 원작을 갖고도 그 맛을 살리지 못하는 것은 지양해야 하지 않나 싶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어쨌거나 원작 자체는 추천할 만 하므로 충분히 읽어볼 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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